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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산 자의 이야기(약한 자여 그대 이름은 co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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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현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9-07-03 12:33 조회6,980회 댓글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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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마 xx연대가 작전 중 실종된 부대원을 찾지 못 한 체 철수한 지역을
며칠 뒤 우리 도깨비 부대가 다시 투입되었다.
20여 대의 헬기로 목적지에 수송된 병사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사냥개보다 더 예민한 코를 가진 허 병장이
"어? 이상한 냄새가 난다. 가보자"
바람에 실려 살랑거리며 우리 코를 자극한 이상야릇한 퀴퀴한 냄새가
병사들을 당신 쪽으로 유혹하고 있었다오.
 
언덕 아래엔 팬티만 입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시신 하나,
아군인가? 적군인가? 살금살금 내려가 살펴보니 분명 아군이다.
목에 건린 군번 - 1200XXXX - 노 MP - 내 머리가 뛰어난 것도 있겠지만(죄송)
그 보다는 한번 홀깃 본 군번과 이름이 40년이 지난 지금도 정확하게 기억되고
있다는 것은 그 당시의 상황이 나에겐 엄청난 충격이 아니었나 싶다.
 
죽은 지 사흘이나 지난 시신은 두 배 이상 부풀어 있었다.
'미안하지만 당신을 몇 번 굴려봐야겠습니다. 용서하시게....'
왜냐하면 시신에 부비트랩을 설치해 낭패를 당한 적이 여러 번 있었으니...
한 병사가 기다란 장대로 시신을 밀자 살 속으로 쑥 파고들어가 실패했다.
시골 출신 전우가 막대 끝에 널판을 달아 미니 그 때서야 두어 바퀴 굴러간다.
폭발은 없었다. 아마 그들도 다급해 그냥 도망친 모양이다.
 
십여 장의 우의로 둘둘만 당신을 부대원들이 평지로 이동하는데...
반갑잖은 백인 친구들이 손등을 타고 고물고물 기어 올라온다.
모두들 고개를 돌린 체 앞만 보고 걷고 있었다.
당신을 헬기장에 옮겨놓은 병사들은 옷과 손을 털며 난리굿이다.
그 뒤 대원들은 며칠동안 식사도 제대로 못했다 한다.
 
연락을 받은 미군 헬기가 도착하자,
우린 당신을 헬기 안에 넣기 위해 번쩍 들었다.
근데 "NO, NO...." 하는 비명소리에 멈칫하며 고개를 들어보니
깜둥이 조종사가 기겁을 하면서 돼지 같은 목덜미를 좌우로 흔들고 있었다.
양놈 전사자는 반드시 기체 안에 싣고 가는데....
하는 수 없이 목에 밧줄을 매어 헬기 아래 고리에 걸었다.
"다다다..." 요란한 소리와 함께 잠자리가 하늘을 달리기 시작한다.
그 아래 휙 걸려 스파이드 맨 처럼 날려가는 아슬아슬한 당신을 바라보며
"더럽다. 미군 놈 새끼들... " 하면서 나도 모르게 입술을 깨물고 있었다.
이것이 힘없는 우리 coree의 슬픔이련가...
 
'노 병장! 서러워 마시게, 당신이 떠난지 40여 년
                그대 덕에 대한민국 백성들은 그럭저럭 잘 살고 있다네' - 이 병장이

댓글목록

김대규님의 댓글

김대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현판이 친구가
월남전의 한복판에 있었네.
우리는 잘 모르고 있었던 상황을
친구가 생생하게 묘사를 해주니
여러가지로 느끼는 바가 많다.

좋은 글 많이 올려 주시고
무더운 여름 건강 조심 하시게.

서성환님의 댓글

서성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번 스토리는 좀 쇼킹하다. 납량특집으로 실었는가베.
전쟁은 더러운 것이지만 하루가 멀다고 
지구 어디선가 끊임없이 일어난다.
그리고 판이 친구는
인도차이나전쟁의 전문 기고가로 나서도 되것다.

이원표님의 댓글

이원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래올매나  고생이만았건나
해병대 사령관하신 우리 새이도
대위때  월남 가셔서  2년남짓  계셨는데
생사를  많이  넘나들었다고  40년전에 들은기억이
생생하다
그땐 생사가  풍전등화 였겠지만  삶의추억
잘간직하고있구나
현판이가  부럽다

이현판님의 댓글

이현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원표너도 봉래 나왔나?
집이 옥봉이라며?
그래 지금 새삼 추억을 떠 올리니
쓸게 많네. 사소한 일들을 하나 씩 모아
내용이 좀 우울하지만 틈틈이 소개할까 한다.
성환이, 원표 건강하시게

서성환님의 댓글

서성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오! 옥봉, 억수로 오랜만에 들어본다.

대포는 봉래 최고의 에너테이너.
옥봉골 출신이라 끼가 다분하다.

김대규님의 댓글

김대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대표는 끼가 다분한게 아니라
철철 넘쳐 흐른다.
대체적으로
봉래출신들이
다 그렇더라.

그중에 이대표가
최고의 만능 엔터테이너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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