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님 헛소리(11)---까짓것 내밥은 내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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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8-09-29 02:30 조회4,517회 댓글9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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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짜다가 이렇게 떠돌이 아닌 명색이 해외살이를 하게 되었으니
뭔가 남다른 더 강인한 독립심이라도 있어야 살아가지 않겠는가.
밥해 먹는 기술도 나에겐 그 중 무시못할 중요한 필수구비요건이리라.
70년대 말, 주재원으로 여기 와서 마나님 오시기(?) 전의 혼자 살때 인데
몇달은 하숙으로 때우니 그럭저럭 아무 불편없이 잘 지냈는데 그후 따로
아파트를 구하고 부터는 매일 먹고 사는 일이 보통 큰 고민이 아니었다.
매일 세끼를 다 사먹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그것도 할 짓이 아니었다.
두끼는 어쩔수 없이 직장 근처에서 동서양 망라 아무거나 사먹는다 해도
적어도 저녁밥은 내 식탁에서 내 식성의 밥과 김치가 포함된 한식을
먹어야 하는데 해먹을 재주가 없으니 이걸 우찌할꼬 !
그렇다고 고민만 하고 가만히 앉아 죽을순 없지 않는가 ?
까짓 것! 오늘부터 내밥 내가 해 묵는다 !
일단 결심을 했으니 마음 단디 묵고 장부터 보러 갔다.
동양식품점에서 쌀한포, 간장 ,된장 ,소금, 등등 필요한 것 왼만큼 사고
서양식품점에서 아주 때깔 좋은 뽁닥한 고기덩어리 등등 많이 사왔으니
이제 그 쉬운 요리를 이 임금님이 손수 몸소 친히 시작하시기만 하면 된다.
쌀은 깨끗이 씻어서 알맞게 물 붓고 전기 꽂으면 밥솥 지놈이 알아서 할거고
자, 반찬이 골치라는데, 우선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괴기반찬부터 시작할까?
요놈의 벌건덩어리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일단 오븐에서 알맞게 구웠다.
혹시 탈까봐 열심히 보면서 뒤집어 주니 색갈이 일단 붉은색에서 진갈색으로
알맞게 변했으니 된 것 같아 조금 짤라 먹어보니 이건 영 고기 맛이 아니었다.
간장에 찍어 먹어보니 그것도 아닌 것 같고
소금에 찍어 먹어보니 이건 더욱 더 아니다.
된장에 발라 먹어보니 이건 더 택도 아니다.
혹시 우떨까해서 참기름에 발라 먹어보니 그것도 아니고
이번엔 왕창 다 발라보니 범벅으로 조금은 나은 듯하나 이것도 역시 아니다.
그래도 비싸게 주고 산 고급이라 본전생각도 있어 억지로라도 먹어보니
아무래도 토할 걸 같애 고민타가 아깝지만 버리기로 했다.
자, 밥은 있는데 반찬을 어찌 해야하나 고민고민하다가
계란 후리아 하나해서 소금 약간 치고 참기름 넣고 깨소금 좀 뿌리고
간장에 비벼 먹으니 어릴때의 그맛 비스무리하게 꽤나 먹을 만했다.
그러면 그렇지! 내가 누군가 ! 마이다스 K-Y타치 !
이렇게 한끼 때웠으니, 이러면 되는 것 아닌가.
다음날 괴기는 다시 한번 더 연구하여 야채와 콩이든 야채묶음 팩을 사와서
넣고 볶으니 색갈은 괜찮은데 역시 맛은 택도 아니나 그만 아쉬운대로 됐고
쉽디 쉬운 밥만 후딱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생각해 보니 좀 배웠다는 사람이
생각없이 매일 귀찮게 매번 씻을게 아니라, 한꺼번에 다 씻어 두면 좀 편할까
싶어 한포를 한꺼번에 다 씻었다. 그러면 냉장고에 넣어두고 조금씩 떠다
해먹으면 아주 편리하지 않겠는가.
다음날 그렇게 해보니 손에 물 뭍힐 필요없고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다.
사람이 이렇게 머리를 써면 편한 것을! 어째 고정관념을 깨지 못하나 ?
그러나 쾌재를 부른지 며칠도 지나지 않아 쌀이 누렇게 변색되어오는게
아닌가. 쿰쿰한 냄새도 나는 것 같아 도저히 먹기가 꺼림직해 이것도
아깝지만 과감히 내다 버리기로 했다.
제일 쉬운 밥도 매일 씻는게 귀찮아 재주부린다고 하다가 이렇게 실패했지.
괴기요리는 그 신비한 맛의 오묘함을 연구하지 않고는 도저히 불가능한 일.
도대체 내가 할 수 있는게 뭐람?
아…있다! 라면으로 때우면 된다.
두개정도 넣고 계란 두개 풀고 파 좀 썰어 넣고 끓이면 되는 것 아닌가.
맛도 괜찮은 것 같고 영양가도 이만하면 된 것 같아 이걸로 살기로 했다.
그런데 이것도 몇일 묵으니 물리고 니글니글 넘어올 것 같았다.
도체체 이 일을 우찌 해야 하나!
마눌님이 오실려면 아직도 까만 세월인데!
별 수 있나 또 사 묵고 살아야지!…………..
그 후론 다시는 이 몸 손 수 해먹는 일은 결코 없었다. 아, 귀하신 마누라가
이토록 중요한 줄 예전엔 몰랐나니 내 다시는 반찬 투정은 물론이고 오로지
마눌님 해주시는대로 살다보니 그 요리에 잘 길들여져 살아온 것이다.
그런데 생각지 못한 문제가 엉뚱한데서 나타나는 것이었다.
큰자식이 몇년째 물리지도 않는다며 매끼 색다른 국제적인 메뉴를 사 먹고
사는 재미에 온갖 부억시설 다 갖추고도 한끼를 해먹지를 않는다.
부전자전도 닮을게 따로 있지 ! 이걸 닮나 그래?
지금이야 한국만큼이나 다양하게 한국식당도 많고
동양식품점에 가면 없는 것 없이 온갖 반찬들이 즐비하니
골라 사 먹으면 되는 것을 그땐 간단한 원재료 뿐이었으니
얼마나 이 임금님의 고민이 깊었겠는가 !
말은 이렇게 쉽게하고 있으나 이번주 우짜다가 내가 일주일 먼저
후딱 오는 바람에 오랫만에 마누라 없이 혼자 먹고 살려니까
사먹는 일도 해먹는 것도 그리 쉬운 보통 문제가 아니구나.
역시 나에겐 먹고 사는 일이 이다지도 중요하단 말인가 !
그러나 그런 먹고 사는 일차원적 기본 삶이 그렇게 중요했던 임금님도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제 나이 먹고 모든게 불편한 것 하나 없고,
찾아보니 먹을 것 지천으로 깔린 편한세상에 살면서, 어쩌면 오히려 너무
잘 먹고 풍부해서 탈이라면 탈이다. 그러니 알게 모르게 지금 껏 먹고
사는 일에 왜 이다지도 목숨을 내 걸었던가?
역시 가르침대로 過猶不及이구나 !
댓글목록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스스로 맛있는 게장도 담는 맛도사 이 원표친구가 이 헛소리를 읽고
뭐라 한마디 궁시렁 궁시렁거리는 소리가 나의 귓전을 때리는듯 하구나.
이원표님의 댓글
이원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이고 귀도 밝다 ,
금새 폿데가 나드나 ?
그래도 묵고사는 일차원적 기본삶이 밑에 깔려있는 게
한결 나은 삶이겠지 ....
마눌님 엄신께 영 불편한게 한두가지가 아이제?
그래서 있을때 잘해야 돼는기라 ,ㅋ ㅋ ㅋ
조미료 맛에 혀를 버린 사람이 올매나 많은가
젊은이 들에게 진정한 음식의 맛이 무엇인지
갤카줘야 하는데 한편 생각하면 불쌍키도하고 .....
우리찌리라도 옛맛 잊지 말고 살아야 할낀데
어제 오랬만에 등산 따라같다가 이동락 회장님 덕분에
맛도있고 값도싼 청와대앞 소머리 수육 집에서 포식 했네
금윤아 니도 묵고잡제 ?
항상 건강하고 가내 두루평안 하시길.......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폿대가 나는기 아이고 마음으로 들린다.
그러 엄 ! 일차원적 삶이 중요하다마다.
있을때는 오데 좀 안가나하고 귀찮기만 하던
그 마눌님이 있다가 없으니 영 불편한게 한두가지가 아니네!
그래 니말 마따나 인자 있을 때 잘해야 것따.
아무리 생각해도 공자님도 묵는게 중요한기더라.
앞으론 오데 포식할자리가 있거던
항시 내생각도 해가면서 묵어라이 !
그래 다들 같이 건강하자 !
회장님의 댓글
회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 세대이전의 한국사람은 된장국,마늘과 꼬치가리 잔득넣고 만든 김치등의
반찬에 길들여 져 있어 며칠을 이 음식과 떠나서는 살 수 없는것 같다.
외국 출장 가방속에는 고추장,김치,장아치등이 필수적으로 들어 있어야하고
가까운 일본,중국의 경우
식성이 다소 비슷한데도 2~3일만 지나고 나면
어디 한국 음식점 없나 하고 찿아 다닌다.
임금님은 지금쯤 식성이 얼마나 변했섰는지?
햄버거에 스테이크가 체질화 되셨는지요?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스테이크 체질이 되었냐고예 ?
아직 택도 아닙니더 ! 회장님 !
적어도
하루 한끼는 김치있는
한식나부랭이를 묵어야 사는
확실한 조선사람입니더.
아직도 요모양의 식성으로
수십년간 해외에 산다네.
이건 우짤 수 없는 일인가 봐!
강위생님의 댓글
강위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 식성은 간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
내가 간이식 수술을 받은 이후 식성이 꽤 변한 것 같다고 내과 의사에게 얘기했더니 간이식 수술을 받았던 많은 사람이 그런 얘기를 한다고 말하더라.
나는 풋고추는 싫어하지만 낙지볶음과 같이 고추장 볶은 것은 매울수록 좋아했는 데 수술받은 뒤로는 매운 것을 조금만 먹어도 입안이 얼얼해지고 속이 뒤집히는 느낌을 갖게되었다. 한 번은 낙지비빔밥을 시켜 먹었는데 속이 뒤틀리다가 밥그릇에 토하는 지경이 되어버렸어. 이제 그 좋아하던 낙지볶음을 먹을 수가 없게 되었어. 낙지맛을 그리워해야만 할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전에도 쇠고기로 만든 음식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지금은 쇠고기 음식이 있어도 젓가락이 잘 가지 않는단다. 반대로 유제품은 싫어 했는데 요즘은 싫어하는 편은 아니다.
그러니 간을 교체하지 않은 우리 임금님의 식성이 어디로 갔겠는가?
죽을 때까지 못버리는 거다.
*** 입이 국제적이면 어디를 가도 걱정 없을 것 같다. ***
한 20년쯤전에 한국에 온 미국 의학물리학자와 한식집에 점심을 먹으러 갔다.
나는 한국 음식 중에서 그 양반 입맛에 맞는 것이 없으면 어쩌나 하면서 걱정했는데 그 양반이 된장, 젓갈 등 이것저것 가릴 것 없이 음식을 잘 먹어서 내 걱정을 완전히 날려버리더라. 그래서 내가 그 양반에게 "Your tongue is really international!"라고 말해 주었더니 그 양반 왈 "Right!" 함께 폭소를 터뜨렸지.
그 뒤에 그 양반을 방콕에서 만나서 태국인의 초청을 받아 태국식음식점에서 저녁을 먹을 때 마늘 다진 것이 나오니 태국 사람들에게 건강에 좋으니 먹으라고 권장하더군.
그 양반 입이 국제적이라서 그러려니 했지만 원래 영국 출신이라서 마늘을 싫어할 것이라고 편견을 가졌는데 완전히 예상을 깨버렸어.
입이 국제적인 것도 선천적인 탓이라 내 입이 그렇지 못하다고 한탄한들 어찌하리오.
태어난 복대로 살아야지.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죽했겠는가. 제일 중요한 장기가 하나 변했으니.
인간의 지혜로는 혜량이 않되는 구석도 아직도 많으니까 !
나도,기본식성이야 어디 갔겠냐만 알게 모르게 많이 변했음을 느낀다네.
좋아 하지 않던 밀가루 음식도 이젠 제법 좋아하게 됐고
고기도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한창때의 반의 반으로 줄었고
맵고 짜운 것도 그 강도도 많이 줄었음을 느낀다네.
그러나 이젠 먹는데 너무 신경쓸 일이 아닌 것 같아.
밥상에 차례진 가정의 평범한 식단에서도
입에 땡긴다고 요거다하고 너무 과식말고
편식없이 고루고루 조금씩만 잘 섭취하면
우리 몸이 잘 알아서 해 주기를 바라는 수 밖에.
그러나 강교수 자넨 오죽 잘 알아서 하겠지만
귀찮더라도 남다른 식단에 신경을 더 써 주기 바라네.
눈 나쁜 사람 안경하나 더 걸친다는 기분으로 말일세.
사실 살아 있는 한 건강 그 이상 중요한 게 없으니까!
서성환님의 댓글
서성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하루 한끼만 묵고 살수잇시몬
올매나 편하고 조컷노
오늘은 피자로 하루 떼우고
내일는 함박으로 넘어가고
나는 김치 안묵고도
한 달은 살 것든데
원 아메리칸체질 인갑제?
사는 날까지 부라보 K-Y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특허 하나 내라.
그리 큰 것도 필요없고
오늘 아침에는 콩알만한 핏자환약
내일은 함박환약 한알 먹으면
하루식사는 그것으로 끝.
이러면 혓바닥은 심심해서 몬산다.
오죽하면 먹물좀 든 양반도
食道 樂이라 않쿠더나.
그러니 먹는것 소홀말고
아무 소리 말고
잘묵고 잘 살아야 한다.
그것도 건강하고
오래오래 !
그라고 자네 식성이 서양식이면
자네 조상이 이 아메리카 어느구석에
계신지 내 함 알아보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