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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규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7-11-30 21:51 조회8,463회 댓글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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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줄 같은 허름한 그물망
넓은 마음바다에 쳐놓고
둥지 떠난 자식들
그 웃음소리가 걸려들기를 꽤나 기다렸을게다.
 
늦가을
풍성한 수확의 덫을 놓고
주말마다 석양이 지는 산모퉁이를
무척이나 바라 보셨을게다.
 
부질 없다고
그 기다림도 말짱 헛일이라고
텅빈 가슴에 쓱싹거리며 톱질을 해대는 갈대소리도
아마 이웃집 개짓는 소리로 여기셨을 게다.
 
붉은 단풍이 꺼꾸로 쳐박힌 돌다리를 건너다 멈쳐서선
어느 늙음이 또 얼비치는가 실끗 실끗 물속 기웃거림외엔
거울 한번 본적도 없으실테고
대문 밖 오동나무가 층층이 커감을 보고
손주 자식들 자랐음을 가늠 하셨으리라.
 
효도 한답시고
평생 처음 아파트에 모시던날
밤이 길다고
꼭 감옥 같다고
 
안절 부절 날 밤을 밝히시다
끝내 어둠을 뚫고 삼십육계 줄행랑을 치신 아버지
하마터면 덜커덩
큰 불효를 안길뻔 했다.
 
그래
산비둘기처럼 산에서 들에서
훨훨 날아 살으시리라.
그래
돌고래 처럼 썰물타고 밀물타고
넓은 바다 유유히 헤엄쳐 살으시리라.
 
갈대소리가 옳지 않았다고
마음바다에 쳐놓은
아버지의 그물망
그 그물망 속으로
이젠 자주 걸려 드리리다.  <펌>
 
 

댓글목록

장규현님의 댓글

장규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얼마전에 중국엘 갓었는데 김 은섭 이라는 시인이 가이드를 했었지요.
그친구 시집에서 "아버지"라는 시가있어 옮겨 봤습니다.
어쩜 내 아버지 이야기 같기도 하고.
그런데 마음 그물 쳐놓을 아버지가 계시질 않으니....  아 버 지 !

김상철님의 댓글

김상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생을 마감 했거나 마감할 시간이 얼마 남지 않는
우리들의 아버지가 주제이니까 마음이 찡하네.
그리고 년말이 가까워지는 계절이니까 더욱 그러하네.
장회장 잘 읽었다.
건강하고.

구자운님의 댓글

구자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감을 따면서 아버지 생각


공릉2동에 지금 살고 있는 집을 마련했을 때
아버지가 대봉감나무 한그루를 심어주셨는데
아버지가 중병을 앓던 재작년부터
무단이 가지가 부러지고 나서 
감이 영 적게 달리며
그나마 대포알만큼 커지도 않았지만
아버지제사상에도 올리고
이웃사람과도 나눠먹을 수 있게
추위가 오기 전에 제다 따고나서
내년부턴 많이 달리고 커지라고
剪定을 해주었다


2007.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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