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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꽃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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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태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8-06-18 15:38 조회5,66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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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원장이 올린 사진을 보면서 문득 도종환의 "접시꽃 당신"이 생각난다.
시한부 삶을 사는 사람의 절규속에서 나온말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보잘것 없는 눈높음과 영옥까지도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1.gif 옥수수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1.gif
오늘도 또 하루
를 살았습니다
2.gif 낙엽이 지고 찬바람이 부는 때까지 2.gif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
3.gif
아침이면 머리맡에 흔적없이 빠진 머리칼이 쌓이듯
1.gif 생명은 당신의 몸을 우수수 빠져나갑니다1.gif
3.gif
씨앗들도 열매로 크기엔
1.gif 아직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하고1.gif
당신과 내가 갈아엎어야 할
2.gif 저 많은 묵정밭은 그대로 남았는데 2.gif
논두렁을 덮는 망촛대와 잡풀가에
넋을 놓고 한참을 앉았다 일어섭니다
3.gif
1.gif 마음놓고 큰 약 한번 써보기를 주저하며1.gif
남루한 살림의 한구석을 같이 꾸려오는 동안
2.gif 당신은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2.gif
악한 얼굴 한 번 짓지 않으며 살려 했습니다
3.gif
그러나 당신과 내가 함께 받아들여야 할
1.gif 남은 하루하루의 하늘은>1.gif
끝없이 밀려오는 가득한 먹장구름입니다
2.gif 처음엔 접시꽃 같은 당신을 생각하며 2.gif
무너지는 담벼락을 껴안은 듯
1.gif 주체할 수 없는 신열로 떨려왔습니다1.gif
3.gif
그러나 이것이 우리에게 최선의 삶을 
살아온 날처럼,  부끄럼없이 살아가야 한다는
2.gif 마지막 말씀으로 받아들여야 함을 압니다 2.gif
우리가 버리지 못했던
1.gif 보잘것없는 눈높음과 영욕까지도1.gif
이제는 스스럼없이 버리고
내 마음의 모두를 더욱 아리고 슬픈 사람에게
2.gif 줄 수 있는 날들이 짧아진 것을 아파해야 합니다 2.gif
3.gif
1.gif 남은 날은 참으로 짧지만1.gif
남겨진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인 듯 살 수 있는 길은
우리가 곪고 썩은 상처의 가운데에
2.gif 있는 힘을 다해 맞서는 길입니다 2.gif
3.gif
보다 큰 아픔을 껴안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1.gif 우리 주위엔 언제나 많은데1.gif
2.gif 나 하나 육신의 절망과 질병으로 쓰러져야 하는 것이 2.gif
가슴 아픈 일임을 생각해야 합니다
3.gif
콩댐한 장판같이 바래어가는 노랑꽃 핀 얼굴 보며
1.gif 이것이 차마 입에 떠올릴 수 있는 말은 아니지만1.gif
마지막 성한 몸뚱어리 어느 곳 있다면
2.gif 그것조차 끼워넣어야 살아갈 수 있는 사람에게 2.gif
뿌듯이 주고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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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꺼이 살의 어느 부분도 떼어주고 가는 삶을
1.gif 나도 살다가 가고 싶습니다>1.gif
옥수수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3.gif
1.gif 이제 또 한 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1.gif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2.gif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2.gif

 
 
4.gif
 
 
- 접시꽃 당신 도종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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