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 다가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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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해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8-02-12 13:31 조회6,393회 댓글7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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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음 으 로 다 가 서 면,,,,,,
내 집 베란다엔 햇수로 3년이 넘은“ 해묵은 고추나무”가 지난 해의
제 열매를 달고 새 꽃망울을 머금은 채 웃으며 살고 있다.
세탁물 비닐 외투를 해마다 이불로 뒤집어 쓰고서,,,,,,
저작년 엄동에 뿌리가 얼어 썩어버린 “알로에”는
딸들 미용에 좋고,아들놈 여드럼치료에 좋다기에
하남 알로에농원에서 한분에 삼만원이나 주고 사온 싱싱한 놈이었다.
잎에만 관심두고, 뒷전하였더니, 그만 뿌리가 얼고 썩어 주저앉아 버린 고얀놈이다.
지난봄에 썩은 뿌리를 완전히 겉어내고, 잎을 2단정도 잘라낸 후
뿌리를 새로 만들어
아주 좋은 마사토에 정중히 모셨더니, 가을까지는 삐쳐서 대꾸조차도 없던 녀석이
세탁물 비닐이불 덕에 이제사 통통하고 큰 잎과
당당한 제 모습으로 삥긋히 웃어준다.
같은 이불속엔 “산세베리아”도 있고
남한산성 바위틈에서 자라던 “꿩의 비름”(8-9월에 꽃이 피는)도
꽃망울을 맺은 채로 함께하고
“자주 쓴풀”도 줄기는 말랐지만, 뿌린 힘차게 봄을 내리며 함께하고 있다.
남해,내 고향 부모님 산소옆 돌섶에 자라다가 서울 우리집 베란다로 이사온
“춘란”이 벌써 튼튼한 꽃대를 올리고 있다.
이 녀석은 내음은 별로지만, 굉장히 오랜동안 폼을 잡고 자기를 뽐낸다.
어떤 놈은 내 딸년이 혀바닥 내밀며 메롱!하는것과 같고
또 어떤 녀석은 자기고향 버리고, 타향땅에 지지리도 어렵던 당신한테 시집와서
“이 만큼 꽃피움도 내 덕인 줄 아세요”하며 입 삐쭉거리고 투정하는 내 마누라와
어쩌면 그렇게도 닮았는지,,,,
30여개의 “풍란들”은 여름도 겨울도 어쩌면 저렇게도 잘 견뎌 내는지?
참으로 신기하기만 하다.
더울 땐 가끔 부채바람도 날려주고, 추울 땐 호호바람도, 미지근한 물밥도 주지만,,,
4-5월엔 흘러넘치도록 달콤한 내음을 내게 쉼없이 보내고, 특히 밤이면 더 진한
사랑의 향기를 발한다, 왜 일까?
베란다 천정에 닿아버린 “관음죽”은 아마 30년을 우리와 함께 자란 놈으로
가장 맏형이다.
이 녀석의 종아리는 튼튼하고, 자식들도 많이 거느린 채 힘있게 살고 있다.
제 밥이래야 고작 짤라서 말라버린 자기잎과 맹물 뿐인데도,,,
잎새는 푸르다못해 초록물감이 떨어질 듯 싱싱하여 조심스럽기도하다.
내가 다가가서 ,슥 만지면 바스락 스그럭 인사함이 제법 키다리 장죽과 흡사하다.
세상 만물이 마음으로 다가서면
마음으로 함께하면 서로에게 “효”하고 “자비”하고 “사랑”하나보다.
기쁘고, 감사하고, 고마움을 더 많이 확실히 되돌린다.
마음으로, 사랑으로, 다가가면
셀 수없는 수백배의 사랑과 향기로 제 마음을 보내어 우리를 부끄럽게한다.
아!
이들이 참나를 만들고, 참사랑을 일깨우며
“그렇게 사랑했던 추억을 잊을 수는 없을거야”라고 가수처럼 노래하며
새 봄을 열어주고 있다.
댓글목록
박진원님의 댓글
박진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거참 희안하구먼, 나는 화분에 고추를 심었다가 풋고추를 몇 개 따먹고는
날씨가 추워져서 잘라버렸는데 비닐을 씌우면 안 죽고 살수 있는 것인가?
그러면 다년생 채소가 되는가?
김해영님의 댓글
김해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껴안아주고, 뽀뽀해주고,때론 줄기도 마사지해주면 싱싱해요.
제열매 달고(익은것) 꽃도 피고 그래요.
꽃 피었을 때,흔들 흔들 흔들어 주면,고추가 주렁 주렁 달려요.
나는 그 녀석이 생명을 다하는 그 날까지 사랑할 거예요.
교수님!
한번 시도해 보시죠.
사랑의 묘약이랍니다.
김해영님의 댓글
김해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원장님!
4-5월,우리 풍란들이 제 각각 마음내어 놓을 때
30년이나 살아온 정든 제2의 고향, 송파(옛지명;경기도 광주군 중대면 가락리)의
작고,보잘것없는 저희 집으로 초대하겠읍니다.시간이 허락하신다면,,,
항상 ,좋으신 마음과 향기를 담아 우리를 일깨우고
착하게 살라하고,건강히 살라하고,
남에게 득되게 살라하시는 원장님의 따뜻한 가슴에
감사드립니다.
장규현님의 댓글
장규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이 친구들 ! 고추가 다년생인줄 잘 몰랐는가????
내꺼는 60년 되었는데도, 아직 싱싱 하다네.
근데, 그것도 정성스레 보살펴 주는이가 있어야제. 가끔씩 물도주고.ㅎㅎㅎ
문형기님의 댓글
문형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고추나무가 관상수로도 심어지더군
나물로도 먹는데 잎은
그리구 고추잎을 닮았다고 고런 이름이
난 애잔한 고추나물이 더 좋던데..노란꽃도 그렇고
산세베리아 꽃이 향기가 그만이더군
성장도 빠르고...전자파도 차단하니 티브이 앞에다 그리고 컴앞에도..
자주쓴풀 이거이 꽃은 이쁘지
잎이 넘 쓰더군...켁켁켁
옆에 용담이 이쁘게 피어있었는데...금정산에서
꿩의비름이 야생화였던가?
어느 식당에서
다알리아와 같이 피어 있던데
해영이 친구는 야생화를 좋아하나 보군
나도 작년 여름부터 관심을 가지고 봤는데
아직은 봄꽃을 못봐서 ...
올해가 지나면 일년을 채우니
봄이 기다려 진다네
야생화만큼이나 글도 이쁘네
좋은 날 되길
김해영님의 댓글
김해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원장님!
이쁘게 봐 주시어 참 고맙습니다.
한편, 부끄럽기도 합니다.
원장님의 훈훈한 마음,시원스런 해운대와 비상하는 갈매기는
답답한 가슴을 열어줍니다
어디에선가
복수초(눈색이 꽃)가 피었다고 하네요.
참 빠른 세월입니다.
집에서 가까운 남한산성을 자주 오가며
산행길 동무해주는 그들을 사랑할 뿐입니다.
원장님, 건강하시고 아름다운 사연 많이주세요.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만권서적을 읽은들 이보다 더한 김해영님의 사랑의 입김이
하찮은 화초에까지 마음으로 감화된 "일체가 유심조"일까?
\온마음으로 다가갔으니 꽃만 피우겠는가.
사랑으로 다가섰으니 일년만 피우겠는가.
시각적인 아름다움 하나만 선사하겠는가.
다들 고추나무라하니 이렇듯 관심이 지대한듯
무신 고추든 물주고 거름주고 다듬어 주며
마음으로 다가서서 사랑으로 갈고 닦으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