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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 헛소리(9)--- 캐수기 영감님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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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8-09-10 00:37 조회5,065회 댓글1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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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곳에서 오랜기간 장사를 하다보니 동네의 대소 역사는 물론이고  고객과의

 개인사와 희노애락도 기억속에 주름살 만큼이나 많이 쌓여진다.처음 사업을

 시작할때 이곳이 백인 중상층 동네라는 것만 알았을뿐 어떤 역사가  숨쉬고 있고

어떤 종족분포 비율로 구성되어 있는지도 몰랐는데  알고보니 이곳이 눈물

 겹고 애닲은 레나피족 인디안의 역사가  살아 숨쉬고 있었고  한국전 참전용사

 타운이 한쪽에 자리잡고 있는 것도 나중에사 알게 되었다.

 

처음 가게를 시작하고 얼마  지나서 하루는 70 노인 한분이 들어오더니

Are you a Korean ? 하길래 그렇다니까 오른손을 위로 반갑게 흔들면서

 

      ---!  ---수기! “

 

라고 인사하는 것이 아닌가. 캐수기, 캐수기 ,캐수기라 몇번 중얼거려 봐도

도무지 그 뜻을 모르겠기에, 물어보니 반갑다는 한국말 아니냐는 것이다.

아이쿠야! 얼핏 떠오르는생각에 누가 욕설을 엉터리로 가르쳐줬구나 생각이

들어 “You mean 개새끼?” 아니냐니까 아마 그런지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속으로 제대로 가르쳐 줘야지 이게 무슨 날벼락이란 말인가하고 난감해서

차마 어디서부터 제대로 설명해주기 민망해서 얼른 딴얘기로 돌려 버렸다.

배울려면 제대로 배워야지 어슬픈 지식이 얼마나 위험한 건지 양반들이

알기나 하는 건지 모를 일이다.

 

도미초기 이곳의 “TWO GUYS”라는 대형 활인매장을 보곤 GUY라는 단어가 녀석,

  등등 점잖지 못한 단어라는 정도를 알고 두녀석혹은 두놈들이라는 뜻의

 백화점이겠지하고  짜슥들! 하고 중얼거렸는데 살다보니 그게 아니었다.

실제는 GUY가 사람, , 양반 어르신등 존칭의 뜻도 있다는 살면서 알았다.

또 상대방을 지칭할 때 어른 없이 사용한다는 것도 나중에 알게되었다. 

자식들이 부모님을 지칭할 때도 ,고위 공직자,  교수들 끼리도 ,심지어 여자들끼리도

YOU GUYS들이 어떻다 식으로 도대체가 나의 알량한 사전식 단어지식으론 

이해하기엔 택도 없었고 함부러 양말(?) 아는체 하는게 아니었다.

 

언어라는게 쓰임새 따라 다른 감정이 녹아 들어가는 건데 이렇게 어려운

 외국어를 영감님은  그것도 저것도 아니고  나를 캐수기 지칭한 것이다.

 

그러나 영감님은 내가 한국사람이라는 알고 , 반가와서 6.25참전용사로

소위 Say Hello! 하러 것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목숨과 청춘을 바친  그한국전

참전이 그토록 뇌리에 깊이 각인되어 있었던 한국얘기가 나오자마자  끝없이

 전쟁얘기가 술술 나오길래 오늘은 바빠서 다음에 듣겠노라고 했다.

 

내가 한국사람이라는 것이 촌동네에 점점 소문이 나서 한국전 참전노인들이 

가끔씩 찾아와서 하이,캐수기하면서 들어와선 어떤 영감님은 강원도의  어느

산악전투 얘기. 어떤분은  인천 상륙작전부터 원산까지 밀고 올라갔다가 중공군에

 밀려 내려온 얘기등등 한번 풀린 이야기 보따리는 끝도없이 이어져,들어 주는것만

 해도 상당한 인내가 필요한 것이었다. 머리속에 온통 한국전만 기억하고 살고

있는 하고픈 얘기가 어떻게 그렇게 많은지 들어주기만 해도 적선일 같아

때때로 일을 뒤로하고 맞장구 쳐주며 들어주기도 했다.

 

! 하고픈 얘기가 뇌리에 저렇게 많았던가.!

그냥 들어주기만 해도 저렇게 좋아하는 것을!

어느 누가 무엇때문에 저토록 선량한 저분들을

사지에서의 한많은 추억을 저렇게 오랫동안 간직하게 했던가?

 

그러나 그들의 진지한 모습으로 봐서 겁도 없는 앳띤 십대후반 혹은 이십대 초반

 으로 한국전에 참여했을 법한 참전용사라는 것이 그렇게 자랑스러울수가 없는

  만감이 교차하면서 때론 목이 메이기도 하고  전사한 전우얘기를 할때는 눈물

글썽글썽하여 나도 모르게 같이 글성거리게도 되었다. 당시 인구 5000명도

 되는 소도시에 상이용사는 제외하고라도 죽은자만 20수명 이상이라 하니 여늬

 동네와 마찬가지로 한국전에서 몇집건너 한집에 한명씩은 죽은 셈이다.

 

그들과 조우할때면 마치 나의 못으로

고생을 시킨 같아 내가 미안하기도 했다.

 

이제 가끔씩 찾아오던 노인들도 대부분  노환으로 거의 돌아가시고

남은 일부는 요양원에서 노후를 힘겹게 보내기도 하고 일부는 따뜻한

후로라다로 떠나며 점점 줄어 들더니 금년에는 한분도 찾아오시지 않는다.

 

세월은 한시를 가만두고 있지 않으니 이제는  반갑다고 지껄이는

엉터리 한국말  하이!캐수기 K-Y !” 하고 들어오는 인사 마져도 그립다.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되먹지 못한 먹물들이 미국참전이 옳으니 그르니 

우리의 국익만을 위했겠냐는둥 서푼어치 않되는 논리들로 거품을 품지만

죽음 앞에선 함부러 씨부리는 것이 아니거늘, 남의 나라를 위해 목숨바쳐

싸워준 그분들을 홀대하면 사람의 얼굴을 둘러쓴 인간도 아닐 것이다.

 

몇번이나 캐수기 반갑다는 뜻이 아니라는 설명해 줄까 말까 고민하다가

어영부영 미루다 보니 그만 기회를 놓치고 한분두분 돌아가신 같아 참으로

 안타갑다. 차라리 엄청시리 반갑다는 뜻이라고 설명을 해줄 걸 그랬나? ……

 

돌이켜 보니 내가 잠시 " 캐수기" 이면 어떤가?

진심은  반가워 죽겠다 . 친구여!” 인데.

내뱉는 말 한마디에 일희일비할 것이 아니라

전하고자 하는 본심이 중요한 것을……….

 

추석의 길목과  그리움의 9월이라 그런지

지금은 나를 감히 캐수기라 불렀던

용사 영감님들마저도  그립구나 !

댓글목록

박진원님의 댓글

박진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임금님께서 재미있는 헛소리가 아닌 참소리를 올려주시니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 - - -
내가 잠깐 머물렀던 West Hartford 의 군청사(county hall 이던가?) 앞에 국기계양대가 있었고 그 아래에는
6.25 참전용사로 전사한 명단이 빼곡히 적혀있었다네, 나는 그 앞에서 한참을 서서 생각해보았지.
이번 학기에도 나는 "미국문학 작품감상"이라는 과목을 개설하여 가르치고 있는데,
사전에 엄포를 놓는다. 촛불시위를 하고 미국이 싫은 사람은 아예 나의 강의를 듣지말라고.
우리세대는 너무 강한 반공교육을 받았는지 모르지만, 요즘 세대는 너무 강한 좌파이론에 빠져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것 같으이. 
그리고 몇년 전에 로마에 갔을 때, 한국에서 노동자로 살다가 왔다는 이탈리아 사람이 우리에게 다가와서는,
"야 임마, 이름대봐" 라고 말하면서 그 말이 실례가 되는 말인지도 모르고 계속하였다네. 우리는 모두 무언가 크게 잘못되었음을 느꼈다네. 세계 어디를 다녀보아도 욕설을 인사로 가르치는 민족은 없었는데....
- - - -
전하 ! 언젠가 한번 알현하겠사옵니다 그간 옥체를 보존하십시오.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박진원이 중학 1학년 1반 임금윤과 한 반이었던 것을 기억하시는가?
쪼깨는 임금윤이 씨잘대 없이 책걸상 헤집고 까불고 썰칠때에도
키큰 박진원은 항상 조용하면서 허공을 응시하며 뭔가를 골똘히 생각하더니만
결국 쉽지 않은 학문의 분야로 영문학자의 길을 걷고 있었구나.
같은 교육을 받고, 그동안 살아온 길은 달라도 대체로 생각은 비슷하였구나.
우리시대의 올바른 사고로 무장된 자네같은 사람이 강단에 있으니 다행이구나.
집밖을 나서보면 나를 생각하고 돌아보게 만드는 것이 지천이네.
그래 한번 만나서 얼마나 변했는지 한번 보세나.

회장님의 댓글

회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주위에 등불이 하나 둘 꺼져가고
따갑게 짖어대던 매미마져 잠이들었는지
아무도 주위에 없는 적막한 이밤에
차라리 잊고 잠이라도 폭 자버렸으며 좋을텐데
늙어지니 자고싶은 잠도 없어지고
혼자  중얼거리는 가슴깊이 쌓힌 이야기를
하소연하고 싶은데
주위에 아무도 없어니''''
누가 성큼 다가와
그냥 들어 주기만 해도 좋을 걸
맞장구까지 쳐주면 얼마나 더 좋을까"
어느 노인의 수필집에서 본 글인데
임금님 글을 보니 생각나서 적어봅니다.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책을 읽어도 이런 대목이
뇌리에 감동으로 남는걸보니
우리가 확실히 늙어가는갑다.
그래 이것이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길일 것이니
이가을에 넉넉한 그리움을 쌓아보세.
추석 잘 보내세.

회장님의 댓글

회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임금님께서는 추석을 어떻게 보내시는지?
제사는 어떻게 모시고?
아뭇튼 객지에서 가족과 함께 추석 잘 보내이소.

김대규님의 댓글

김대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 임금님에게 "캐수기"라니
고얀놈들 같으니...
그러나 용서해주자.
아니 고맙게 생각하자.

그말을 가르쳐준 사람을
의심하지 않고 배우지 않았겠나.
우리 한국 사람들 중에는
그렇게 생각 없는 사람들이
간혹 있다.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저놈 고얀 놈 같아서
당장 펄펄 뛸것 같애도 
조용히 가만히 생각해보면
고맙지 않은 사람 없는것 같다.
문제는
뭘 잘잘못하고 있는지
끝내 느낌이 없는사람
니말 마따나
간혹있는게 안타갑다.

김해영님의 댓글

김해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리움"은 그림처럼 아름다운 것,
전.후.좌.우. 색채에 다라 그리움도 변해가는 것,
임금님의 따사한 마음이 참 아름답습니다.
미국 캐수기 노인들도,한 분 두분 떠나시고
우리동네 캐수기(반가울 때 흔히 야 이놈아,이게얼마만인가로 표현)노인들도
한분 두분 떠나가시고,
동서양 이분들 모두는 "우리의 지금'을 있게 하여준 분들인데,,,
어찌  그립지 않으리오
넉넉한 가을 잘 만드시고 좋은 날만 가지시기를,,,,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그래, 그리움도 아름다운것.
비단결같은 해영의 마음위에
알맞게 익은 나이와 이 계절이
만물을 그리움으로 채색하게하나봐.
언제나 진한 감동으로 다가오니 말이네.
캐수기마져 그립게하는 이 가을에
좋은 시간 가지기를......

서성환님의 댓글

서성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 쪽 영감님들 지대로 배우셨네

정확히 사십 몇 년만에 만난
중딩때 같이 뽈 차던 칭구가
보자마자 내 머리를 갈기며

 야 이 캐수기!
 아직 안죽고  살았네
 우째 이리 반갑노

이 칭구는 현재 고교
교감선생님이시다.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그 친구는 그리해도
서 대감은 그라지 마라.
아직도 심이 펄펄한 모양이던데
말짱한 친구들 대갈님 깨질라!
그래도 우리 불알친구나
토종 겡상도 머슴마들은
반갑다꼬 한번씩
쥐박아도
괘한겠지!.

이원표님의 댓글

이원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  금윤이도  나이를  묵는 가베 .
이런생각을  하는거  보니  우짤수 엄는갑다.
우리도  오랫만에  만나는  친한 칭구 찌리는
첫마디가  ,  아이고  더런넘 쌍판떼기 존네 !,
 아님 ,  쌔가빠져  디질넘  우째이리오랬만이고  아이고  숭악해라 ,
꼭  뒷말은  ,  별일엄째 ?  .....  아이가 !!!!!!
먼 타국땅에서  눈시울 적시며  얘기들어주는것이 
바로 애국자  아이가 .  화이팅이다  K-Y
담에  혹 오시면  손이라도  잡고  반가운인사  증말 고마웠다고  하면  좋으련만 .......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잔차 타고 다니시는 분이나
헛소리나 하고 댕기는 놈이나
늙기는 매 한가지로 늙는 갑따!
그래도
눈물과
감동과
그리움이 있다는 건
우리가 살아 있다는 증거아니겠는가.
그 표현이야
욕을 하든지
쥐어 박든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무신 과찬의 말씀을 ......
차약사야말로 전빵에 앉아
약만 팔고 있는 줄 알았더니
1438 친구들 사랑방 중계소역활에
틈틈히 맛뵈기로 선보이는
죽하의 창작 詩가
살아 있더구나!

이동근님의 댓글

이동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그래, 미국 친구야
말과 소리을 구별할 줄 알면
캐시기에서 참전용사의 애환과 환희를 알아차릴 수있고
가을 바람소리에서 옛 애인의 숨소리를 느낄 수 있고
임금님의 헛소리에서 이민 초기 낯설고 물선 이국생활을 짐작하게 되네
내년 초봄이면 임금님의 수필집이 베스트 셀러가 되겠군요
건강하세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누구나 간직하고 있을 법한
기쁨 환희 애환 감동의 한자락을
가감없이 남루하게 표현했을 뿐
내용 자체야 헛소리 수준 범위 아닌가.
그래도 좋게 봐주는 친구들이 있으니
격려로 알고 열심히 써보는 수 밖에!
아뭏든 고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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