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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산 자의 이야기(위대한 사랑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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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현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9-06-29 19:58 조회9,217회 댓글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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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사랑(어느 산자의 이야기)

[긴급 타전]- "따이한, 따이한 교전 중..."

한 줄기 소나기가 때리고 난 뒤

싱그러움과 적막함으로 마음마저 침묵하는데

 

갑자기 

“따이한, 여기는 성청, 따이한 교전 중, 따이한 쫓기고 있다. 확인 바람”

무전을 접수한 C대대는 즉시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무전병! 무전병, 뭐하나? 빨리 각 중대별로 정확한 인원 파악하지 않고?”

그때서야 나는 제정신이 돌아온 듯 목청을 높인다.

“독수리 하나, 둘, 셋, 여기는 도깨비 쓰리, 즉시 인원보고 바람. 이상”

자신도 모르게 목소리는 흥분되었고 잔잔한 떨림이 일고 있었다.

각 중대에서는 즉시 “이동병력 없음. 이상 무” 하는 답신이 왔다. 

  


[잠시 후] - 침묵과 비통

그래, 그럼 그렇지.

우리 애들이 쉽게 당할 리가 있나.

 

이때   

“따이한! 따이한! 여기는 성청, 따이한 군 전멸이다”라는 소리와 동시에

“도깨비 쓰리, 여기는 독수리 둘, 병사 13명이 이동 중 교신 두절이다.”

다급하고 흥분된 무전병의 목소리다. 설마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제기랄, 당했다. 당했어...’ 난 멍하니 혼잣말로 중얼거리고 있었다.

지금은 일몰이라 병사를 이동할 수는 없다. 

내일이라는 날이 밝아야만 출동할 수 있는 것이다.

 


[다음 날 새벽] - “야! 무전병....”

“야, 무전병 하나 나와” 하는 고함 소리에

난 무전기를 짊어지고 M16 소총을 든 체 연병장으로 뛰어갔다.

 

“이 병장, 내 옆에 바싹 붙어 있어”

"예~~"

우린 두세 시간의 고된 행군 끝에 007다리에 도착했다.

 


[007다리 도착 후] - “어찌 된 거야? 이 새끼야...”

병사들의 수색이 시작됐다.

“어? 저기 아군이 있다. 야. 이리 나와”

 

007다리 아래 멍하게 서 있는 아군 병사 둘을 발견하였다

“야, 어찌 된 거야? 얘기해 봐” 공포에 찌든 두 병사는 말이 없다.

 

“어찌 된 거야? 이 새끼야, 빨리 말 못해?” 그리고 연대장은

“무전병, 빨리 잠자리(헬기) 불러”

 


[아! 전우여] - 하나, 둘.....아홉

조용한 침묵이 잠깐 흐른다.

부대의 모든 포대와 GUNSHIP(무장헬기)의 집중 사격으로

124고지는 초토화 되고 수색이 다시 시작 되었다.

 

“소대장님, 여기 시체가 있습니다.”

“여기도 있습니다 ”

“여기도... ”

 

여기저기서 발견되는 처참한 전우의 시체와 무기들...

말없이 전우들의 시신을 수습해 수로 위에 옮겼다.

 

하나, 둘..... 아홉.

두 명이 모자란다. 아니 두 명이 보이지 않는다.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랑] - 戰 友 愛

우린 124고지 쪽으로 조심스레 이동했다.

그리고 큰 소리로

“탁 병장! 탁 병장! 나 상병! 우린 한국군이다. 빨리 나와라”

고래 고래 고함을 지른다. 다행히 적들은 도망치고 없는 듯 했다.

얼마 후

“여기 있어, 여기”하는 희미한 소리가 들렸다.

그때서야 안심한 듯, 한 병사가 부상당한 전우를 가슴에 안고 묵묵히

적의 소굴에서 우리 쪽으로 걸어 나오고 있었다.

 

온 몸은 붉은 피로 얼룩졌고,

가슴에 총을 맞은 나 상병의 몸엔 타울 하나만 걸친 체...

가슴이 뭉클 하면서 쏟아지는 눈물에 비친 그 모습은 바로 탁 병장이다.

 

적탄에 맞은 전우를 안고, 그것도

밤새도록 적 소굴에서 보낸 길고도 먼 악몽같은 하룻밤.

그 때의 심정은 오로지 탁 병장 자신만이 알 것이다.

아! 이것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사랑 戰友愛란 것이구나.


[무거운 발걸음]

“여기는 도깨비 쓰리, 낙엽 아홉, 반창고 둘. 상황 끝”

우리는 도보로 철수했다.

나 상병은 후송되었다. 탁 병장도 함께...

그 후 그들에 대한 이야기는 난 아무 것도 알지 못한다.

 


- 당시 이국땅에서 산화한 전우들의 명복을 빌면서... -

 
 
 

 

 
 
 

댓글목록

김대규님의 댓글

김대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드라마의 한 장면 같네.
그 현장에 현판이 친구가
있었으니
영원히 잊지 못하겠다.

전우애를 친구를 통해
다시 한번 생각케 한다.

좋은 글 잘 읽었다.

이현판님의 댓글

이현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음악이 수시로 바뀌니 좋네.
요새보니 진주에 번쩍, 그런가 보다 하면 중국에,
아니 어느세 서울에...홍길동도 울고 갈 친구네.
항상 건강하시고 바쁜 친구로 기억되게 열심히...

서성환님의 댓글

서성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글 솜씨를 보니 충분히 씨나리오를 만들겠다.
그래가이고
염 피디에게 한 작품 만들자고 해보자
주, 조연은 왕 피디 알아서하라쿠고
관람권 판매는 내가 맡는기 좋것다.

이현판님의 댓글

이현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성환아! 사진 속에 듬직한 모습은 여러번 봤다.
산에 관심이 많고, 수권이, 대규와 친한가 봐.
칭찬해 줘서 고맙네.        옥종 누나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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