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 수 (정 지용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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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해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8-03-17 12:02 조회5,669회 댓글8건첨부파일
- 향 수.hwp (13.5K) 2회 다운로드 DATE : 2008-03-17 12:0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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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 수 ( 정 지용)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휘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졸음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벼개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하늘에는 석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옮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돌아앉아 도란도란거리는 곳,
--그곳이 차마 꿈엔들 잊힐 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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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란 잊어버린 시간에 대한 추억이자 그리움이다.
상처나 슬픔조차도 지나간 것이기에 아름답고,생의 근원에 대한 동경을
일깨워 주는 고향, 마음의 고향은 늘 그렇게 잃어버린 시간에 자리하고,
향수는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가게 한다.
고향 옥천을 다니려가서 쓴 시이며, 시인께서는 “고향에 돌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러뇨”라는 노래를 잘 부르셨다고 합니다. 후렴의 음악적
울림은 애틋한 향수의 정감을 쉽고 실감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댓글목록
이원표님의 댓글
이원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해영아 니가 고향생각나서 그러제 ???
나도 향수 엄청 조아라 한다 물론 노래로도 좋고 .....;
이 시인도 고향을 엄청 사랑했는가벼
바다와 산과 깨끗한공기 그리고 야무진 미인이 많은 남해가 그립제...
우리 왕외가 가있는 창선 물미 가 나도 보구잡네........
건강해라
김대규님의 댓글
김대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음악이 있으면 좋을 것 같아서
이동원,박인수가 부른 노래 깔았다.
문형기님의 댓글
문형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전설의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같은...
도란도란거리는 곳...
낙원을 상실한 우리가 찾는 생의
근원에 대한 아련한 추억의 그 곳
월북인지 납북인지 북에 있다는 이유로
이 시가 읽혀지지도 못하다가 이제는
노래로도 불리워지네
박진원님의 댓글
박진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몇 년 전에 이양반의 고향이 얼마나 좋을까 무지무지 상상을 해보다가
결국 어느 봄날에 친구들과 정지용의 고향을 찾은 적이 있었다.
현장에서 본 그의 고향은,
아예 나의 상상을 무참히도 파괴해버렸다.
나의 고향(경남, 고성군, 개천면, 청광리)이 훨씬 노래에 어울릴 것 같았다.
나의 무능함으로 나의 고향은 노래해주는 사람이 없는 것인가?
하기사 정지용의 고향이 우리 모두의 고향이지. . .
자기 누이의 검은 귀밑머릿결을 보고, "전설바다에 춤추는 밤물결"같다고 했으니,
내가 어찌 그 경지를 넘볼 수 있겠는가?
이동근님의 댓글
이동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성 개천 청광에는 달마그림 잘 그리는 청광 화백이 계시잖나요?
세번 가봤는 데....맞는 가???
박진원님의 댓글
박진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맞네, 바로 그곳이라네, 달마를 그리는 김용대 화백은 국민학교 선배가 되는 분이고
작은 동네이므로 모두들 잘 아는 사이라네,
나도 그분의 달마그림을 갖고는 있지만, 글쎄, 어쩐지. . . 그런 그림이 없었던 고향이 더 그립구만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는 자칭 "남해촌놈"김해영만 시인인줄알았는데
위의 친구들이 다 시인이구려.
우리특유의 토양에서 온몸으로 보고 듣고 느끼면서 자란
우리가 다 시골출신인 것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그러니 알게 모르게 우리자신이 한아름씩 품고 다니는
시상의 보따리에 우리의 전설을 담고 향수를 덧칠해서
여기 가지런히 보따리를 풀어 놓으세.
그리하여 가슴으로 봄을 맞이 하세나.
고향은 가슴속에서 항상 피어나고 그리운것!
아 언제 가보나.
김해영님의 댓글
김해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미국, 우리 옆집처럼 느껴지며 가까운데서 손짓하는 모습으로 다가오는 금윤 친구여!
"고향은 마음속에서 항상 피어나고 그리운 것" 얼마나 가보고 싶고 , 가서 풀베개하고
누워 있고 싶을까? 어머니 젖과 같은 고향의 품에서 말일쎄.
"꿈에 본 내 고향이 마냥 그리워" 부르고 또 부르자.
항상 건강하시고 좋은 날만 가지시기를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