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를 바라보는 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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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상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7-11-13 06:46 조회10,259회 댓글2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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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히 흘러가는 시간은 계절의 순환에 대해 거짓말을 하지 않네요.
나도 모르게 가을은 우리나라의 산하에 와 있었습니다.
하늘과 산과 단풍의 자태에서 가을 냄새를 듬뿍 맡았습니다.
아름다운 단풍이 낙엽되어 푹신함을 느끼게 해주는 무르익는 가을과 초겨울이
만나는 11월 잠시 고국을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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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회의를 마치고 집사랍과 미술을 전공한 집사람 후배는 경복궁을 구경하고
안국동에서 만나 같이 맛있는 저녁을 먹은후 물 맑고 숲이 맑고 사람 마음이
맑다는 삼청공원에서 가을 의 정취를 즐기기 위해 걸었습니다.
목재로 된 산책로등 예전의 공원이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었음을 발견했습니다.
덕수궁과 같이 최상의 데이트 장소로 알려진 곳이었죠.
양쪽으로 나무들이 울창한 호젓한 산책코스를 걸으며 가을 바람에 뒹구는
가을의 고운 붉은 단풍잎과 노랑 물감으로 치장한 은행잎을 밟으며 사각 사각
하는 소리에 취하기도 했습니다.
삼청동 옛길에 있는 차집에서 먹은 단팟죽과 십전대보탕은 일품이었고요.
호텔과 가까운 중앙극장에서 집사람과 밤늦게 ‘오다기리 죠의 도쿄 타워’라는
일본영화를 감상했습니다.
암으로 생명이 꺼져가는 어머니가 오래 곁에 머물러주기를 간구하며,
‘엄마는 나의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이라는 오다기리 죠의 대사는 나의
어머니를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말이었습니다.
애틋한 모자지간을 묘사한 영화는 따뜻하고 잔잔한 감동을 주었으며
자연스러운 어머니역의 여배우 연기는 호연이라고 평하고 싶네요.
세상살이가 바쁘다는 핑계로 주말 이틀동안만 고향 진주에 계신 부모님을
뵙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헤어져야 하는 날은 안타까움도 크고 가을 바람도 서럽게 느껴졌습니다.
지나온 세월에 대한 아쉬움때문인지 부모님을 봅고 올때마다 서러운
마음이 앞서군요.
보호와 걱정을 받아야 할 부모님이 미국으로 돌아가는 아들의 건강 염려와
손자들을 잘 보살피라는 부탁의 말씀을 듣고 부모 마음은 변함이 없다는
것을 새삼 확인한 시간이었습니다.
진주에서 대전으로 가는 도중에 곳곳에 있는 갈대들을 보고 신경림 시인의
‘갈대’라는 시가 떠올랐습니다.
인간의 깊숙한 곳에는 외로움이 있다며 삶의 근원적인 슬픔을 묘사한 시입니다.
“언제부터인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는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라는 것을 그는 몰랐다.”
대전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버스에서 목격한 이야기 입니다.
눈이 크고 예쁘게 생긴 40대 초반의 여성은 오빠집에 머물다가 외국의 자신의
거처로 돌아가는 것 같았고, 옆자리에 앉아 있는 비슷한 나이의 남성은 대전에
살고 있는 분이었습니다.
서로가 주고 받는 대화의 내용, 나란히 앉아서 가벼운 육체적인 접촉, 남자의
부인으로 부터 오는 전화등을 종합해 보면 두사람은 내연의 관계로 보였습니다.
각자의 집안 생활에서는 전쟁을 하고 있는지 잘 살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주간지에 나오는 기사들이 거짓말이 아니라는 사실을 두눈으로 목격한 사건
이었습니다.
사랍과 사람의 사랑도 중요하고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모습이 아름답다고
하지만, 사회에는 지켜야할 도덕도 존재하며 또한 세상살이에 가장 중요한
공자가 말씀하신 인간과의 신의가 있는 법인데.
당사자들의 배우자가 이장면을 보면 인간적인 배신감을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나의 눈에는 추하게 보였습니다.
나쁜 병이 깊게 퍼져있는 우리사회에서 진정성을 찾기가 어렵게 되었네요.
이제는 ‘꺼진 불도 다시 보자’가 아니고 ‘잠자는 마누라도 다시 보자’라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11월 11일은 미국에서는 재향군인의 날인데 일요일 이라서 월요일인
오늘은 관공서.은행,학교등은 휴무입니다.
회사도 조용하고 글 쓰기가 좋네요.
친구여러분,
좋은 하루 맞이 하소서.
댓글목록
정광화님의 댓글
정광화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엔제나 읽어도 좋은 글이요 너무 정겨운 말이요
혹시 김소월 시인의 자손이 아닌지요
김상철님의 댓글
김상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만산홍엽.
단풍과 같이 가는 가을이 곧 사라지겠지.
광화 그리고 의석 친구들.
잘 지내고 있지?
사이트에서 만나서 반갑다.
건강을 기원한다.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