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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변정담

잊혀진 상여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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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상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6-08-22 09:10 조회11,33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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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의 고통, 먹고 살아야하는 고통, 헤어져야 하는 고통, 평생직장이라
믿었던 회사에서 해고되는 고통, 잘되던 사업이 어려움에 봉착하는 고통, ----.
우리 중생들이 사는 현실의 세계에는 수많은 고통이 있지만 참으면서
살아야하는 속세이기에 불교에서는 인토라고 부릅니다.

왜 ‘사랑니’라고 명칭 했을까.
사랑에 눈떠는 년령인 10대 후반에 나오는 치아이기 때문일까.
영어로는 Wisdom Tooth라고 하는데 지혜가 조금씩 나타나는 철 드는 나이에
생기기 때문이기에 그런가.

대부분은 젊은시절 사랑니를 처리하는데, 나는 사랑의 실체도 모르고
지혜도 없는 사람이기에 나이가 많은 작년 사랑니를 뽑았습니다.
잇몸 밖으로 똑바로 나오지 않고 기울어져 나오는 사랑니와 윗쪽에 나와 있던
사랑니 두개를 동시에 뽑기위해 치과에 예약전화를 한적이 있습니다.

미국은 잇몸 절개는 일반치과에서 하지 못하고 구강치과의 전문의가 하는데,
치과직원이 Local or General Anesthesia ( 국소 혹은 전신 마취 )의 어는  것을
택할것인가 묻기에 장단점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전신마취를 하는 경우는 4개를 동시에 뽑는 경우나 수술에 깊은 공포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주로 하는데,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르나 전신마취를 한후
깨어나지 않으면 죽는다고 하데요.
허긴 사람이 그렇게 쉽게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대문 밖이 곧 저승”이란 옛말이 있지요.
멀리 있는것 같지만 죽음이란 소리없이 우리의 곁에서 항상 가까이 맞대고
있다는 이야기이며, 가까이 지냈던 사람들의 부고를 언제나 들을 수 있기에
우리의 마음 준비가 필요하다는 뜻도 담겨 있다 합니다.

지난 토요일 새벽에 밀양에 사시는 이모께서 돌아가셨다는 국제전화를 받고
직접 문상을 가지 못하기에 이모님 댁에 조의를 표하기 위해 밀양의 친척들과
통화를 했습니다.  이모의 죽음을 접하고 지금은 거의 사라진 어린시절에
자주 보았던 상여행렬이 생각났습니다.

그당시는 일반적으로 5일장이 많았고, 장삿날이 되면 넓은 마당에 상여가
옮겨져 종이꽃으로 꾸민후 꽃상여로 만들었고, 장지를 향해 상여를 매는
상두꾼들이 너울너울 춤추는 듯한 자세로 균형있게 움직이고, 선소리꾼이
딸랑딸랑 요령을 흔들면서 고단한 삶을 마친 영가가 극락에 가서 편히 쉬라고
처량하고 구슬프게 염원해주고, 뒤에는 짚으로 꼰 새끼줄의 허리띠와 삼베로된
상복을 입은 상주들이 따르고, 저승으로 가는 고인을 추모하는 만장들이
나풀나풀 흔들렸습니다.

장지에 도착하면 미리 지관이 정해주었던 명당에 고인의 육신이 안장되었고,
이로써 이승에서의 삶이 정리되는 장례가 끝났습니다.

요즈음은 미국이나 우리나라에서는 살아있는 유족들은 정말로 편안한 장례를
치릅니다.  돈만 있으면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고 장례절차를 타인들이
도와줍니다.
우리의 어머니, 고모, 이모들은 옛날에 집안에 상을 당하면 추운 겨울날 차거운
물로써 움식을 하며 고생이 많았는데.

꽃상여가 생각이 나기에 극락에 가기위해,  좋은 일을 하고 탐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바르게 닦아야지 하는 생각을 해보며 몇자 적어봅니다.
건강히 재미나는 하루 시작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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