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과 신용카드(5837-2080-1871-xx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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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8-05-13 18:55 조회7,587회 댓글21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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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열을 시작하는 프라이팬 같은 아스팔트 열기 위로 간밤에 열렸던 시인 淸河의 등단자축연을 화제 삼아 한 친구와 걸었습니다.(5.11) 축하연을 빛내준 많은 친구들이 무언가를 새롭게 도전해보고 싶은 패기와 열정이 남았을 지 반신반의 끝에 청하의 화려한 비상(飛上)에 자극받았을 거라면서.
버스로 한 구간이 넘는 거리라던데 금세 1호선 전철역이 눈앞에 보였습니다. 코스와 구간요금을 잘 모르니 먼저 지폐나 동전부터 챙기려고 가방과 주머니를 살피고 뒤졌습니다. 그사이에 벌써 친구는 지갑에서 뭔가를 서슴없이 꺼내서 내밀었습니다.
“교통카드 없지?”
“잔돈 있다.”
“자, 이 카드 써.”
“괜찮아. 내가 살게.”
“탈 때마다 번거롭잖아. 이거면 실컷 타도 돼.”
“충전했나보네?”
“응, 오천만원한도 겸용.”
“ ?! ”
쳐다보니 그 친구는 벌써 역구내 카드개찰구(?)를 통과했습니다. 뒤따라서 엉겁결에 오천만원카드로 ‘구백 원’ 지하철요금을 결제해보았습니다. 일곱 구간을 오는 동안 구름위에 않은 듯, 무지개를 탄 듯이 몽환적이고 포근한 촉감으로 느껴지는 기운이 온몸을 감싸고돌았습니다. 전동차 밖으로 스쳐가는 풍경을 볼 때마다 가슴속에 잠복해있거나 잊고 있었던 많은 회한들, 창자가 끊어질 것 같던 아픔과 미몽을 쫒아 헤매든 허망하고 어리석었던 일, 발칙하고 배은망덕한(?)망상까지 손안에 꼭 쥔 ‘5천만 원 카드’와 연결되어 떠올랐습니다.
“만약 이 카드가 30대 초반이었을 때 내손에 있었더라면 대학병원입구에서 등하교하는 학생들을 아무나 붙잡고 헌혈구걸은 하지 않았을 것이고, 자식늠을 힘 한번 못쓴 채 울며불며 하늘나라에 팔아넘기지도 않았을 것이다. 만약 무르팍에 핏 종발 정도 남아있던 시절에(40대초) 이 카드를 보았더라면 필드를 돌면서 친구의 괴로움이 나의 즐거움이라고 ‘따, 따, 따’ 나팔을 연장으로 불러댔을 것이다. 한창 투견에 홀리고 미쳐서 암호까지 대며 구릉(丘陵)만 떠돌아다녔을 때 이 카드를 만지작거렸다면 밑 빠진 독 되찾을 한방 배팅에 몽땅 실었을 것이다.”
“내자식늠과 마누라와 오늘 같은 상황이라면 어떤 액션이 나왔을까? 내가 친구나 선후배와 함께한 경우라면 어떤 처신을 해보였을까? 한편 어떤 반응이 나타났을까?”
그때, 차내 이동판매상의 7080시절 CD 음향이 부질없는 상념을 흔들어 깨웠습니다.
“균아, 이 음악 좋아 하제?”
“응, 알 것 같은데 곡목이 기억 안나”
“사서 친구들에게 들려줘야겠다.”
언제 고개를 치켜들지 모를 코프라 같은 욕망과 나약한 의지의 포로 앞에서 그 친구는 부드러운 눈빛으로 한 인간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淸河로부터 점심과 차 대접까지 받고 귀향을 서두르자 그때야 친구는 이틀 전 함께 상경해서 기다리고 있던 와이프에게 오라는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 친구는 시골서 올라온 와룡선생들의 잠자리가 불편할까 봐서 와이프를 부천 딸네 집으로 피신시켰던(?) 것입니다. 부부의 운우지정(雲雨之情)까지 갈라놓은 무지막지한 왈패가 되어버렸습니다.
함축성 있는 5월입니다. 누구나 새싹이었을 때 희망이 되어 떠올랐었고, 배움을 주고받아 세상을 보는 눈도 떠졌습니다. 세월 따라서 금쪽같은(?) 자식을 통해 행복한 순간도 맛보았고, 온 세상이 부처님의 자비심으로 가득합니다. 그날 보여주셨던 1438친구여러분은 모두가 5월의 얼굴과 마음이었습니다.
대규친구야! 그날 전동차안에서 분위기를 몰아간 멜로디가 무슨 곡인지 가물거린다. 다시 한번 들려줄 수 있겠니? 1438 홈피에 올리려면 힘든 일이 될 텐데.
대규친구야, 고맙다. 결제해줘서.
댓글목록
김대규님의 댓글
김대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균이 친구가
나를 엄청 부끄럽게 만드네.
나는 그냥 친구가
좋아서 그랬을 뿐인데.
너무나 사소한 것을
과대포장 해놨으니
내가 너무 부끄럽다.
우연이지만 전철안에서
어떻게 그렇게 우리 마음과 같은
그 음악을 들을 수 있었을까?
마치 드라마의 배경음악처럼...
하여튼 친구와 같이 한 시간은
정말 즐거웠네.
전철 안에서
들은 음악을
배경 음악으로 올려 놓겠다.
곡명은 그날(노래:김연숙) 이다
같이 들어보자.
이균님의 댓글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대규친구야!
앞에 서있는 나무의 재목감을 보지못하고
멀리 있는 숲의 푸르름을 볼 수 없다면
결코 나는 내가 아니다.
조루증이 심한 이 화상은 어설픈 내렌즈에
포착되는 아름다운 모습을(피사체)놓치고 싶지않아
내 맘의 눈에 꼭꼭 담아서 감추거나 참치못해서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언제나 건강한 모습으로 갈 수 있을때까지
우리 손잡고 함께 걸어서 가 보자.
이태현님의 댓글
이태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편의 소설같은 친구의 글을 읽고 나니 코끝이 무언가 찡하는 것 같네
그래 우리 손잡고 함께 걸어 가보자!!
이균님의 댓글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회장님!
휴대폰 번호가 변경됐다는 문자만 받아도
고맙고 반가웠다네.
늙어가면서 서글퍼지는 건 세상으로부터
나라는 존재가 잊혀져가는 거 아닌가?
천릿길 먼 내게까지 님의 근황을 알려주니
얼마나 기쁘고 행복한줄 모른다네.
1438 단합과 발전을 위해서 노심초사하는 친구의
노력하는 모습이 짠할정도로 아릅답구려.
백명을 손으로 끌고갈 수는 없겟지만
친구의 넓고 호방한 성품으로 가슴에 담고는
갈 수 있지않을까. 이늠은 친구의 포용력에 믿음을 가지고 있다네.
항상 건강하시게. 고마우이 이회장님!
회장님의 댓글
회장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과찬이십니다.
아무튼 1438우정의 무대가 흥청거리고 신이나서 자꾸 오고 싶은 자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표영현님의 댓글
표영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먼 길과 바쁜 일에도 불구하고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벗들을 옆에서 바라보는 것 만으로 진정한 우정이 무엇인지 느끼게 하였소 아픔과 부끄러움을 표현하는 용기와 미덕을 감추는 아름다움이 마음을 훈훈하게 젖어옵니다.
이균님의 댓글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표영현 친구에게!
등잔밑이 어둡다는 속담은 날두고 한 말같네.
강직함과 기개가 심신에서 울어나는 친구의 에피소드는
이 늠을 충분히 흥분시키고도 남음이 있었다네.
보스톤 마라톤풀코스를 주파한 친구의 극기정신과
강한 정신력은 인생의 후반부를 달리는 우리들에게
멋지고 아름다운 귀감이 되지않을까.
그리고 친구에게 토설할 게 한가지 있다네.
전번 친구의 고향집앞을 지나가면서 노모님과 그조카님의
안부와 근황이 궁금했지만 지나치고 말았다네.
그게 죄밑이 되어서 서울서 어머님의 안부를 물을 수 없었다네.
얼마나 이늠이 무정한 사람인가? 용서를 바라면서
이늠이 친구와 동향이라고 자랑 한번 해도 되겠지.
항상 건강하고 건투를 빌면서
고의석님의 댓글
고의석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균아
인천 등단식장과 서울 자축연까지
귀한 걸음 참으로 고맙다.
안잊저 먹도록
언제나 유념할께
고맙다
내친구 균아!
이균님의 댓글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청하!
부를 수록 아늑하고 편안한 어감이 너무좋다
그런데 이늠은 불안하다
지금까진 보물이랍시고 1438전당에서 독점했지만
이제는 천하의 재주로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니
국보를 놓아주워야하는 아쉬움같은 것이...
하지만 마음의 정표인 신발은 항상 우리쪽으로
벗어 놓게나. 우리 시인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화려한 비상을 축하면서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애벌레가 허물도 벗지않고
한마리의 나비로 태어할수없다지만
이균이 그냥 이균으로 비상한게 아니었군.
참으로 크나큰 진통이 있었구나.
대규와의 우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네.
이균님의 댓글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람은 참으로 묘한 습관을 만들고 만들어주는가 보다.
그리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길들여지고.....
아침에 일어나면 기다려주는 뭐가 있었는데
커피한잔 마시면서 이역만리서 보내오는 조간지를
대하는 느낌같은 거 참으로 솔솔하고 정겨웠다.
임금님전하는 백성들에게 아편까지 뿌려대니...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동안 주고받은
작은 쪽지함에 담아서
건네받은 이균과의 향기는
정녕 진한커피향보다도 좋았다.
사람이 산다는것이
굳이 대단한 의미를 둘 것없다면
이만하면 이균좋고 임금넘도 더덩실
다함께 행복한것 아닌가.
친구여 그대 몸에 밴 사람냄새
이곳 쉼터에 계속풍겨다오.
이균님의 댓글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사람식성이 참으로 다양해서 모이는 사람마다
입맛을 맞추기가 여간 어렵지않을 경우가 많지.
이늠은 '양식이네 일식이다' 보다 장소와 시간불문
하고 된장찌게에 풀잎 찬가라네. 늘상.
촌놈식성이라는 핀잔도 고맙게만 들린다네.
된장뚝배기의 투박한 질감은 변치않을 자연의
일부라서 늙어갈수록 좋아지는 구만.
마치 '편린'속에 물신풍기는 전하의 성정처럼.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촌놈이 생긴대로 놀면되는거지
이 나이에 생각도 없이
남따라 거름지고 장에 갈건없네.
풀잎사귀 가득한 된장찌게
그거면 왔다아이가!
당당히 가슴펴고 사세나.
마치 우리들의 젊은 날
눈치 안보고 팔팔했던
"그날" 처럼 !
이균님의 댓글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맞아! 지금우리의 식성은 아득한 추억속의
정서와 미각을 일깨우는 것같아.
까칠한 꽁보리밥에 생된장에 풋고추.
거칠은 호박잎사귀며 고매줄기, 옷깃에 씩씩 문질러서
딱아였던(?) 배추뿌리 , 무시뿌리!
그리곤 치간에서 결산하고 짚에 문테면 끝이었지.
물론 뒷탈 없었고.
하하하! 인생은 그렇게 흘러왔다 .또 다르게 흘러가겠지만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답변도 그만 달라고 칸도 없어졌네.
없으면 어떤가. 여기에 몇자 더 달았네.
무시뿌리,고매줄기 등등을 통해
아련한 추억 저넘어있는 정서까지 찾아주는구나.
이게 몇년만에 들어보는 단어들인가.
궁디는 짚푸라기로 한번 실 문때삐리모 끝이었다?
그리고 뒷탈도 없었다.
아 우리가 이렇게 흘러왔구나.
과거는 현재의 어머니
잊아묵으모 안되지!
안되고 말고!
이균님의 댓글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젊은이는 정서의 혼란이 일겠지만
이발소벽에 걸린 퇴색한
호랑이액자그림같은 내 메뉴판을
못잊어하는 취향을 가진 분이
임금님이라니 외롭지 안구려.
사람들아! 또 누구없소?!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개중엔 창피한 과거를 일부러 멀리하는자도 없진않다만
대부분 점점 희미해지는 망각속에 온통 현재에 묶여 살겠지.
그러나 과거,추억,회상,편린하니 벌떼같이 기웃거리는것만 봐도
누구나 알게 모르게 동병상린을 앓고 있다고 보면 될거야.
먼지 쌓인 그놈들을 이균친구같은 문재가 찾아서 깨끗하게 다듬고
아름다운 수채화로 채색하여 가끔씩 이렇게 한상씩 차례서 올려 주구려.
세상에 어느놈이 과거를 사랑스럽지 않다고 하던가.
난 이균의 향기에 취하고 싶다.
이균님의 댓글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임금님전하!
황망한 말씀을 사정없이 하십니까?
지 몸 하나도 건사를 못하는 주제에
거봉준봉 산수를 묘사해보라시니
대책도 없고 재주도 미력하나이다.
전하께서 굿이 소신더러 하명하시면
해보긴 하겠사오나 그 대상은
먼저 전하가 어떠하신지요.
그러시려면 언제 한번 환국하시지요
소생이 배종할것이며 필묵과 화선지를
대령 하겠나이다.
감히 이일을 예전에 꿈꿔본적은 있사오나
꿈은 꿈일뿐이었지요.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허?
짐이 어렵게 한마디 할땐
예 그렇게 하겠읍니다 해야
향기로운 울산의 그 민초답지
어느 안전이라고
꼬빡꼬빡 댓구냐!
어쨌거나
짐은
꿈이라도 좋으니
이균의 향기에
취하고 싶다.
이균님의 댓글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임금님전하!
생사여탈권을 가지신 금상께옵서
까라고 하시면 못할리야 없겠지만
고금으로 얼시구 벗는 위인치고
남녀불문하고 신통찮더이다.
괜히 상상이나 하실일을 실망은 마옵소서
전하! 내일은 일찍 청도군 소재 산행을 떠나옵니다.
갈때마다 소생만 민폐를 끼친 죄로 깃대를 흔들라고
하네요. 향기를 좋아하시니 녹음방초향기가 어떠실지요?
행여 산장의 여인이라도 맞나면 두근거림까지 전하겠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