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시꽃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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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태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8-06-18 15:38 조회5,863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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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원장이 올린 사진을 보면서 문득 도종환의 "접시꽃 당신"이 생각난다.시한부 삶을 사는 사람의 절규속에서 나온말"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것 없는 눈높음과 영옥까지도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악한 얼굴 한 번 짓지 않으며 살려 했습니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보다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가슴 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콩댐한 장판같이 바래어가는 노랑꽃 핀 얼굴 보며


마지막 성한 몸뚱어리 어느 곳 있다면


뿌듯이 주고 갑시다

기꺼이 살의 어느 부분도 떼어주고 가는 삶을


옥수수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이제 또 한 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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