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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변정담

아름다운 송별회를 다시 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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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7-05-31 08:01 조회8,607회 댓글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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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마살이 끼어 기웃거리고 다니는 내 행세가 외톨이 같아 맘이 짠했던지 부산 박이진군이 얼굴한번보자는 연락을 해왔습니다. 그러고 다음날 김평원군이 전화와 문자로 찾아오는 길까지 소상하게 알려주었습니다. 승진축하도 할겸 서둘러서 나섰는데, 먼저 와서 기다리던 박이진군과 김평원군이 식당 앞 골목길에서 도착하는 친구들을 일일이 반겨주웠습니다. 순식간에 정겨운 얼굴들이 모여들었습니다. 마치 암약하는 결사체의 조직원들같이(?)..

알림란을 통하여 이미 부산14정기총회의 결과는 아시겠지만 그 요상했던 공포분위기를(?) 다시 음미 해봐도 재미있을 것 같아서 여기 조금만 옮겨봅니다.


-친구들이 자리에 앉아 수인사를 나누자마자 김평원군이 분위기를 다잡았습니다.


김평원: 오늘은 부사장승진으로 서울사무소에 주재할 박회장의 송별횝니다만 부산14 정기총회를   겸하게 되었습니다. 떠나는 박회장님과 제가 총무를 맡은지 3년째 입니다.

저도 바꿔주십시오. 회의안건으로 새회장을 선출해주시기바랍니다.

친구1: 회장님이야 그렇다 치고, 총무님도 서울 갑니까?”

김평원: ?!

친구2: 모임이 활성화됐다고 볼 수 없는데 회장 바꾼다고 다 됩니까?

친구3: 구심점역활이 중요한데 아무나 총무 할거요? 이 이상 환상의 콤비가 없는데.

친구5: 회장님은 본사를 왔다갔다 하실 건데, 몸만 가지 마음까지 다 갑니까?

박 회장: (웃고만 있음)

친구6: 일년에 잘 모여야 네댓 번이고 부산 있어도 바쁘면 참석 못하는 건데..

박 회장: 잘 알겠습니다. 그동안 제가 회장역활이 부족했다는 여러분들의 말씀으로 알고 한  번더 하겠습니다. 경조사에 우리이름으로 화환이라도 걸어야합니다.

총무님께  꽃값으로 300만원을 입금하겠습니다. 모임은 마누라 보러올때 만납시다!


-이렇게 하여 김평원군의 정권재창출 포기작전은 진주 건아들의 논리 정연한 비판과 반대로(?) 허망하게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소통합과 대통합 없이 회장재선임안은 박수와 환호 속에 통과되었습니다. 얼마나 인심을 잃었기에 단 한 표의 찬성지지발언도 없이.(ㅋㅋㅋ)


박회장: 그러면 제가 회장권한으로 김평원씨를 총무로 지명하겠습니다.

김평원: ?!(띵하다)


-박이진군은 인사말에서 “제가 74년도에 말직사원으로 입사하여 오늘이 있기까지 고초와 갈등, 흔들림이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친구여러분들의 격려와 위로가 큰 힘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원하면 편하고 쉽게 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저는 다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 보려고 합니다.  아이 둘에게 열심히 살아가는 아비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남겨줄 게 그것밖에 없습니다.” 라며 겸양(謙讓)과 진솔한 부정(父情)의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얄궂고 맹랑한 세상사, 어떤 조직과 모임에서도 떠나는 사람을 붙잡고 회장직을 더해야한다고 강권하는 경우도 없겠지만 떠나야할 사람이 정에 못 이겨 회장 직에 눌러앉는 경우도 보지 못했을 것입니다. 진국처럼 우러나는 끈끈한 우정과 편안함! 오랜만에 가슴으로 느껴보는 아름다운 송별회 그림 이였습니다.


자리를 옮긴 술자리에서 옆의 A군은 “이진이는 말없이 부산친구들에게 음양으로 힘이 되어준 사람”이라며 귀띔 해줬고 C군은 “상대방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사려 깊은 사람”이라고 알려주었습니다. 무자비하게 술폭탄을 맞은 이진군과 평원군은 인사불성이 되어서도 정신을 놓지 않고 친구들이 떠날 때까지 자리를 지켜주었습니다. 이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우리의 젊은이들이 두 친구를 보았으면 어땠을까를 떠올려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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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강재우님의 댓글

강재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참 진솔한 글이다
우리 친구들 역시 생각하는 것도 "친구스럽다"말이야..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고  역시 이균친구  글솜씨는 마음에 와 닿는다 말이야...
그건 그렇고 이진이 서울오면 부산 친구들 서러워 우찌할꼬 서울 친구들은 좋은데.......

김평원님의 댓글

김평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균 친구!
무사히 귀가했는지 안부 전화도 못했구려. 미안허이.
필력에 그저 감탄할 따름이요. 이런 저런 글 자주 올려주시게나.
회장님도 안부 전하더이다.

재우야!
박회장 서울가면 잘 보살펴 다오.
당분간(5~6개월)은 홀애비 신세 면치 못할 것 같으이.
박회장은 조직생활로 늦장가 가서 딸이 고 2이고, 아들녀석은 이제 중3이라오.
진학에 많은 도움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이균님의 댓글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재우 친구님!
부처님오신날 산에 갔다가 조그만 암자에 들렀습니다.
산채비빔밥과 향긋한 녹차까지 얻어먹고 노스님께 무심코 대들었습니다.
“스님, 어떤 불자가 좋으십니까?”
빙그레 웃으시든 스님이 “남이 싫어하는 거 몸으로 행하는 사람”이라며 불 지피고 허드렛일하며 연등 매다는 봉사자들을 가리켰습니다.
나는 재우친구생각이 떠올랐습니다.

박 회장님, 김 총무님!
우리나이 몇인데 옛날 하던 대로 그날 밤을 버팁디다.
드라마틱하고 감동적이었습니다. 님들이 하신말씀이 지금도 가슴에 찡하고 울리네요.
“우리 새끼들은 5년, 15년 있어야 장가보낸다. 너거 그때 다 와야 된다.”
그날을 위하여 건강하고 부지런히 활동합시다.
항상 챙겨주는 마음 고맙습니다.

장규현님의 댓글

장규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박이진 친구!
서울 입성을 추카함데이.
그리고 늦었지만 부사장 승진도 추카추카.
올라오면 소주 한잔 하자고.  나 서울 회장 이거던.

이 균 친구!
잘 있제이?
글솜씨가 대단 하데이.
꼭 눈앞에 한자락 그림이 펼쳐 지는듯.
자주 글좀 올려줘.

박기영님의 댓글

박기영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야 ! 글 솜씨는 드라마 한편을 보는 것 같네.
 박이진 회장님 승진을 축하한다.
평원이의 쿠테타 불발을 축하하며 좋은 모임으로 우정을 계속 잘 얶어 주게나.

이균님의 댓글

이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박기영친구!
멋있고 행복한 삶을 누리고 있습니다.
나이들수록 같이 할 친구들이 많은건 행운이니까요.
인생영화의 클라이맥스를 펼치고 있네요.
지리산 종주! 이 약골샌님은 부럽고 약오르네요.
계속 도전하시길. 1438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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