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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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상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7-04-27 08:53 조회7,609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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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키워내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깨운다. 겨울은 오히려 따뜻했다. ---------------------------------“
황폐한 정신.문명에 붙여진 ‘엘리엇’의 ‘황무지’ 장편시처럼 4월은
정녕 미국에 사는 한국인들에게 잔인한 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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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훈련병 시절의 추억들을 많이 가지고 계시리라 봅니다.
유격훈련, 화생방훈련, 완전무장한 구보등은 기억하기 싫은 괴로웠던
일이었으나 개인적으로 좋아했던 한가지가 있었습니다.
기본군사훈련이 끝나고 45구경 권총이 각자에게 지급되었는데, 분해하고
기름으로 청소를 하고 다시 조립하는 과정 그리고 숙련이 된후 눈을
수건으로 가리고 분해.조립하는 일이 재미 있었습니다. 무미건조한 훈련기간중
권총사격 시간이 가장 즐거웠습니다. ( 참고로 권총의 분류는 구경으로 하며
구경은 총렬의 내경을 뜻합니다. 45구경은 내경이 0.45 인치, 38구경은 0.38
인치, 22구경은 0.22 인치 입니다 )
권총의 방아쇠를 당길때마다 소리와 함께 한발씩 발사되는데 표적에 잘
맞으면 쾌감을 느낍니다. 아련한 옛 생각이 나서 로스앤젤레스에서 권총사격
연습장을 찾은 적이 있습니다.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푸른 하늘을 쳐다보고 눈의
피로감을 풀 수 있는 야외 사격장은 집에서 멀어서 가까운 곳에 있는 시내의 실내
사격장에 가서 권총을 빌려서 사격연습을 한적이 있습니다. 디스크때문에
골프를 열심히 할 수 없기에 정신 집중에 훌륭한 스포츠인 사격을 퇴직후 취미로
해야지 하고 생각중입니다. 인간이 지극한 분노를 느끼면 자신도 무르게 총기를
사용할 수 있으므로 총을 구매하여 집에 두는 것은 지극히 위험합니다.
Dead men tell no tales.
죽은 자는 말이 없다라는 뜻이죠.
지난주 월요일 버지니아텍에서 대학살 총격사건이 일어나 33명의 젊은 지성인들이
우범지역도 아닌 상아탑에서 목숨을 잃었을때 큰 슬픔을 느꼈으며, 사건 발생
저녁 뉴스시간에 범인이 동양인 같다고 하며 일부는 중국계라고 할때에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범인은 영어를 전공하는 23세의 조승희라는 South
Korean이라고 경찰의 정식 발표가 나오고, 미국의 온갖 텔레비젼에서 범인이
희생자들에게 수발씩 확인 사살한 잔인한 인간이라는 내용이 방송될때 마치
바늘방석에 앉아있는 기분이었습니다.
우울증이란 정신장애와 자폐증상의 내성적인 외톨이가 저지른 개인적 범죄라고
결론지었지만 너무나 참혹한 피해를 겪은 희생자들의 가정에서는 사랑스럽고
아끼는 아들.딸들을 잃은 슬픔이 얼마나 클까요. 이들의 부모.친척들은 눈물과
한숨으로 죽지 못해 살고 있을것이며 속으로는 애간장이 탔겠죠.
세상의 존재란 무엇이며 영혼과 육체가 하나인지 우리는 어디로 가는 생명체인지
‘마룬타 존자’가 석가모니에게 물었고 부처가 제자에게 답했습니다.
중아함 전유경에 나오는 ‘독화살의 비유’라는 가르침 입니다.
“어떤 사람이 독화살을 맞았다. 이독화살을 쏜 자의 이름과 계급이 무엇인지,
키가 큰지 작은지, 독화살의 재료는 무엇인지 알아서 무엇하겠는가. 점점 다가오는 죽음을 피하기 위해 독화살을 빼내고 빨리 독을 치료하는 것이 급하다. 지금 세상의 기원을 알아서 어쩌자는 것인가”
무엇이 중요하고 중요하지 않는지를 파악하고 중요한 것은 먼저 행하라는
교훈인것 같습니다.
미국에서 가장 강한 로비단체인 400만명의 회원을 가진 전미총기협회 (NRA)의
지원으로 총기규제가 쉽지 않고 또한 미국 수정헌법2조에 보장된 개인의 총기
소유 권리가 있지만 이를 어느 정도까지 포기시킬 것인지, 대학교에서 스트레스가
많은 대학생들에게 더 많은 카운셀러들을 어떻게 배치할것인지, 적개심과 분노가
심하여 황폐한 정신을 가진 학생들에게 어떤 치유책을 제공할 것인지, 가정에서는
행복스러운 자녀들을 키우기위해 부모들이 어떻게 할것인지, 학교의 성적보다
인성교육을 어떤 방식으로 할것인지.
독화살의 비유의 가르침처럼 우선순위를 정하고 어떤 대책을 세울것인가를
논하는 것이 효율적인 방안이란 생각이 듭니다.
미국에 사는 한국인으로 슬프고 부끄럽고 미안하고 서글프네요.
한국에 주둔하던 미국병사의 과실로 5년전 한국 여학생 2명이 죽었을때 촛불
시위등으로 반미를 외치며 온나라가 흥분햇던 일을 기억하시죠.
버지니아텍의 추모식에서 범인 조승희의 영혼도 위로하는 미국인들의 성숙된
맑은 마음을 보고 용서의 정신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좋은 주말 맞이하시고 건강한 삶 유지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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