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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진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8-09-14 10:49 조회5,481회 댓글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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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재령이씨 집안에서는 조상의 순차대로 우루루 몰려다니면서 제사를 모시다보니 낮 12시가 훨씬 지나서야 명절제가 끝났고 우리 집안에서는 우리 집이 4대 종손이었지만 윗대부터 내려오면서 흩어져서 제사를 지냈으므로 10시 이전에 끝이 났다.
어린 나이에도 "홍동백서" 정도는 알았었고 중학교 다닐 때는 "조율이시"도 알았다. 떡 하나 입에 물고 뒷동산에 매어 놓은 그네를 탔었고 씨름판을 구경하였던 당시에는, 인생이란 항상 뒷동산의 알밤처럼 알알이 영글어지는 것이고 때가 되면 저절로 떨어지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오늘, --- 자식교육, 문화생활, 투자가치, 출세, 등등의 복잡한 용어를 동원하면서 대도시에 살고 있는 후손은 쓸쓸히 혼자서 명절제사를 올렸다. 지난 밤에 밤늦게까지 인터넷 게임을 하고 늦잠을 자는 아들 녀석을 깨웠더니 불만스런 얼굴로 제주를 따라주었다. 햇과일, 황금들판의 의미를 모르는 종손의 얼굴을 보면서 과연 명절제사의 의미가 무엇인가 생각해보게 된다. 지난 설날까지도 옆에서 제주를 따라주던 동생의 기적적인 회생을 기원하며 조상에게 절하는 나는 구세대인가? 우리 세대는 지방농경문화와 도시핵가족문화 사이에 존재하는 과도기 세대에 불과하다고 생각하니 무언가 허전하면서도 방향을 잃은 듯한 느낌이 든다.
제사, 벌초, 시사(시제), 성묘, . . . 등등 아직도 매우 서정적인 그림의 한 폭으로 마음 속에 남아 있는 장면들을 이제 서서히 지워야할 때가 다가 오는 것인가? 명절에는 해외에 놀러 나가는 것이 현명한 처세인가? 시대, 세월, 풍습이란 그런 것인가? (명절이란 것이 와이리 재미가 없노, 칭구들아 너거는 재미있나?) 
 
.  

댓글목록

이원표님의 댓글

이원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박교수  허전하제 ?  다마찬가지다
형님이  장로님이라 
동생하고 같이  식구찌리  차례를 내가 지내는데 (부친의  생전 말씀이 계셔서 )
우리큰놈도  교회 댕긴다고  절안하고  서서  기도한다 
그래도 우짜노  지방 쓰고  제사음식  다나르고
제사음식  같이  먹어니  이뿌게봐야지 .....
오늘  팔순이  훌적넘으신  외숙모님께  인사차 갔는데
구정때보다  더쇄약  한모습에  가슴 아팠다
10월에  진주가면  또 할배 할머니 산소  같다올려고한다
그게  우리세대 맘아니건나
우리자식들  그맘  모른다  .이해하고 살자
항상건강하시게

박진원님의 댓글

박진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서양문물, 서양풍습이라고 모두 좋은 것은 아닐진대...
                                            추석에 조상을 한 번 생각해보는 것은 아름다운 전통으로 지켜도 될 것인데...
                                            그보다, 이박사,
                                            자네에게서 언젠가 간장게장을 맛있게 담그는 방법을 배우고 싶네,
                                            우리집에서는 아무리해도 잘 안되더구만, 고마우이.

김대규님의 댓글

김대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박교수
세상이 변하여
집집마다 사정이 비슷하다.

나는 8대 종손이라
집안 대소사의 많은 부분을
주관하게 되는데
해가 가면 갈수록
답답함을 느낀다.

제사 모신다고 온 집안이
시끌벅적하던 모습은
사라진지 오래됐고

벌초와 시사 시에는 젊은 사람들이 없고

성묘는 귀찮아 하는 놈들을
억지로 끌고 간다.

박교수 말대로
핵가족 시대에
너무 편한 것만 찿다보니
그렇게 변해가는 가보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주위를 둘러보면
조상 잘 모시는 집안은 흥하고
조상을 소홀히 하는 사람이 잘되는
경우는 잘 없더라.

명절때 귀향 행렬이
줄을 잇고 매스컴에서도
크게 보도한는 것으로 보아
아직은 괜찮아 보인다.

이번 추석에 나는 참 우울하다.
고향이 국가 공단에 수용되어
고향을 빼았기게 되었다.
그래서 그 심정을
"秋心"으로 옮겨 본 것이다.

박교수
나도 이번 추석은
하나도 재미없다.
그래도 우짜노.
마음 추수리고 잘 되기를 바래야지.

박교수 건강하시게.
동생의 쾌유도 빌어보네.

박진원님의 댓글

박진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응?  8대종손? 나는 별것 아니구만, 아이구메 자네도 집안의 법도, 제사모시는 법, 친척을 대하는 법, 등등을 항상 들었겠구랴. 그래서 자네의 폭이 그렇게 넓었나보구만. 우리가 농촌에서 태어나서 대도시에서 적응해가듯이, 이제 차츰 아름다웠던 풍습과 예절이 잊혀져가고 있는 시대에 익숙해지고 있는 것일세, 어쩌겠나 그런 것이 인간사인 것을. 오늘따라 옛 고향에서 보았던 풍경들이 그립구만. 김박, 고맙네그랴.

김해영님의 댓글

김해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세상 탓,후손들 탓 해봐도 아무 소용없는 일이다.
그냥, 나만이라도 주어진 일에 기쁘고 즐거운 맘으로,정성을 다해
하고 볼일이다.
벌초,성묘가면 내가 가장 졸병이고
에프킬라 들고 예초기메고 앞장서고 간다.
풀길 열고  길 만들면서,,,, 우리세대지나면 없어질 것 같아도
또 우리 애들이 철이들면 " 우리보다 더 정성스럽게"조상모실런지도,,,,

벌초나 성묘후 잘 다듬어진 선대조상들의 묘소를 보고 있으면
참, 기분이 좋다.
이게 우리의 일이기에,,,,

이성희님의 댓글

이성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종손이 중요한 것인가?
나는 미국 이민간 형이 16대 종손이다
촌에 계신 아재 할배 때문에 내와 집사람이 벌써 20년 이상을 제사를 모시고 있다.
그나마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막내 동생의 아들( 초등 3년 )이 요사이 미국에 유학간 아들을 대신해 제사시 좌 집사를 스스로 한다는 것이다.
우리 세대가 눈을 감고 난 뒤의 일을 지금 논한다고 현재가 뭐가 바뀌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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