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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의 벗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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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진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8-11-04 20:16 조회5,397회 댓글9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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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지의 벗에게
 
나도 예쁜 여학생과 펜팔을 해보고 싶은 충동을 강하게 느꼈다. 학생잡지의 뒷면에 나열되어 있는 "펜팔구함" 난의 주소 중에서 이름이 예쁜 여학생의 주소를 골랐다. 그리고 잡지에서 소개한 대로 모범적인 편지모델을 모방하여, "미지의 벗에게"라는 타이틀을 붙인 편지를 쓰면서 글씨를 멋지게 쓰기 위해서 무진 애를 썼었다. 요즘의 젊은이들은 휴대폰으로 문자메세지만 "때리면" 금방 Yes, No가 결정되는 좋은 세상인데 말이여. 하여간 나는 (공부도 하지 않고) 정성들여서 내용이 같은 편지를 10통 가량 발송하였고 그 중에서 2통만이 답장이 왔고 나머지는 모두 수취인 불명으로 돌아왔다. 2통의 편지도 하나는 남자가 보낸 것이 분명하였고, 하나는 순진한 여중생이 답장을 보냈는데, 그것도 얼마 후에 부모가 금지한다며 편지는 단절되었다. 그 뒤로 나는 펜팔편지를 쓰지 않았다. 미지의 벗은 항상 알 수 없는 존재들이다. 이름도 주소도 생김새도 성격도, 무엇 하나 확실하게 알 수 있는 것이 없다. 미지(未知)의 벗은 항상 미지의 인간으로 남을 뿐이다.
그러나,
1438친구들은 숙지(熟知)의 벗들이며, 벗들이 될 수 있는 친구들이다. 주소 성명은 물론, 생김새와 성격도 알 수 있고 휴대폰 번호도 안다. 그러나 이 일을 어쩌랴. 어제 들었던 친구의 이름을  오늘 잊어버린다면 과연 숙지의 벗이냐 아직도 미지의 벗이냐. 칭구들이여 나를 용서해다오. 어제 외웠던 단어도 오늘이면 잊어버리는 형편없는 성능을 가진 나의 두뇌는, 먹고 살기 위해서 과열된 상태가 계속되었으니, 이제는 부팅도 잘 안 될 뿐만 아니라, 복잡하고 귀찮은 것은 아예 CPU에서 처리하기를 거부한다. 심지어는 간단한 댓글을 다는 것도 귀찮아질 때가 있고 자식들의 휴대폰 번호를 외우는 것도 귀찮아진다.
그러니 1438 칭구들이여! 나의 글에 댓글을 달려고 하지 말라. 걍 마우스를 움직여서 나의 글을 읽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고, 숙지의 벗이란 그런 것 아니겠나? 
 

댓글목록

이동근님의 댓글

이동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친구야
노인의 특징이 과거 2-30년 전 일은 자꾸 맑아오고,
어제 오늘 일은 금방  까먹는 증상이라하오
생각이 잘 안날 때는
그 그 그놈 와 키 작고 하동이 고향이고
 마누라는 서울 살고 지는 진주에 살고 있는 놈 있잖아
하는 식으로 옛날 생생한 기억가지고 살면 되지 걱정하진 마소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이가 든다는 것은
아름다운 것입니다.

나이가 들면서 눈이 침침한 것은
필요없는 작은 것은 보지 말고
필요한 큰 것만 보라는 것이며

귀가 잘 안 들리는 것은
필요없는 작은 말은 듣지 말고
필요한 큰 말만 들으라는 것이지요.

이가시린 것은,연한 음식만 먹고
소화불량 없게 하려함이지요.

걸음걸이가 부자연스러운 것은
멀리 가지 말라는 것이지요.

머리가 하얗게 되는 것은
멀리 있어도 나이 든 사람인 것을
알아보기 위한 조물주의 배려랍니다.

정신이 깜박거리는 것은,
살아 온 세월을 다 기억하지 말라는 것이고

지나온 세월을 다 기억하면 아마도
삥하고 돌아버릴 것이기에 좋은 기억,
아름다운 추억만 기억하라는 것이지요.

톨스토이는
세 가지 질문에 다음과 같이 답변 하였습니다.
일생 중에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

만났던 가장 중요한 사람은?
지금 만나고 있는 사람.

하였던 일 중에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지금 하고 있는 일.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하여야 할까?
나홀로 인생이 아닌 더불어 함께하는
주고 받기중 주는것을 더할때 우정의
친구들이 함께 행복할 것입니다..

"가을을 맞으며 생각해보는 인생사" 라는 딴에는 좋은글이라고
발췌해 왔는데 이거면 熟知의 친구로서 올리는 댓글이 될랑가?

문형기님의 댓글

문형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3 시절에 박교수가 쉬는 시간에
한 유머인데....

 "이 세상에서 제일 더런 넘이 뭔고 아나?"

답은 박교수가  달아 주길....

이원표님의 댓글

이원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박교수  우리나이에  안 이자 삐모  거기 이상타 ?
 고마  마이 이자삐고  마이웃고  마이 조삐고 살자
존 거만  마이기억하고  살모  돼능거 아이가 ??? !!!  ㅎ ㅎ ㅎ

임금님  존 댓글 달았네  멋져부러 ... ㅋ ㅋ ㅋ

회장님의 댓글

회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주석을 멋지게 달아주시니 이해도 쉽고 안심이 됩니다.
이제 치매1~3기쯤은 걱정 안하는게 좋은 이유를 알았습니다.

박진원님의 댓글

박진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동근이, 금윤이, 형기, 원표, 그리고 회장님. 내가 댓글을 달지 않아도 좋다고 말했지만,
그래도 댓글을 달아주니 기분이 좋구만 ㅎㅎㅎ.
금윤이 자네는 뭔가 공부를 많이 했는지 아는 것이 많아서 날라리 교수인 나보다 훨씬 나은 것 같으이. 고맙네,
그리고 문형기, 자네가 한 질문 역시 까마득한 세월이 흘러 기억할 수 없다네, 그러나
자네는 내가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동기 중의 한 사람일세, 아직도 고교시절의 모습이 훤히 보이네,
자네는 명랑하고 이야기를 잘 하였으며 잘 웃었다고 기억이 된다네. 언제 한 번 만나세.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굳이 댓글을 달려고 하지마라! 하는소리가 머꼬 ?
그래도 달아주면 더 좋다하는 소리가 숨어 있는거 아이가?
역시 문제학생들도 다루어봤을 교수님다운 반어법에 내가 녹아났다.
나이 먹어가는 벗이란 이심전심으로 통할 수 있음을 고도의 기교로 펼쳐주고
친구는 올려주고 스스로는 낮추어 주니 역시 교수님다운 댓글이네.
그리고 문박이여.
까마득한 기억은 문천재를 따라갈  없으니 어서 그 더런늠의 실체를 밝히거라.
지금 생각해보니 형기와는 2학년때 한반이었는데 참으로 그땐 천재였어.
세월이 흘러도 그때 실력이 어디 갔겠는가.
두사람은 쉽게 만날수있는 지근거리에 살지 않나?

문형기님의 댓글

문형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기억해줘서 고맙네 ..

아마도 박교수는 키가 껑충 크서 뒤에 앉았겠지..
난 기억이 난다.

"키스하다가 트림하는 자식이라고.." 하던 말이

설마 그 시절에 경험담은 아니였겠지?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둘 다 표창장감이다.

이세상에서 젤 더런 놈이

박교수는 일찍이 그 나이에 "키스 운운" 한것도 대단한 수준이고
"키스하면서 트림하는 놈 "했을 정도면 그건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문천재는 이걸 어따 써먹을라꼬
이 나이 되도록 그걸 간직하고 있을꼬 ?

참말로 두 분 다 존경시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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