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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상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5-09-23 07:01 조회12,72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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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최대 명절인 추석 잘 지내셨죠.
정겨운 가족이 모여 앉아서 송편도 빚고, 한가위 아침에는 차례 모시고 성묘도 다녀
오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삼천리 방방곡곡 아니간 곳 없다마는
비봉산 품에 안겨 남강이 흘러가는
내고향 진주만은 진정 못해라
유랑천리 십년만에 고향 찾아 왔노라
그이름 부르면서 달려 왔노라’
‘내고향 진주’라는 노래의 가사입니다.

올해 추석은 진주에서 보낼려고 잔머리 굴러 출장계획을 세운후 고향에서 토.일.월
3일간 쉬고 화요일 미국으로 돌아와 업무를 시작했읍니다.
여러분들은 고향에 가시면 진주가 제일 좋다고 느끼는 점은 무엇입니까?
저는 진주의 중심부를 나누며 흘러가는 남강이 있기에 도시가 아름답다고 믿읍니다.
진양호 수문을 열었는지 넉넉한 물의 흐름을 보니 마음이 쉬원 하데요.

방문할때마다 느끼지만 고향이란 망각할 수 없는 곳이며,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하고
정겨운 곳이 이세상에 또 존재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경제가 어려워 모두 피곤하다고 했지만 추석때는 모든 이들의 표정이 맑고 밝게
보였읍니다.

출장에서 돌아오니까 저의 둘째 아들이 근무하고 있는 연구소 근처로 아파트를
얻어서 이사해야 하겠다고 하네요.
큰 SUV로 매일 장거리를 운전하니까 상승하는 휘발유 값도 부담되고 고속도로에서
오랜 시간의 운전으로 몸도 피곤하고 시간도 낭비하는것 같다고 하면서.
첫째 아들과는 달리 유머가 별로 없고 다른 가치관과 성격을 가졌도, 자기 교육만이
최고라는 과학자의 사고방식이 강하지만 나에게는 항상 어린애로만 비치기에
마음의 서운함이 아리네요.
내년에 법의학실의 직장을 나의 집 근처로 옮기면 결혼 전까지 집에서 같이 살기로
하고 텅빈 마음을 스스로 위로합니다.

잘 아시는 바와같이 캥거루는 새끼들을 배에 있는 육아낭이라는 작은 주머니에 넣고,
새끼는 엄마 젖꼭지에 달라 붙어 살다가 약 8개월 정도 지나면 엄마 캥거루를 떠나
혼자 다니게 됩니다.

캥거루족.
10년의 장기경제불황으로 일본에서 실업난이 심해졌을때 대학을 졸업하고
독립해야 할 젊은이들이 부모에게 얹혀 사는 경우가 많을때 생긴 말입니다.
미국에서는 IT산업이 붕괴 되었을때 일부 젊은이들이 직장을 잃고 보따리를 들고
부모의 집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있었읍니다.
기생독식자라고도 일컫었죠.

하나, 둘 집을 떠나는 자식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읍니다.
마음을 버리고 집착을 벗어나 홀가분한 마음으로 편안히 살아야지라고.
건강하시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오늘만 같으라’는 한가위가 매일 계속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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