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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념적인 흑백편견의 타파라는 것이 말 처럼 그리 쉬운문제가  아니다.

도미 전, 흑인군인이나 흑인바이어 접대 경험이 꽤 있는 나로서도 처음

이곳에 와서 왜 그리도 흑인을 가까이 하기가 꺼려졌는지 한동안  흑인과의

상종시 일종의 혐오적 배타적 문화충격에 휩싸인 적이 있었다.  그렇다고

지금은 편견이 완전히 사라질 만큼 완전히 성숙해졌다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은 허물없는 오랜 흑인친구도 더러 있고 그들을 이해

하는 입장인 만큼 나로서는 이해심에 있어서는 한발 더 나아간 셈이다.

“ 깜디  새끼! ”  혹은 “ 껌디 자슥! ”

내가 무심코 내 뱉는 이 한마디에 펄쩍뛰는 나의 (당시) 초등생 아들놈들.

아빠는 왜 그렇게 사람을 깔보고 미워하는지 도저히 이해를 할 수 없단다.

마치 이 애비가 미개인이라도 되는양  다시는 그러지 말라고 당부를 한다.

미워하는게 아니고 어쩌고 저쩌고------.하고  변명비스무리하게 둘러대도

역시 아빠의 저변에는 편견과 미움이 깔렸있음을 아이들은 쉽게 간파한다.

저렇게 펄쩍 뛰는 것으로 봐서 둘중 하나는 분명 문제가 있을 것인 즉

곰곰히 생각해보니 아이들 보다는 나에게 분명 문제가 있는 것 같았다.

그동안 읽은 책이 얼마며 입으로만 사랑을 뇌까리면서 몸담고 있는 종교는

뭣이며 비싼 월사금 내고 배운 윤리와 도덕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알게 모르게 꽤나 잘난 척하고 아마도 식자층인 양 했을지도 모를 내가

도덕군자는 못되더라도 하찮은 피부색갈에 이렇게 일희일비 예민하면서 

무슨 인간을 논하고 뭘 더 사랑을 논하고  또 이웃을 논한단  말인가.

지금까지 난 내 입맛에 맞는 자만 겨우 이해하고 살았다는 말이 아닌가 .

그래서 나는 지금껏 성인군자를 의식적으로 덜 언급하고 사는지 모르겠다.

굳이 선각자나,눈밝은 천재시인WilliamWordsworth가 200여년전에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일찍이 갈파한 것을 원용하지 않더라도, 그나마 자식으로

부터 배우고 느끼는 것이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님을 늦게라도 수긍했다면

그것만 해도  나의 발전이 아닌가.

한번은 이 백인동네에 어쩌다 찾아온 흑인손님한테 눈 깜짝하는 사이에 꽤

값나가는 물건을 도둑을 맞은 일이 있다. 이건 백인이나 누구에게도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인데도 그후 유독 더 “깜디자슥”이라는 말이 입에 더 붙었는데

그것도 처자식 앞에서는 눈치가 보여서 자꾸 용어선택에 망설이다 보니

지금은 발설치 않음으로서 그 관념마저도 뇌리에서 거의 사라져 가고 있다.

시대가 변하여 이제 세계를 둘러보니 유리천정에 같혔있던 여자 대통령이

즐비한 이 세상에 , 어쩌면 조만간 좋든 싫든 흑백이 같이 선택할지 모를 흑인

대통령을 맞이 해야할지도 모를 시대에 살고 있고 흑인이 15%나 차지하는

현실에 35% 이상의 비흑인의  지지가 있다면 그 현실은 과감히 인정할 것은

인정 해야 하는 것이다. 남보다는 앞서진 못한다 해도  사고의 폭이 뛰떨어지지

않도록 보조는 맞추면서 따라는 가야 하지 않을까. 이런 시대정신도 내가 변화

하지 않으면 모든게 뒤쳐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날마다 정치경제의 발전을 논하고 사회통념의 진일보한 현재,새로운 신기술은

쏟아져 나오는 이 어지러울 만큼 변화하는세상에 알게 모르게 가로막은 편견을 풀고

흑인마져도 대통령으로 받아들일수있는 성숙한 시민사회로 발전해야 한다.

물론 흑인이 능력이 있다든지 없다든지 그건 이 주제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한때, 아침나절에 이상한 사람이 첫 방문하면 “재수없다며 소금 뿌려라” 하는

편견이 만연한 사회에 알게 모르게 길들여진 내가 봉사라든지 절름바리라든지

신체장애자에게 대한 편견이 혹시 남아 있다면 이것부터 내가 타파해야만 한다.

그러라고 돈내고 공부도 하는 것이고 값비싼 나이도 이만큼 잡수시는 것 아닌가.

겉모습이 어쩌구 하는 편견은 이제 과감히 접어야 한다.  한풀만 걷어내면 그 속은

별반 다를게 없는 것인데 껍데기에 일희일비해서야 되겠는가 말이다.

순간의 삐뚤어진 작은생각이 편견을 낳고

그 편견이 알게 모르게 온갖 악의 원천이 된다면

난 이것을 알고도 방치할 나이는 지난 것 아닌가 말이다.

하물며 동색 동향 동교 동년배에겐 무엇을 더 일러무삼하겠는가.

이제 운명적 類類相從속에 하찮은 편견은 다 덮어 두어야 한다.

쉼한번 크게 쉬고 하늘 한번 우러러 보면

그게 다  내 앞에 놓인 진한 사랑과 우정인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