섬진강 매화가 스님을 기다리고 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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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상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8-03-21 08:45 조회6,350회 댓글4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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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계절에 어울리는 ‘삼월’ 시의 일부입니다.
“밖에는 지금 누가 있느냐 흙먼지 자욱한 꽃샘 바람 먼 산이 꿈틀거린다/
나른한 햇볕 아래 선잠 깬 나무들이 기지개 켜듯 하늘을 힘껏 밀어올리자
조르르 구르는 푸른 물소리 문득 귀가 맑게 트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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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중 서울 강남의 약속장소에 너무 일찍 도착하였기에 옆에 있는 서점에 가서
김훈작가의 남한산성을 앉아서 편안하게 읽었습니다. 만나기로 한 분이
도로가 막혀 조금 늦을것이라 하기에 오히려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청나라 침입으로 남한산성에 피신하여 성안에 갇힌 상태에서 임금 인조,
협상을 하여 실리를 추구하자는 주화파 최명길, 목숨을 잃을지라도 결사
항쟁하여 명분을 갖자는 척화파 김상헌, 전쟁으로 고생하는 그러나 생업에
종사하는 백성들의 모습을 조명하며 그들의 고뇌와 번민과 아픔을 역사적
사실과 작가의 상상력으로 만들어낸 재미나는 소설입니다.
작가 김훈의 소설들을 읽고 개인적으로 느낀점은 그의 작품들은 문장이
명료하고 무게와 깊이가 있어서 쉽게 빠저 들어가는것 같습니다.
“사람은 어디서 무슨 일을 하면서 살던 간에 좋은 친구를 통해 삶의 질서와
규범을 배우고 익히면서 인격적으로 교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덧없는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갈 수 있다. 당신에게는 어떤 친구가
있는가. 이제는 또 군불을 지피러 나갈 시간이 되었구나”
위의 글은 17년전쯤 여름에 처음으로 인사드렸던 법정스님의 책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집 차고 앞의 드라이브웨이에서 세차를 하고 있는데 그당시
신문사 종교담당 기자로 있던 집사람의 안내로 차에서 내려 가사자락을
휘날리며 우리집으로 걸어오셨습니다.
귀국하셔서 불임암에서 독서에 관한 내용의 편지를 보내주셨습니다.
독서는 인간을 사람답게 세울뿐 아니라 세상을 크게 보는 눈을 뜨게 해주고
우리들의 삶에 최고의 영향력을 끼쳐준다고 말씀하시며 꼭 읽어야 할
3권의 책을 추천해주셨습니다.
레바논 태생의 철학자이며 시인이며 화가인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근본적인 인간의 삶의 문제들이 끊임없이 제기되며 가능한 대답이 나오는,
즉 한가지의 철학적 주제에 대해 예언자가 대답해주는 형태로 기술한
책입니다. 아름다움의 질서가 우러나오며 감동을 줍니다.
우리 모두가 잘 아는 ‘쎙떽쥐베리’의 ‘어린왕자’.
대부분의 사람들이 잊고 있었던 어린시절의 순수함을 일깨워 주는 책이죠.
읽고난 후 인생살이의 비밀을 조금 깨닫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영국의 철학자이며 사회사상가이고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버트란트
러셀’의 ‘종교는 필요한가’라는 서적입니다. 종교와 철학의 논쟁이 담긴
지루한 책입니다. 이슬람은 이슬람제국으로, 그리스도교는 기독교제국으로
전개되었고 불교는 기록이 되지 않았으나 불교제국으로 되었겠죠.
종교로 인한 재앙및 종교적 광신에서 오는 위험성을 다루고 있습니다.
원제가 ‘Why I am not a Christian”이며 기독교에 대한 비판이 많아 일부
교회에서는 금서로 되어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서점에 가면 인기를 끌고 있는 소설이나 인생 성공지침서등
베스트 셀러목록에만 관심이 많은데 스님이 저에게 추천해주신 3권의
책들도 깊은 맛의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서적들입니다.
이틀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 나온 스님 사진을 보고 생각이 나서
몇자 적습니다. 빨리 완쾌하시어 기다리고 있는 섬진강의 매화를 마음껏
보시기를 기원합니다.
가벼운 옷을 입고 경쾌한 걸음걸이로 화사한 봄 햇살을 즐기시기를
바라며 건강한 하루 보내세요.
댓글목록
김해영님의 댓글
김해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항상 좋은 마음 보내주어 먼 곳이 아닌 옆집 좋은 친구로
느낌이 오는구나.
어제 저녁 친구들과 소주잔을 기울며 "당신에겐 어떤 친구가 있는가?"로
화제삼고 또 "누구를 존경하며,그의 무엇을 존경하는가?를 안주삼았다.
주변의 친구들,이미 타계한 친구들까지도 되돌아보았다.
어린왕자에서의 어른처럼 우리가 되어 있었다. 오늘 자네로부터 이 마음 전해들어려고,,,,
재우,창주가 찿아와서 술판이 되었고
4시간 동안 얼마나 즐거웠는지,,, 그리고 친구들이 내 막내녀석(올해 대학 입학)을 불러
소주 마시는 교육도 시켜주어 얼마나 고마운지,,,,
친구야! 서울오면 막걸리(서울 장수 막걸리) 한 번 마셔보자.
친구의 머리속으로 한 번 들어가 보고 싶다.
자네의 끝 인사대로 이 봄을 살아가며 "종교는 필요한가" 오늘 사 보겠네.
자네도 건강/건강/또 건강하시고 좋은 날만 가지시기를,,,,,
문형기님의 댓글
문형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 글 잘 읽었다.
항상 상철이 친구글은 도덕교과서 같다는 생각이다.
가끔은 이런 명작보다는
3류소설도 읽어 보길...
삭막한 대로를 가다가
꼬불꼬불한 샛길로 가다가 보면
어떨 땐 지름길이기도 하고
향긋한 향이나는 작은 들꽃도 만날 수 있지
글구
우물가의 옥분이도 금분이도 조우할 수도 있지
ㅎㅎㅎ 내가 사탄같다.
어린왕자 이거 영 얕잡아 보고 혼난 책이다.
법정스님이 화엄경 다음으로 자주 읽는다는 얘기가
회자하면서 더욱 많이 읽혀진 책이기도 하지
난 생각나는 건 보아의 구렁이가 코끼리를 삼킨 그림 ...생각난다.
그리고 가끔은 하늘의 별을 보면 이 책이 생각이 나기도 하더라
저 별속에 어린왕자가 우리 성인들의 유치함을 보고 있는거 같은 느낌으로
저자는 책임적인 사랑만이 순수하고 영원하며 중요한 삶이라는
액센트를 곳곳에 샘처럼 때로는 폭포처럼 그린거 가토
아직은 얇고 화사한 봄옷을 입기에는 춥다.
잘 있게 친구
좋은 글 감사해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곳은 왕년의 저승사자 주검찰총책으로 칼을 휘둘다가
스타 뉴욕주지사가 되고 도덕군자인양 산 스핏처란 자가
몇년동안 살짝 오입질이라는 옆딱 게걸음을 걷다가
지킬박사의 명성이 하루아침에 하이드로 내려앉는 세상에
이양반도 이귀중한 책도 물론 읽었을 법한데도
사람으로 산다는것이 어렵긴 어려운가봐!
참으로 알토란 같은 금과옥조라네.
가슴에 새겨도 될 좋은글 고마우이.
김상철님의 댓글
김상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친구들, 모두 잘 지내제.
동가식 서가숙의 좋은 것만 함께 가지고 살고 싶은게
우리들의 마음이고, 설레든 것들은 습관성으로 바뀐 나이가 많이 든
우리가 '어린왕자'의 관점에서 잠시나마 순수하게 제내면 어떨까 해서
소개했다. 그래, 서울 장수막걸리 꼭 한번 마셔보자.
주말 재미나게 보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