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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 이사 (mov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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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박진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7-07-28 18:27 조회7,704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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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생 = 이사(moving)


대권에 도전한다며 하루에 한 명꼴로 등록하여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람이 70여명이 된다고 들은 것도 며칠이 지났다. 이참에 나도 한번?

그렇지만 나의 마누라가 통장을 들고 달아날 필요도 없다. 컴퓨터에서 출력되는 나의 주민등록 초본은 3장을 넘어 4장에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산시에서 적어도 2년에 한 번꼴로 전셋집을 옮긴 것은 가난했기 때문이니 별로 흠잡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강원도 삼척시, 강릉시에 살면서 주공아파트 분양 받아볼거라고 동료 직장인의 집에 주소를 옮긴지 하루만에 추첨에서 떨어져서 다시 원래대로 옮긴 것은 분명히 위장전입이 된다. 자식들 공부시킨다는 명분으로 밀양에서 서울로 옮기면서, 좋은 학군 어쩌구 하면서 부동산 중개인의 집에 잠깐 주소를 옮긴 것은 걸려들게 뻔하다. 심지어 2000년에 미국의 동부 커네티컷주 하트포드 市에서 1년을 살면서도 이사를 3번이나 하였다. 그러니 그 질투에 찬 검증의 화살을 피할도리가 있겠는가? 불쌍한 나의 중전마마여 걱정하지 않으셔도 되나이다.


큰소리를 지르며 태어난 한 인간이 평생 동안 이동하는 그 궤적을, 위대한 神께서 가만히 내려다보면 인간은 어디론가 부지런히 바쁜 듯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다가 결국 대지의 품으로 돌아온다고 했던가. 나도 정말 무던히도 돌아다녔다. 이달 초에는 또 늙으면 장거리 여행을 못할거라면서 그리스-터키를 밟았다. 인생이란 이사 다니고 돌아다니는 것이 맞는 것 같다.


돌이켜보건데, 나의 고교시절은 거의 아웃사이더(outsider)로서 정신적 방황, 나태, 무능력, 자포자기 등으로 점철된 반항기였던 것 같다. 그러나 사회는 나의 그러한 지리멸렬한 대응을 용서하지 않았으며, 많은 시련의 시간을 요구하였고 고향을 떠나 돌아다니게 만들었다.

그리고 인생의 황혼기에 와서 느닷없이 지난해에, 밀양대와 부산대가 통합되는 바람에 얼떨결에 부산대 진주고출신 교수회(=효봉회)에 얼굴을 내밀었다.

지난 번 초등학교 동창회에 갔더니 나더러 진주고 동창회에 당연히 참석하는 것으로 알고 자기들 동창회를 자랑하였다. 1995년 서울로 이사온 후로 서울-경남 사이를 매주 왕래하는 생활을 하면서도 별로 찾고 싶지가 않았던 고교시절의 추억을 이제야 반추하고 앨범을 찾게 된 것은, 장규현 회장과의 인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좀 더 솔직하게 말한다면, 아무리 서울에 오래 살아도 서울 사람이 될 수가 없어서 외롭기도 하거니와 앞으로 닥치게 될 딸아이의 결혼식에는 서울에도 나의 친구들이 많음을 자랑하고 싶어서가 아니겠는가?

친구들에 대한 그동안의 무성의는 잊어주시고, 키가 크고 얼굴이 길쭉했던, 그리고 항상 주변인으로 맴돌았던 3학년3반의 박진원을 기억해주고 연락들 주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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