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간 광화문 현판에 대한 소고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합천 해인사 팔만대장경 판목을 조사해본 바에 의하면

산벚나무 돌배나무 자작나무 등 흔히 우리 산야에서 볼 수 있는 가을에 낙엽 지는 활엽수로 판재로 되어 있지

소나무 잣나무 전나무 등 침엽수는 한 장도 없다

따라서 우리 조상들은 침엽수를 대장경판 현판 등의 서각용 판목으로 사용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오래된 한옥 기둥을 보면 대개가 소나무인데 갈라지지 않은 것이 없다

이 이유는 침엽수는 나무의 성질 상 나무 기둥 길이방향으로 장섬유가 발달되어 있어 매우 잘 터진다

그러고 더 중요한 것은 글자를 새길 때 길이방향으로 발달한 장섬유 때문에 글자가 제 형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글자의 모서리가 잘 떨어져 나가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이유는 광화문이나 촉석루 현판 같은 것은 글자 하나 폭이 적어도 1.5m 이상 나가기 때문에 수입재가 아니면 우리나라 침엽수로는 이렇게 큰 판자를 만들 수 없다

소나무 잣나무 전나무 등의 침엽수들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위로만 자라지 옆으로 똥지게 크지 않는다

따라서 우리 조상들은 이렇게 큰 현판을 만들 때는 꼭 느티나무 판재를 사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