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잠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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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8-07-31 15:39 조회5,731회 댓글14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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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에 계란도 찔 것 같은 열대 아로
사방 창문을 열었더니 고추잠자리 한 놈이
뛰어들었습니다
뜻밖이라 반갑고 정겨운데 지형 정찰하듯이
집안을 이리저리 살폈습니다.
땀까지 끓여내는 폭염에 지친 길손이 안쓰러워
십여 분을 같이 수작하다가
두 손을 맞잡고 창밖으로 보내주었습니다
잠시 후 잠자리가 다시 찾아왔습니다.
우연한 이것도 생명이라 인연일거라면서
악동시절 가을 수채화 추억이 떠올랐습니다
하굣길 누렇게 익어 물결치는 벼 고랑 따라
메뚜기 잡아서 병 속에 가득 채울 때쯤
이리 좋고 저리 좋은 할아비허수아비는
물결치는 벼이삭 춤사위에
찰랑대며 추임새를 넣었습니다
머리 위를 맴돌던 고추잠자리 떼는
황홀한 군무로 교태를 부렸고
파란 하늘은 푸르다 못해 눈이 시렸습니다
그때는 가는 세월 안중에도 없었고
깡통할배가 미래의 내 모습 같을 줄도 몰랐습니다
정신을 되찾으니 탁자위에 잠자리는
날지도 않고 날개 몇 번 휘적이다가
발버둥도 않은 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횡포와 수탈로 서식처를 빼앗긴 채
지 세상이 아닌데 떠밀려나온 잠자리
편안하게 떠날 곳을 찾았던가 봅니다
사뿐히 내려 앉아 쉽게 떠나가는 잠자리
살고 싶은 몸부림도 이별 서러운 가족도
재물과 명예 원한과 미련도 한줄 사슬 없이
깃털에 들리고 먼지에 감싸이는 존재만으로
소박하고 처연해서 가슴 끝이 아렸습니다
언젠가는 이 화상 세상에 몸 풀고 가는 날
들도 말고 미물 잠자리 같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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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균님의 댓글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제가 컴이 신통찮아서
답글을 쓰다가 글 전체가 날아가버리고
회장님의 귀한 글도 잃어버렸습니다
부득히 다시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해 바라면서 차후로 조심하겠습니다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흔히 사전적 정의로 詩란 인간의 사상과 정서를
운율적인 언어로 압축하여 표현한 언어 예술이라고 하지만
나는 시를 읽고 머리를 적시고 가슴을 흔드는 운문이면 다 詩라고 생각한다.
마치 에로틱 작품을 보고 나면 아랫도리가 지혼자 알아서 반응하듯이---
그런 면에서 본다면
우연처럼 때맞쳐 날아든
하찮은 미물의 인연과 죽음을 통해
젊은 어느날의 자화상을 반추해 본
작자의 가슴아린 처연한 마음을
인생 마지막에 대비시킨 대목은
지천명 인생의 가슴까지 울리는
북소리의 진동으로 다가옵니다.
역시 이균 문백다운 언어예술이었읍니다.
좋은 작품 잘 감상했읍니다.
더욱더 정진하시길 바랍니다.
*몇자 댓글이라 올리고 보니
임금넘 지놈이 뭐야? 할만큼
상당히 건반진 촌평을 한 것 같네요.
더운날 더위먹은 헛소리로 봐 주시오!
이균님의 댓글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임금님전하!
피끓는 시절에는 누구나 ‘멋지다’ 면 다 통했습니다.
팔등신 미녀를 만나면...
젊은데 자가용 탄늠보면...
백구두에 빨간 넥타이도...
금시계, 금목거리 두런 늠도....
한 주먹에 보내주던 선배도...
이제는 세월탓인지 전하의 선정으로 ‘멋있다’ 가 더 좋습니다
매말랐던 정서에 ‘편린’의 감성을 되찾게 해서
찰라의 펀치로 방향감각을 일깨워주고
포청천같은 헛소리로(?)중심을 내려주니
1438함이 파도에도 흔들리지않습니다.
전하!
눈에 보이는 것이 ‘멋지다’면 가슴으로 보이는 것은 ‘멋있다’ 일 것 같습니다.
더위 마셔 횡설수설 하는 무명적삼 갖바치에게
사모관대 어사화를 내려주시다니
아,- 이 또한 백일몽인가요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횡설수설이라니!
백일몽이라니!
덥기는하나 대낮이네.
내 언젠가 문백 이균이
한정된 장르에 묶여있을 인물이 아니라는 걸
어렴풋이 짐작은 했다만
이렇게 어느날 대작을 들고
나타날줄 어떻게 알았겠는가.
문제는 이 임금넘이
제대로 알기나 하고
쓰버렸는지 미안할 따름이네.
외에도
작잔 겸손까지 겸비했으니
더 멋있는 다음작품을 기대하겠네.
이균님의 댓글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임금님전하!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시골 장터 보셨는지요?
아련한 추억 한 자락이 떠오릅니다.
흥정과 물물교환 속에 난전은 시끌벅적했고
냄비붙이는 사람, 고무신 때우는 사람, 박물장수, 부채 장수,
대장간, 칼 가는 사람은 벌써 마수걸이에 일당까지 챙기고
막국수와 대포한잔으로 출출한 배를 채우면
질펀한 육두문자까지 늘어졌었지요.
숫기도 없던 약장수는 하늘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때 동료장꾼들이 몰려와서 걸쭉한 사슬과 육자배기 한마당을
풀어헤치면 금세 사람들은 모여들었고 두자정도의 나무막대에
돌을 매달아 세워두고 휘파람 따라
춤을 출거라며 사람들을 붙잡아두었습니다
약장수는 화장품 통에 넣은 두꺼비기름을 피부병에
백발백중 ‘담방약’이라고 둘러 대며 팔았습니다.
.
세월은 유유히 흘러서 그때 약장수가 된 이 화상은
나무막대를 춤추게 할 고민에 빠졌습니다.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앞으로
살날
할일
많은 사람을
자꾸만
괴물같은 추억으로 회귀하게한
책임이 나에게 있는게 아닌가.
총기도 좋구려.
동동구리무
두꺼비기름까지
등장하는 걸 보니.
그런중에도 잊지말고
하늘 위아래
좌우사방 다
다 둘러보세나.
그러나
고민할 것 없네.
우리 시작한 약장사
재고 다 떨어질때까지
1438을 향해
열심히 팔면 된다네!
김대규님의 댓글
김대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모든 것을 다 빼앗긴
그 고추잠자리가
균이 친구의 배려로
고마운 마음을 간직하고
편안히 영면 하였네.
이균님의 댓글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대박에게!
어제 답글을 쓰다가 다 날려버려서
슈퍼맨에게 긴급구조신청을 했는데
통화가 여의치 못했다네
낙향했다던데 축하드리네
귀향이 무슨 대수냐고?
단순히 이삿짐 오가는 게 아니니까
세상 욕심이 가벼워지고
응어리 진 게 없어야하고
주변정리가 말끔하고
심신이 편해야하니까
아무나 될 일인가
내가 좋아했던 곳이 대박의 ‘혼마찌’라니
너무 부럽고 용심이 난다
동경과 그리움, 낭만과 서정이 살아 숨쉬는 곳!
아침 바다 산책길에 어부가 건네주던 생선 한 마리
얼큰한 매운탕에 소주 한 잔. 카 악-!
염치불구하고 언젠가 가보고 싶네
다시 한 번 낙향을 축하드리면서
김상철님의 댓글
김상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친구의 글은 아마추어가 아닌 전문가
특유의 문체를 접할수 있어서 많이 배운다네.
사이트에서 종종 만나기를 바란다.
균아, 건강히 잘 지내기를.
이균님의 댓글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38 주미 특파원에게!
‘모자라면 용감하자’ 는 나름의 터득으로(?)
이늠은 왕후장상 앞에서도 주눅들어본 적 없이
얼굴 치켜들고 이날까지 발버둥쳐왔지만
그런데 딱 두 가지 앞에 서면 쫄려서 기를 펼 수 없었네
고백컨대 ‘효심 과 우애’ 라네.
딸만 다섯을 미국유학 보낸 지인이 주위에서
자식농사 대풍이라며 부러움을 샀다.
공주들의 아버지가 급서하자 한 자식만 겨우 출상에
맞추어 영구 귀국했고, 삼 개월 후 그 어머니는
고독과 외로움으로 사망했는데 주검은 한 달 후
인근 아파트 단지에 살던 딸이 발견했다.
진주 부모님을 뵈러 온 자네의 귀국소식을 몇 번이나
들을 적마다 맘속에 새기면서도 뜨끔거렸다네.
사실 태평양건너 현실이란 오작교의 상봉보다
더 아득할 때도 있을 텐데..
이제 우리 ‘여행나이’도 호락호락하지 않을 거고.
그래서 상철 친구 앞에 서면 이늠은 쪼그라든다!
그동안 상철친구의 다양하고 깊은 글들이
1438의 보석이 되어 자산으로 축적되어 있다.
대단한 업적이고 공로다.
이역만리지만 정과 마음이라도 1438광장에서 자주 만나자.
그럼 또 보세. 파이팅!
회장님의 댓글
회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역시 고수가 고수를 알아주시네.
문장 흐르는 모양이 아마추어가 아니잖아!!
이균님의 댓글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태현 회장님께!
몇일전 지인의 농장에 함께 간적이 있었습니다
거름지고 장에 따라간 격이지요
그 친구는 구슬땀을 흘리며 고구마, 고추, 가지, 골마다
풀을 뽑고 물을 주었습니다.
농장주인은 가족과 친구들 줄거라며 마냥
행복한 표정이였습니다.
오늘따라 너무 더워서 그 친구의 모습에
1438화원에 봉사와 열정을 쏟으시는 회장님의 얼굴이
곂쳐집니다. 고맙고 감사합니다.
이회장님, 파이팅!
회장님의 댓글
회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작가님의 좋은글을 보니 어디에 몸을 숨겨야 좋을지??
앞으로 열정을 갖고 더욱더 봉사하라는 뜻으로 받아드리겠습니다.
이균님의 댓글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태현 회장님께!
조직과 집단, 친교모임에서라도
여러사람들의 말에 귀를 내놓았던 리더는
원만하고 부드러웠습니다.
그런데 우리 이태현회장님은 포용력까지 겸비했으니
1438칭구들은 참 복받은 사람들입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