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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큰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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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진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9-01-18 18:34 조회4,801회 댓글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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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하는 큰딸에게
 
지난 여름 옥수수밭에서 너에게 해준 이야기를 기억하겠지. 밭에서 갓 따온 옥수수는 바로 삶았을 때 가장 맛이 좋지만, 장시간 보관하게 되면 옥수수의 달콤한 맛은 사라지고 전분인가 하는 성분으로 변하여 딱딱하고 무미건조한 맛이 된다.
인간이 가장 말랑말랑하고 여린 경우는 아마도 10-20대가 될 것이다. 그 때는 귀족의 아들이 사랑때문에 가난한 물레방앗간 셋째 딸과 함께 야반도주하는 일도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이제 20대 후반에서 30살이 되면 달콤했던 맛들은 사라져버리고 딱딱한 맛의 현실만 남게 된다. 그것은 피할 도리가 없으며 자연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어느 서양 사람이 쓴 글, "사랑은 예술인가?"에서 사람들은 철저하게 나와 상대방의 가치를 점수로 환산한다는 것이다. 나이, 학벌, 직업, 생김새, .... 마치 시장에서 서로 가치를 보고 교환을 하듯 거래하는 동작이 사랑이라는 것이다. 이 말을 부정하지 않겠다.
그렇긴 해도,
너와 혼담이 오갔던 총각과 용기 있게 헤어진 것은, 내가 부자 아빠가 아니고  무능한 탓도 있겠지만, 어쩌면 조금이나마 아직 단맛을 간직하고 있는 배필을 찾아주고 싶은 너에 대한 애정 때문이었다고 이해하여주렴. 
그 총각이 의사라는 이유로 금전을 요구했고, 무언가 상궤를 벗어난 결혼을 요구하였다는 것은 너무도 딱딱해진 현실을 보여주는 것 아니겠느냐. 결혼이라는 장기간 지어나가야 할 중요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의 밑바탕에는 항상 튼튼하고 진정한 토대, 사랑이라는 토대가 중요한 것 아니겠느냐, 사랑하는 나의 큰딸, 침울해할 필요가 없다. 아마 너에게도 꿀맛보다 더 좋은 인생의 맛을 가져다줄 백마를 탄 기사가 나타나지 않겠느냐 .

댓글목록

하범규님의 댓글

하범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친구! 자네에게도 자식에 대한 고민이 있구나. 이세상 모든 일이 쉬워 보여도 우리 여태껏
살아보니 그게 아니더란 사실을 일갑자 지내보니 알 것 같지 않던가?

언젠가 자네의 큰 딸도 마음을 다잡고 모든 것을 이해하고 용서하며 스스로 일어설 수 있
을 거니 너무 심려치 마시게. 허긴 부모의 마음은 그게 아닐지라도.

여하튼 세월이 약이랬던가? 좀 기다려 보시게.

이동근님의 댓글

이동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의사라는 이유로 수용할 수없는 돈을 요구해서 혼사가 이루어지지 못했다면
주변에 야밤도주하는 의사들과 별반 다를게 없어 보이네요
하늘이 점지해준 배필이 아닌가봅니다.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마음 이해 합니다.
따님도 눈을 크게 떠서 멀리 보십시요 백마를 탄 기사가 오고있는 것을/////
사랑은 시간을 잊게 하고 ,시간은 사랑을 잊게 한답니다.

구자운님의 댓글

구자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도 딸 가진 사람으로서 혼인을 목적으로 거액을 요구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네.

아마도 관상사주학적으로 인연이 아닌가 봅니다.

이원표님의 댓글

이원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딸  6년전  시집 보내고  단맛빠진  아들  덜빠진 아들하나 가
집에 각방 차지하고  있는거 보면  속에  천불이 가끔은  나네
박교수  사람심성보다  물질에  잣대를  두는 곳이라면  좀 글타 ....글체...
현명하게  일깨워준  아버지로 써  참 장하다
딸도  이런 부모 밑에서  자랐으면  안봐도  됨됨이가  보이는군
더좋은 배필이  틀림없이  올거라  확신하네
아픔 이 있어야  더 성숙 하지요
항상 건강 하시고  따님에 행복을 빕니다 .

회장님의 댓글

회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윗분 말이 맞다.
인생 대사에 금전 요구 라니
좋은 직업의 신랑감이라기 이전에
인생 수업이 제대로 않된 사람아닐까?

김대규님의 댓글

김대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미리 알았기에 다행이고
우울해할 필요 없다.
그런 친구와 인생을 같아해봐야
평생이 괴롭다.
언젠가는 배필이 나타날테니
조급하게 생각 마시게.

박진원님의 댓글

박진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러 친구들 고마우이, 자네들이나 나나 비슷한 고민을 하지 않을까싶어서 적어보았다네
세상이 점점 재미없어져간다는 생각이 들더구만, 모두들 좋은 충고해주어 고맙네.
그리고 하범규 자네는 외국에 나갔다는 소식을 들은바 있는데 돌아왔는가?
자네의 딸 하선생은 야무지게 일 잘하고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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