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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재회, 그때 그 곳에서(재부 진중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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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8-06-22 09:10 조회7,332회 댓글1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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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이른 장맛비가 하염없이 창문을 두드리던 날, 빗소리는 누군가 나를 부르는 소리 같기도 하고 나를 손짓하는 신호 같아서 창밖의 행인들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습니다.

때마침 반가운 두통의 전화가 쳐진 기분을 들뜨게 했습니다.

‘재부진중14회’ 박이진 회장님과 김평원총무님의 목소리였습니다.

          

“ 벌써 일년이네. 얼굴 한 번 보자구.”

“ 그때 그 자리다.”(6.18.19:00)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일년이라니....

작년 5월경 ‘부산14회’ 박이진 회장의 서울주재근무관계로 회장단선출을 겸한 송별연이 열렸습니다. 당시 부산친구들은 대안이 없다며 떠나는 박 회장을 다시 ‘부산14회’ 회장으로 추대했고, 박이진 회장 또한 연임을 승낙한 ‘아름다운 송별회'가 되었던 장소가 그때 그 자리인(식당) 것입니다.

청승맞게 비 오는 날 원행이 망설여졌지만 일년만의 모습들이 얼마나 변했는지, 무슨 변동이라도 생겼을까 궁금해서 고맙게 달려갔습니다.      


세월이 흘러가도 항상 정겨운 얼굴들, 세상사 다양한 이야기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습니다.

모두 옮길 수 없는 관계로 몇 가지만이라도 요약해서 소개 드립니다.

공직생활을 명예롭게 마친 한 친구는 쉴 틈도 없이 새로운 일터에서 그동안의 노하우와 식견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중이랍니다.

그 친구는 인생의 새로운 출발로 자신감이 넘쳐흘렀습니다.


힘들여 취업관문을 통과한 아들걱정을 들었는가 싶더니 한 친구는 이제 결혼걱정까지 하게 된다며 참한 신붓감 중매를 호소했습니다. 잠시도 사라지지 않는 아버지들의 근심이겠지요.

할 수만 있다면 뺨이 석대라도 거들고 싶었습니다.


결혼적령기의 아들이 애인 만들기는커녕 인생의 진로를 수정하여 공부를 더 하겠다는 의지를 만류하지도, 꺾을 수도 없는 어떤 친구는 진퇴양난이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자식은 머리가 커지면 공룡이 되는가 봅니다.

혹자들은 머리 큰 자식늠을 ‘동포’ 라고도 한 다지요.


그런가 하면 서로의 피치 못할 입장과 처지 때문에(비즈니스) 상대 친구가 크게 서운한 마음을 갖게 되어서 무척 괴로워하는 친구도 있었습니다.     

상대 친구와는 어릴 때부터 막역한 사이여서 자신이 먼저 다가가서 손을 내밀고 싶지만 어디서부터 풀어야할지 쉽지 않다고 토로했습니다.

이 나이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이해관계인데 수십 년 우정도 외면해야하는 현실이 원망스럽다고 했습니다.

진솔하고 신중한 친구였습니다.


6개월 사이에 과중한 업무스트레스로 체중이 7kg까지 줄었다가 최근에야 회복중이라는 친구는 “내가 병중에 억만금 움켜지고 술밥 대접하면 누가 오겠나? 몸 성해서 차라리 사달라고 구걸하겠다.” 며 친구들에게 거듭 건강관리를 강조했습니다.    


아버지의 권위라면 만사가 해결됐던 아날로그세대는 자식들과 대화에서도 가치관과 사고의 차이로 무력감을 느낀다는 어떤 친구는 그래도 자식을 위해서라면 곁에서 지켜봐주고 믿어주는 도리 밖에 없다며 힘겨워지는 아버지의 자화상을 실토했습니다.

대견스럽기도 하겠지만 자식의 연령에 따라서 달라지는 아버지의 권위와 위상은 어쩔 수 없는가 봅니다. 

    

이렇듯 환경과 배경이 친구들마다 다르므로 문제의 심각성과 경중을 받아드리는 잣대도 물론 주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동안에 말 못하고 삭였던 속내를 털어내고, 들어줄 친구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고 즐거움이었습니다. 문득 내 '옴마'가 며느리시절, 동네우물가에 모여서 한과 외로움을 수다로 풀어놓았다던 그 마음이 떠올라서 힘빠져버린 아버지되어서야 헤아려봅니다.     


일 년 전의 그때, 그 방! 반복되는 일이 우연이아니라면 의미를 되새겨보고 감회도 새로워지는 것이 우리네 보통사람들의 정서인 것 같습니다.

취흥에 도취되어서 각자 사연이 있을 법한 한 명곡들을 열창할 때마다 친밀한 참모들의(?) 아양 탓인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시들었다며 푸념하던 연약한 아버지의 모습들은 간데없고, 수십 년 갈고닦은 화류생활의 관록과 작업의 정석까지 엿볼 수 있었습니다.

역시 술은 묘약인가 봅니다.


일 년 만에 이루어진 아름다운 재회, 주력(酒力)과 체력도 세월 앞에서 어쩔 수가 없는지 한계를 통감한 친구는 스스로 물러가고, 그로기상태 직전의 박이진 회장님과 김평원총무님만 깡다구로(?) 버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박이진 회장님의 절규 같은 한마디가 터져 나왔습니다.

 

“균아, 왜 우리가 벌써 나이 먹어야해?!”


순간, 깊숙이 감추어져 있던 허무와 서글픔 같은 것이 눈으로 왈칵 솟구쳐 올랐습니다.

아스팔트길위에는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창대같은 비가 쏱아졌습니다.

택시가 떠날 때까지 그 빗발을 맞으면서 휘청거린 채 넘어지지 않으려고 어깨동무한 두 친구,

손까지 흔들어 주던 모습이 마치 인생영화의 엔딩 장면 같아서 벌써 소중한 추억이 되었습니다.

 

1438칭구님들, 우린 몇 번 더 볼 수 있을까요?!

                                                                 -

댓글목록

이명상님의 댓글

이명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좋은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
직접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이균 친구의 작가를 능가한 탁월한 표현력으로
정말 진지하게 내마음속 깊히 다시되세기며 잘 보았습니다 ...
친구여 / 좋은글 감사하다 ..

이균님의 댓글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이회장님!
언제나 동안의 얼굴과 패기와 열정을 오래오래 간직하세요.
안색은 건강에서 나오고 건강은 마음에서 출발한답니다.
친구들을 만나러갈땐 수학여행 학생처럼 들떠있다가
돌아올땐 늘상 위안과 아쉬움을 함께 안고 옵니다.
이제사 철이 나는 건지, 모자라는 건지, 주착인지
건강하세요. 화이팅!

김평원님의 댓글

김평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창대같이 쏟~아지는 밤비를 헤^~치고
나의 창~을 두다리며 흐느끼는 여~인아~~~
만나지 말자고 맹~서한 말 잊었느냐
그대로 울지 말고 돌~아가다오
그대로 돌아가다오~~~
깨무는 그 입술~을 보이지를 말~고서~~~~"

오기택의 '우중의 여인'이 부르고 싶었던 밤이었습니다.

'사랑의 묘약' 때문이었던지 6070 관록의 노래가 질펀하게 어우러지고
마음은 마냥 그때 그 시절 철부지(?)로 돌아갔습니다.
2~3일 부대낀 것이 역시 그 시절의 체력은 아니었지만...

박이진 회장을 비롯한 참석한 친구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소담한 문장력으로 그날의 추억을 갈피에 멋지게 끼워주신
이균 작가님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드립니다.

*. 아들 '동유'넘이 LIG에 입사하여 강서보상팀으로 발령받았습니다.
  아비 뒤를 이어 손해사정사 쪽으로 간답니다.
  강서쪽에 사시는 친구분들 많은 관심과 지도편달 바랍니다.

다들 건강하이소~~~

이균님의 댓글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평원친구에게!
언제나 친구를 볼 때마다 이늠을 편안하게 대해주니
남들이 갖지 못한 자산을 친구만 소유한 것같아
아들 동유 군이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서
친구의 길을 잇게 되었다니 정말 기쁜 일일세
아들은 동반자! 아버지는 버팀목이고....
가만있자, 친구의 글과 내가 소개한 내용 중에 
조합해보면 어떤 문단이 친구에게 해당되는지
벌써 1438님들은 짐작할걸세. 이건 내 탓이 아닐세   
오히려 더 잘된 일 같지 않은가?
항상 즐겁고 건강하시게.

김대규님의 댓글

김대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맞아.
우리가 왜 나이를 먹어야해?
몸의 나이는 어쩔수 없다치고
마음의 나이는 먹지말고
오랫동안 친구들과
재미있게 지내보자.
아들 딸 걱정도 같이하고...

이균님의 댓글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대규친구에게!
진주에 머무실때는 규박이고
서울에 머무실때는 대박이라고 했는데
친구도 궁금하실거다
대소사간에 불편함마다않고 동에번쩍, 서에 번쩍
그수고로움이 대범하고 틀이 크고 넓으니 대박이고
사모님 사업외조부터 매실농장일까지 철처하게 관리잘하시니
규박이 아닌가. 어떤가? 그럴듯하면 내 컴실력도 좀 관리해주셔요.

이태현님의 댓글

이태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박이진회장님은 서울에 있을때에도 1438친구들을 위하여 많은 애를 썼습니다.
감사드리고 부산으로 다시 내려갈 때 송별회도 못해서 아쉽습니다.
이균 친구의 주옥같은 글 잘 봤습니다.

서성환님의 댓글

서성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19일 저녁 잠시 다니러온 박이진군의 연락을 받고 불각시리 모인
서영준,심순보 나중에 합석한 최수권,이종환 이렇게 몇이가
삼성동 이영환가게서 못해준 송별회 겸해서 한잔 했지요
회식값은 진석우가 쫙~ 그었습니다.

이균님의 댓글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서사장님께!
사업은 번창하시고 남사장님, 어머님 건강은 좋으시제?
사진첩을 통해서 서사장모습 잘 보고 있다.
산으로 바다로, 멋지고 활기 넘쳐보여서 너무 좋다
보약도 안드실 거고 식사도 소식일텐데 더 젋고 팽팽해보인다
아마 마음의 보약을 들고 있을테지. 이늠은 안다

"무엇과 무엇도 다 취했으니 더 이룰것이 없으므로....무엇을 버리고".....

명언 중의 명언일세 서사장의 말씀이! 보통인은 쉽지않은데
새겨서 기억해두었는데 오늘 써먹게 되네
또 연락함세!

서성환님의 댓글

서성환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친구! 
이리라도 자주 보니 반갑다
한집에 사장이 둘이니 좀 어색하네
앞으로 회장이라 불러 조~

이균님의 댓글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듣고 보니 일리가 있다
당장 오늘부터 고쳐가겠네
사회생활 출발할때 암기사항 1호가 호칭과 존칭이었는데
깝박깍밥합니다요.
회장님 타이틀은 그만큼 품위유지비도 수월찮을텐데
어떻게 조달하실 건지 묻지않아도 되겠지요?
항상 재미있고 낙관적인 사유가 넘쳐보이는 내 친구! 서성환!
아이다! 참, 서회장님 .화이팅!

이균님의 댓글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이태현 회장님께!
회장님근황이 한가하시면 모임은 침체될 것이고
회장님이 분주하시면 모임은  활성화될 것이므로
회장님과 회원사이는 모순의 관계인가 봅니다.ㅎㅎㅎ 

-'친구의 괴로움이 나의 즐거움이다?!'-

이건 아무래도 다른쪽에서 쓰는 어구같습니다!
멀리서 회장님의 봉사와 활약을 기대합니다.

이태현님의 댓글

이태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늦게 봐서 죄송^.^
그동안 너무 분주해서 잠시 쉬고 있었더니
이균 친구한테 들켰네요
일전에 전화로 서로 나누었던 것은 잘 되었고
이제 슬슬 또 시작해 봐야죠
향상 염려해줘서 고맙다.

김창주님의 댓글

김창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평원아  총무한다고  고생많다
아들이  큰회사에  입사하여  아버지와  같은길을
간다니  정말 잘 되았구나
추카  추카  마음으로 정말 축하를  보낸다
항상 건강하고  언제 한번보자

이균님의 댓글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창주친구에게!
사진첩에서 항상 넉넉한 모습을 보았다네
나는 언제쯤 친구의 부침개 손맛을 음미해볼 수 있을까?
아마도 친구의 산행에 따라나서야 하겠지
내 한 몸 귀찮아서 숨쉬기도 싫을때가 있는데 대단한 정성이라네
꼭 그날을 꿈꾸어 보겠네.

이원표님의 댓글

이원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박이진회장  건강하제?  서울서  본지도 
몆개월  지났네  존일 마이하모  우짜든지
복마이  받는다 카데  ......
역시  고마번  칭구야
균 아  니도  존칭구가  주의에  만아
즐겁제  항상건강하고
존일만  있으시길  빌께

이균님의 댓글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원표친구에게!
사람이 살다보면  힘들고 괴로운 사연 없는 사람이 있겠냐만
친구는 볼때마다  항상 너털웃음만 보여주니 초월한 사람같네
항상 즐겁고 활기찬 모습이 너무 부럽고
자전가 타는 모습은  따라할 수 없을정도로 멋있다
언젠가 일품 요리솜씨로 만던 꽃게장과 갓김치를  배달해주던
아름다운 친구의 모습이 내겐 아직도 눈에 선이 남아있다
또 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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