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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장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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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진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9-03-16 18:47 조회5,264회 댓글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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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접장(接長)의 힘
 
오래 전의 일이다. 고향의 시골학교 운동장에서 배구시합이 있었다. 선수들보다 나이도 조금 많고 도회지에서 공부를 했다는 박진원 선배에게 심판을 맡아달라고 하였다. 사실 나는 키만 컸지 배구를 잘 하지도 못하여 심판을 거절하였으나, 그들의 우기듯한 간곡한 부탁을 거절할 수가 없어서 심판을 보게 되었다.
스코어가 4:5 쯤 되었을 때, 양편에서 갑자기 서로 싸울듯이 옥신각신 하였다. 브로킹을 하면서 손이 네트를 넘었다, 넘지 않았다 서로 우기며 큰 소리로 싸우고 있었는데, 사실, 나는 그것을 보지 못하였다. 선수들은 싸우다가 나를 쳐다보면서 판결을 기다렸다. .... 나는 과감하게 한쪽 편의 손을 들어주었는데, 사실은 힘이 더 세어보이고 거세게 소리치는 쪽의 손을 들어주었던 것이다. 즉, 심판의 자격이 없었던 것이다.
 
접장이란 참 힘이 없는 존재이다.
요즘의 교원임용시험은 "임용高試"가 된 지가 오래이지만, 우리가 대학에 진학할 당시에는 교육대학에 간다는 것은 별로 자랑스러운 진로선택이 아니었다.
"접장질 한다며?" "선생질 한다며?" 이 말은, 진로가 밝지 않은 가난한 직업을 가지고 고만고만 어렵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뜻이 내포된 것이다. 삼성맨의 표시가 나는 뱃지를 양복에 달고서 고향에 다니러 온 친구는, "야 야, 접장이 무슨 돈이 있나" 라면서 술값을 내주었다. 그러나 나의 불만을 듣고 있던 어느 교장선생님이 말씀하셨다. "세상에서 가장 힘이 센 사람이 바로 접장이라네."  ???
 
오늘 대법관으로 있는 어떤 분이 후배 판사들의 재판을 재촉했는지 어쨌는지 조사를 하여 발표한 모양이다. 그 내막이야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오죽했으면 젊은 판사들에게 그렇게 했겠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심판이란 항상 공정해야하고 힘이 센 쪽의 편을 든다거나 자기의 성향과 취향을 반영해서도 안 된다. 더우기 판사가, "나도 심정적으로는 촛불을 들고 싶지만..." 이라는 동정심을 보이는 것은 정도를 벗어난 게 틀림없다. 사법부는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이고 그 보루가 허술하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판사들을 길러낸 자가 누구인가? 접장이다. 그것도 일부의 편향된 시각을 가진 접장들은 편향된 제자들을 길러낸다. 그리고 재판도 편향되게 할 수 있다. 접장의 힘이 약한가? 옛날의 그 교장선생님 말씀이 생각난다. "교사는 인간을 도둑으로 만들 수도 있고 성인으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정책이 애초부터 잘 못 되었다. 그렇게 가난하고 별볼일 없는 접장으로 둘 것이 아니라, 월급도 많이 주고 대우도 잘 해주어, 삐뚤어진 접장이 발을 붙이지 못하게 막았어야 했다. 그래서 삐뚤어진 제자들이 미국을 적국으로 생각하고 6.25가 해방전쟁이라는 따위의 세뇌교육으로부터 차단시켜야 했었다. (오늘은 괜스리 정치문제를 건드렸구만, 나의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하더라도 널리 이해들 해주게나) 

댓글목록

이동근님의 댓글

이동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뇌교육///
뇌를 깨끗하게 씻어서,
기존의, 기성의 자기사고를 없애고,
교육에 의해 편향된 사고를 심는 것이라//
접장의 힘이 대단하지요.
박교수 오랜만이요
건강합세다

박진원님의 댓글

박진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杏田,
내가 '세뇌"를 잘 못 기록한 것을 찾아주어 고마우이
자네를 보면 웬지 나모모르게 기운이 솟고
재미있는 느낌이 든다네
지난번에 부산에서 체육선생과의 투쟁 이야기를 생각하면,
아직도 웃음이 나온다네,
멋진 사나이  杏田, 앞으로도 친구들에게 활기찬 기를 불어넣어 주게나

차용원님의 댓글

차용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어른접장시절은  참박봉이었는데...
자식공부시키느라 문전옥답 다팔았었어
그래도 제자들 정한호 김창수이동근 문병원 이 다잘되있어서 기분이좋답니다

박진원님의 댓글

박진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차박, 고마우이
자네 부친게서도 교육자이셨구만,
그 시절에는 모두들 어렵게 생활하셨지, 그래도 자네 부친께서 교편잡으셨을 시절에는
교사들에 대한 존경심은 있었을 것이네, 은사님으로 모시기도 하였고,
세상이 많이 변했지, 항상 건강하시게

회장님의 댓글

회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도 부친이 접장이였고
그 덕에 공부 잘하고 서울와서 아들 딸 놓고
잘 살고 있다.
접장이였던 마누라 만나고
욕심같으면 며누리도 접장을 맞이하면 좋겠다.
박접장은 요즈음 잘 지내시고 계시지요??

박진원님의 댓글

박진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회장님의 넉넉한 모습을 뵈온지 꽤 되었군요.
회장님의 부친께서도 교육자이셨구만, 그래서 사리가 분명하고 우애도 있고...
역시 가정환경이 중요한가봅니다.
김대규의 부친께서는 나의 은사님이기도 하고...
그러고보니 우리사회가 모두 그렇게 어우러져 사는 세상인 모양입니다.
회장님, 회장님, 우리회장님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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