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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헛소리(16) - 낙엽을 치우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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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8-11-07 01:41 조회4,719회 댓글1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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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내 좋아서 산다지만, 아파트나 타운하우스에 살면 마냥 편할 것을 하필 뒷마당<?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에 잎많은 나무숲에 면한집에 살면서 왜 이토록 사서 고생한단 말인가! 가뜩이나 비가

오나 ,눈이 오나,바람 부나,년중내내 잔디 깎기, 화단관리, 울타리 관리,물받침 청소,

뜰안정리,눈치우기 등등 시시콜콜 걱정되는 것이 뭇집안 잡일들 인데 여기에 보태지는

중요한 年例 낙엽치우기까지 과연 이러한 짓거리들 이 황금 같은 주말에 이 임금님

 개인시간을 투자해 가면서 매달릴만한 가치있는 일이던가?

 

어김없이 올해도 아름답게 잘 마감해 가던 우리집 단풍축제를 시샘이라도 하듯 지난 주말

 왼종일 바람을 동반한 세찬 빗줄기가 나를 알아 달라는 듯 반 이상의 나뭇잎들을 더 이상

 나무몸에 못 붙어있게 세차게 흔들어 놓고 어딘가 또 살짝 숨어 있는 듯 하다. 그렇지

 않아도 시월한달 내내 가지에서 아쉬운 듯 서서히 떨어 지는 나뭇잎을 더 이상 미련두지

 말라며 사정없이 마구 흔들어, 그 가엾은 낙엽들 을 바라 보면서 나도 그 흔해 빠진 상념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인생은 그런 거라면서

아니지, 葉生 너도 그런거라면서

태어날 때가 있으면 죽을 때도 있는 것이고

여름 한철의 매미의 노래향연속에서 푸르름을 뽐낸 부귀가 있으면

가을 낙엽처럼 좌절의 추락도 경험할 있는 것이라고 

이렇게 아름답게 붉게 물든 훈장도 아무라도 있는 아니라는 등의

그런 하찮은 잡상념들을-----.

 

떨어지는 낙엽을 바라보면서 씨잘데없는 생각에 빠질 밖에 없는 것이  

어디   헛소리 필자 혼자만이 가지고 있는 사치스런 사색의 유희는 아니리라.

 

보라, 천재詩人 淸河 高義錫도 떨어지는 나뭇잎이 흘리고 간

소리없는 아우성마져 서정짙은 그의 詩語로 이렇게 노래하지 않나 !

 

떨어지는 나뭇잎을 보고

 

생명은 아름답고 숨만 붙어 있어도

이 세상이 좋다고 소리치고

아무리 바동거려도 그 생명 다할 때는 

땅속으로 스며든다고 아우성치며

내게 이승의 끝에서 낙엽 한장으로 떨어져

땅바닥에 누울 날을 잊지 말라고 한다 .

 

그러면서 그는 또

 

갈바람에 우수수 떨어지는 나뭇잎이 내 생명의 

나무에서 날마다 조금씩 삭아드는 귀한 시간의 조각들을

가슴으로 꼭 껴안고 화살처럼 지나가는 세월의 머리를

날마다 쓰다 듬으며 아무도 모르는 다음 세상으로 

웃는 얼굴로 가라며 고래고래 소리 지른다. 

 

낙엽들이 내게라는 그의 詩에서 …….

 

요즘 매일 바깥이 소란스러워 내다보면 집집마다 잔디인부들이 낙엽을 치우느라 부산한

모습이다. 대부분 강력한 불로어로 낙엽들을 한곳에 불어 모우면서 집앞 길가로 밀어내고

 있다. 우리 골목은 대부분 인부가 치우고 우리집을 포함한 일부만 집주인이 직접 치우는

  올해에는 나는 문명의 이기라는 불로어가 고장 나서  어쩔 없이 원시적 수작업을

 해야만 했다.  갈구리를 동원해서 한참을 쓸어내야  깊게 쌓인 낙엽을 치우고 비에 젖은

 땅을 있을 정도였으니 상당히 많은 양의 낙엽이 지난 몇일 비처럼 많이 내려 땅바닥

  쌓여 있었던 것이다.

 

쓸어낸 낙엽을 집앞의 길가에 주우욱 길게 모아 놓고 보니 불을 한번 붙여 보고싶은

유혹이 일어난다. 굳이 효석의 낙엽을 태우면서를 원용하지 않더라도 낙엽 태우는

 냄새가 아련히 기억속에서 살아났기 때문이리라.  황갈색 노을이 어스름히 적셔 오던

 어느 가을날  온통 낙엽태우는 연기로 가득 찼었던 젊은 어느 시절  우리 모두 들은

 집으로 학교로 들로 산으로 고만고만한 수준으로 살아 가던 때였지만 낙엽태운  낭만과

추억 만큼은 넘치게 아름답던 시기로 다시 살아 나고 싶은 것이다.  그러나 이젠 참아야

 한다 . 불장난을!  끝내 또다시 태워볼 기회가 오지 않더라도-----.

 

어느덧 오늘의 낙엽치우기는 끝나가고 한나절의 나의 노동을 결산해 본다. 오늘 쓸어모은

 낙엽도 상당한 양이었지만 아직도 두어번 정도를 해야 올해가 간다. 이집에서

이렇게 하기를 벌써 20수년, 노동이라기보다 운동한다는 미명아래 해온 세월들, 올해도

 예외없이 제법 쌀쌀한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자그마한 노동의 댓가였는지 근육들의

 팽팽한 긴장감과 건강한 시장기를 느끼게 해준다. 일하는 사람들만이 느낄 있는

 아름다운 노동의 자극이 아닌가 자위해 보면서-------.

 

오후가 들어서면서 어느덧 시샘바람이 다시 불기 시작한다. 버티고 버텨 본들

결국 떨어지고 마는 생명줄에 붙잡고 있던 나머지  잎새군들은 다시 흩날리며 떨어지기 시작하고 , 조금전의 아끼지 않은 나의 수고를 무색케 만큼 다시 마당을 그들만의 색으로 덮어가기 시작한다.  이미 무의식의 경지까지 다다른 나의 갈구리질의 유혹이 다시 자리들을 쓸어 내려고 하지만 이내 마음을 정리한다.

 

 어차피 인생은 그렇게 사는 건데………” 

 어차피 완성을 이루기까지 몇십, 몇백번의 반복이 필요한건데……. “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인 것을 어찌 모르고 살았겠는가. 

 

다음주에 쓸어내면 것을-----.

그래야 낙엽도 멋모르고 땅바닥에 누운김에 

한주 고래고래 소리 질러볼 아닌가 !

댓글목록

이원표님의 댓글

이원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집에서  바스락 거리는  낙옆을 발고  사니얼마나 좋을고  이가을에 낙옆 태우는 냄새 도 조치  그냥떨어지는데로  몇주 두었다가  치워도  운치가  있을거  같기도한데  어떨까 몰겄다  나도  낼  낙옆보러  잔차타고  도봉산이라도  가야것다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우선 위 사진은 우리집이 아니다만
낙엽 깔린 가을의 상념이나 운치를 위해 그냥  좀 두고 싶어도
이 낙엽이 썩으면 풀같은 잔디같지 않은 잔디가 죽고
바람에 휘날려서 날라가면  옆집에서 불평이며
또 법으로 제때에 깨끗하게 청소해야 한다네.
이보게 원박 잔차타고 도봉산에 갔다가 내려오면서 우리집으로 오이라.
낙엽깔고 앉아 누구말마따나 한띠비하자. 안주도 삼삼한거로 준비해 놀깨!

서성환님의 댓글

서성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가을이 깊어가니 k-y 도
 약간 센치해지셨네

나도 어제
도저히 제 구실을 못하는
어금니를 두개나 뽑고나서
어찌할 수없는 지난세월을

부질없는 줄 알면서도
낚엽을 씰어모으듯
긁어 담아본다.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어금니 두개나 없는 서대감도 와라,
원박도 도봉산 갔다가 바로 오라했으니까 올끼다.
같이 낙엽 깔고 앉아 한띠비하자 !
그래서 울부짖는 낙엽소리도
같이 함 들어보모 우떠까 !

서성환님의 댓글

서성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이빨 뽑은 사람보고
한 띄비하라카몬
죽어라쿠는기나 마찬가지다.

보더라번 안주나 때리면서
낙엽파티나 같이 해보자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이빨은 나도 또 한가닥하니까
내가 다 배려해 줄테니 걱정마라.
그라고 며칠 지나면 고마 괘한다.
걱정말고 한 띠비 해보자.

표영현님의 댓글

표영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똑같은 태양도 아침에 뜨는 태양과 석양에 지는 해는 기분이 다른데 여름의 녹음과 가을의 단풍과 낙엽을 보는
 감정이 다르지 않는 것이 어찌 정상이 오리까?
 떨어진 낙엽을 쓸면서 아름다운 추억과 회한을 꺼내어 우정의 가교를 만드는 벗이 고맙소 미국 단풍도 고향 단풍과 닮은 점이 많아 낯 설지 않구려!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사는곳이 무슨 문제던가.
앳띤 사춘기를 같이 공유한 소중한 벗이 아니던가. 
이제사 겨우 철들어 추억과 회한을 공유하는 친구가 있음을 알고
이 가을을 같이 애닲히 노래해보고 싶구나.
그리고 오늘도 내일도 또 떠오르는
태양이 있음을 같이 노래해보세나.

회장님의 댓글

회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지난번 봉화의 가을나드리때 단풍 구경하고
문원장이 만든 포토 쑈에서도 단풍 구경하고나니
청하의 시 임금님의 수필이 낙엽에 대한 정의를
확실히 하여 주시네
葉生도 葉生나름이니까
이왕이면 주목잎처럼 오래 오래'''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葉生도 葉生나름이라........
아마도 그렇겠지 !
소나무도  갈비가 있듯이
주목도 우리가 알게 모르게
입사귀 갈이가 않 있겠나?
다 때되면
않떨어질라캐도
비실비실한 걸 알고
바람 그놈들이 와서 흔들고........

김대규님의 댓글

김대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보는 낙옆은 좋으나
치우는 낙엽은 참 힘들겠다.
그래도 낙엽과 같이 지내는
금윤이는 참 좋겠다.
수고했다.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어제 또 좀 쳤더니 온몸이 쑤신다.
이제 이것도 체력이 않바쳐주는구나.
그래도 치고 또 치고
힘 닿을때까지 할려고한다.
이 낙엽놈들  다시 만날려면
또 일년을 기달려야하니
쉬엄쉬엄 칠려고 한다.

문형기님의 댓글

문형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읽는데 한참 걸렸다.
행간을 읽고 읽고 ...
몇 줄을 읽고 나면
아가야 우는 소리가 진료실에서 ..
요즘은 날씨가 싸늘해 지니
환자가 갑자기 늘었다.
임금이 낙엽에 지치듯
나도 지친다...

낙엽이야 쉬엄쉬엄 치우면 누가 뭐라나
땅기운이 나무에도 풀에도 미치지만 그 정도는 아니라도
아주 미소한 힘이 직립하는 인간에게도
미치겠지
그 땅힘이
오늘을 지탱하는 힘이 된다는 걸 아나?
금윤아
보약보다 좋은 환경이 부럽네
낙엽이 땅으로 가고 또 떨켜가 남은 자리엔
어김없이 또 싹이 오겠지
신비한 자연의 힘이 임금님 옥체에
덤뿍~~하길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씰데없는 헛소리나 어지럽게 난무하는 이사랑방에
오랫만에 바쁜 형기가 찾아와 주었는데 대접할게 별로없구나.
그래도 따뜻한 차한잔 올리고 군불도 땔테니 이 사랑방에 가끔씩 놀러와라.
매해 이노무 낙옆치우기같은 이 헛소리도 매번 반복하는게 삶이 아닌가 하네
괜히 읽어 내려온다고 수고나 시키는 별것도 없는 이 헛소리한마당에
친구들 찾아와 주고 그리고 댓글 달아 격려해주니 결코 나쁘지 않다.
좋은세상 만나 하마트면 잊어 먹을뻔했던 문천재를 이렇게라도 재회하니
난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구나. 떨어진 낙엽위에 묵은 친구들이
오버랩되는 계절이다.
모쪼록 건강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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