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견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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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수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5-03-09 01:07 조회6,584회 댓글1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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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몇일전 김석호님의 페이스북에서 문견록 10권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이 문견록은 석호님의 춘부장께서 70년대 후반부터 80년대 전반에걸쳐 쓰신 한시 서간문
기행문 등을 한문으로 기록한 것입니다
혼자 보기가 아까워 김석호님의 동의도 없이 몇편 소개합니다
한문서신(발신)
光陰如矢 聲息久阻 不勝舊誼 玆以楮墨 暫通(耳)謹 未審菖(辰) 貴體度安康 大小各宅均安否 遠(煩)且祝 宗弟已逾稀年 無爲徒食之物 近日 隨於次兒 於焉留京 已過數三歲也 身雖在客裡 夢常遊舊里 常思古友不已也 間或還本第之日 暫逢磻石宗人 問答 宗兄之安否則 心身灑落無比矣 他鄕見古人 古今喜同 或有上京之日 一次枉臨于鄙舍則 感謝無邊欣喜萬千耳 서울南山公園 我國有名之地 兼有國立中央圖書館 各種新舊圖書勿論 東西各國圖書無漏具備 國內遠近老少文章士女 常時滿館如雲矣 人生今世實覽之大書館也 一到此館兄意如何 弟 本曾遠於孔孟之經書 卽 近於神農之耕耘者 無學菲才 謹以拙詩一首題示 一笑勿咎而訂正回示切望切望耳 餘追後不備
己未 陰 五月 十九日 宗弟 壽潤 謹拜
忽憶宗兄德厚綿 欲知聲息此詩傳 水長路遠隔千里 日久月深逾卄年
相別相思相面願 同根同姓同枝緣 綠陰芳草佳麗節 携手論情待一筵
세월이 나는 화살같이 빨라서 소식을 전하지 못한지가 오래 되었습니다.
옛정을 이기지 못하여 이제 붓을 들어 편지를 써 보냅니다.
삼가 창진을 살피지 못했습니다.
귀체 편안하고 건강하시며 집안의 대소각댁도 두루 잘 지내시는지요.
저는 이미 칠순을 넘겨서 별로 하는 일도 없이 잘 지냅니다.
근년에 둘째 아들을 따라 서울로 올라왔는데 서울에 머물러 지낸지가
벌써 삼년이 지났습니다.
몸은 비록 객지에 있으나 늘 시골 마을에서 놀던 꿈을 꾸며 옛 친구를
끊임없이 항상 생각합니다.
간혹 시골 고향집에 다니러 갔을 때 반석마을의 집안 친척을 잠시 만나
종형의 안부를 묻고 대답을 들었을 때 비할 데 없이 마음이 기뻤습니다.
타향에서 고향 사람을 만나면 예나 지금이나 기쁜 일인데 혹시 서울
올라올 일이 있으면 누추하나마 우리집에 한 번 오시면 감사하겠으며
대단히 반갑고 즐거운 일이겠습니다.
서울 남산공원은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곳인데 또한 국립중앙도서관이
있습니다. 국립중앙도서관에는 각종 신구도서는 물론 동서양 각국의 책을
빠짐없이 갖추고 있어서 우리나라 원근각지에서 노소 문장 사녀들이 항상
모이며 만원을 이룹니다.
지금 세상에서만 볼 수 있는 실로 큰 도서관이므로 한번 와보시는 것이 좋겠는데 종형의 뜻은 어떠하신지요.
저는 일찍이 공맹의 좋은 글은 읽지를 못했고 그저 농사만 짓고 살아 왔기에 배운 것도 없고 재주도 없습니다.
그런데도 삼가 잘 짓지도 못하는 시를 한 수 지어 보내오니 웃으면서 한번 보시고 나무라지 마시기 바라며 정정하여 다시 보내 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나머지는 추후에 전하기로하고 이만 줄입니다.
기미 오월 십구일 종제 수윤 근배
홀연히 종형을 생각하니 두터운 덕이 면면히 이어졌으니
소식을 듣고 싶어 이 편지를 보냅니다.
물이 멀고 길도 멀어 천리나 떨어져 있으며
세월은 유구하여 벌써 이십년이 지났습니다.
서로 떨어져서 서로 생각하며 서로 만나기를 바라며
한 뿌리에서 난 김해김씨 인연입니다.
녹음방초가 좋은 아름다운 계절에
한 자리에 앉아서 손을 잡고 정을 논하기를 바랍니다.
한문서신(수신)
居在一省之內問其地則纔爲一舍之遠而落落如涯角不相見面者二十有餘禗微仁明愛予至意何能如是記念遠賜手墨幷瓊琚慰此孤陋哉且感且喜不知所以爲謝承謂比年留在漢京漢京吾韓首都也其新進物色奚獨南山而已哉囑目所在者無非可驚可異而前年有幾番上京緣於悤遽不得周覽諸處至今追思依俙如夢境未死之前雖欲續前年未盡之緣顧衰力難强且復神昏耳聾不可猝然登程而心焉則甚願矣弟竢神氣梢蘇欲爲訪在京知舊然亦未必其果能否也惠詩佳作而顧其間似有一二未穩字故畧爲加刪以塞勤囑亦未必得其宜也和詩思短義拙不成句法一覽覆甁如何末涯面晤時惠德音旅履自重不宣 밑줄친자 (微 또는 徽)
己未 六月 五日 族從 相箕 拜謝
한 고을(하동)에 살면서도 그곳(성평마을)을 물었더니 여기서 겨우 삼십리
안팎의 거리인데도 여기는 궁벽한 곳이라 (내왕을 자주 못하여) 서로 만나
본지가 벌써 이십년이나 된 것 같습니다.
별로 덕망도 없는 저를 이같이 지극한 마음으로 대해 주시니 감사할 뿐입니다. 더구나 먼 곳에서 편지와 더불어 기념으로 아름다운 선물까지 보내셔서 이 고루한 사람을 위로해주시니 이 감사함과 이 기쁨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어서 말씀드릴 것은 근년에 들에 종형께선 서울에 머무신다는데 서울은 우리 대한민국의 수도가 아니겠습니까 그 신진물색이야 어찌 비단 남산공원쪽 뿐이겠습니까. 눈에 보이는 모두가 놀랍고 기이하지 않은 것이 없을 것 같습니다.
저도 전년에 몇 번 서울에 올라 갈 기회가 있었습니다마는 여러 가지 바쁜 일이 있어서 두루 각 곳을 둘러보지는 못했습니다.
지금 되짚어 생각하니 꿈속인양 희미할 뿐입니다.
아직 죽기 전에 전년에 미진했던 일을 다시 한번 이어서 이루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러나 돌아보면 체력적으로 쇠약한데다 더구나 정신이 혼미하고
귀까지 어두워서 갑자기 상경하기엔 어렵겠지만 마음속 미련은 버리지 못합니다. 정신과 기력이 회복되기를 기다렸다가 서울 사는 옛친구를 찾고 싶으나 그 역시 가능할 지 확신을 못합니다.
보내주신 한시는 좋은 작품입니다. 다만 자세히 보면 한두군데 온전치 못한
자구가 있기에 약간 수정하여 부탁받은 뜻에 답하고자 하나, 이 역시 꼭
마땅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화답으로 시를 썼습니다마는 시의 생각이 짧고 뜻이 졸렬하여 자구법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으니 한번 보시고 덮어버리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끝으로 다음 만날 때 좋은 말씀 주시고 객지에서 자중하시길 바라며 이만
줄입니다.
每億吾宗德厚緜 欲知聲息小詩傳 眺望古里隔千里 徵逐友朋逾卄年
久別豈無一面願 相思尤切同根緣 綠陰芳草佳麗節 携手論情待此筵
매번 종형을 생각하니 두터운 덕이 면면히 이어졌으니
소식을 듣고 싶어 이 편지를 보냅니다.
멀리 고향을 바라보니 천리나 떨어져 있는데
정다운 벗을 만나본지가 벌써 이십년이 지났습니다.
이별이 길어졌으니 어찌 한번 보고 싶지 않으리오
한 뿌리에서 난 인연으로 생각이 더욱 절절합니다.
녹음방초가 좋은 아름다운 계절에
한 자리에 앉아서 손을 잡고 정을 논하기를 바랍니다.
窮山閉戶雨緜緜 一紙淸詞遠寄傳 老去相依知幾日 翻思離濶已多年
全忘世俗眞無累 祗有林泉好結緣 聞道南山風景切 何時膏秣與同筵
궁벽한 산골마을 지게문 닫으니 비만 주룩주룩
맑은 시 한수 적어 멀리 부쳐 보냅니다.
늘그막에 서로 의지함이 몇일이나 될지 알 수 있으리오
돌이켜 생각하니 헤어져 못 만난 지 이미 수십년이라오
오로지 세속을 잊으니 아무런 근심 없고
삼가 산림에 은거하는 좋은 인연 맺었다오
듣자하니 남산 풍경 비할 데 없다는데
어느 때 하찮은 푸성귀음식이라도 먹으며 함께 자리하리오.
慶州佛國寺 聞於釜山遊客前 7권 25
小少旣聞佛國名 소시적에 이미 불국사 이름은 들었는데
登臨此日不勝情 오늘 불국사에 가니 그 정을 이기지 못한다.
群山無語前朝史 많은 산들은 전조의 역사에 대하여 말이 없고
流水有情古國聲 흐르는 물은 정이 있어 옛 신라의 소리가 들린다.
半月城邊春草含 반월성 주변 봄풀은 꽃을 피우고
瞻星臺上夜雲明 첨성대 위의 밤하늘엔 구름이 밝구나
只今四海風塵定 지금 이세상의 속된 일들이 평안하니
古疊松蔭臥戌兵 우거진 소나무 그늘에는 경비병이 누워 쉬는구나.
소소기문불국명 등림차일불승정 군산무어전조사 유수유정고국성
반월성변춘초함 첨성대상야운명 지금사해풍진정 고첩송음와술병
水原訪花隨柳亭詩會 明齋 作 8권 70
己未陽十月二十日
携手登亭意自寬 손잡고 정자에 오르니 뜻이 저절로 너그러워져
更逢高士我心歡 높은 선비를 다시 만나니 내 마음이 즐겁구나
三盃飮酒稱神藥 석잔 술을 마시면서 신선의 약이라 일컫고
四野黃禾勝牧丹 사방 들판의 누런 벼가 목단보다 낫구나
舊學詩文眞寶玉 옛 학문과 시문이 참으로 보배로운 옥이고
今看老少潔衣冠 지금 보니 노소간에 옷차림이 깨끗하네
世人若問仙遊味 만일 세상 사람들이 신선놀음 재미가 어떠냐고하면
一日淸閑是不亂 하루를 청아하게 보내는 것이 어지럽지 아니함이라하리
휴수등정의자관 갱봉고사아심환 삼배음주칭신약 사야황화승목단
구학시문진보옥 금간노소결의관 세인약문선유미 일일청한시불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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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길님의 댓글
정영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석호친구의 춘부장님의 학식은 믈론, 수권친구의 노력에 고마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