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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나귀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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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상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5-08-27 08:17 조회10,72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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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실의 계절이 시작되는 가을입니다.
금빛 햇살에 탐스러운 과일들과 벼이삭은 익어가며, 지루하고 무더운 여름을
떨치고 가을의 문턱에 들어섰읍니다.
조석으로 부는 신선한 바람은,  가을이 짙어 가면서 허무하게 떨어지는 낙엽을
날리는 바람으로 곧 변하게 되리라 봅니다.

미국속담에 이런 말이 있읍니다.
United we stand, Divided we fall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어릴때 우리에게 익숙한 이승만 전대통령이 많이 인용한 문장이죠.

각자의 취향에따라 재경동창회에 소속된 기우회, 산악회, 테니스회에 참가 하시여
소그룹의 힘을 키워주고 친구끼리 더욱 단결하면 어떨까요.
이창호 9단과 조훈현 9단의 영리함과 신선의 멋을 맛보시고 바둑세계를 배우시기
원하면 기우회로, 일요일에 소풍가듯 친구들과 수다를 떨며 능선을 오르고 싶은
동기분들은 산악회로, 귀여운 손녀를 장차 WTA 1위가 된 러시아의 미녀 선수인
Maria Sharapova 같은 선수로 키우고 싶은 분들은 테니스회로 모입시다.

사업상 관련이 있는 회사의 General Manager가 점심시간에 말해준 사건입니다.
MBA를 끝내고 2년전부터 일했던 젊은  남자 직원이 한명있었는데 그동안 착실히
일해서 회사로부터 상당한 신뢰를 쌓았는데 우연한 기회에 싱가포르에 있는 회사와
개인적으로 거래를 하는 것이 발각되어 회사 입장에서 도무지 용서를 할 수 없어
해고를 시켰다고 합니다.  결정이 내리기 전 이분에게 와서 업무시간에는 회사일을
열심히 하고 퇴근후 싱가포르회사와 개인적인 일을 하면 되지 않느냐고 하는
기막힌 제안을 젊은이가 하더라며 웃었읍니다.
누구든 영원한 비밀은 간직하기 참 어려운가 봅니다.

오군려이 ( 나 오, 임금 군, 당나귀 려, 귀 이 )
삼국유사에 나오는 우리 모두가 잘 아는 이야기이죠.
18살에 화랑 그후 신라 48대 경문왕이 되었던 이 임금님은 당나귀 귀를 가졌던
분으로 유명합니다.

어느 누구에게도 자기 귀가 당나귀 귀라는 사실을 알리지 말라고 명령했으며,
어명때문에 하고 싶은 말을 못하는 두건장이는 병이 날 지경이었고 결국 참지 못하고
도림사의 대나무숲에 대고 ‘우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친후 두건장이는
그제야 가슴이 후련해지며 말 못해서 생길 병에서 해방되었다 합니다.

어느날 왕이 도림사의 대숲을 지나 가는데 그때 마침 바람이 세게 불어 ‘우리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는 소리가 대숲에서 들렸고 왕은 깜짝 놀라 그 대숲을 모두 베어
버리고 산수유를 심었다는 설화가 있읍니다.

Ovidius라는 로마의 시인이 저술한 책에 있는 이야기 입니다.
Midas 왕이 당나귀 귀를 가졌다는 비밀을 안 이발사가 구덩이에 대고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속삭이고는 흙을 덮고 후련해 하였는데, 구덩이 위의 갈대가 바람에
나부끼면서 이 비밀이 누설 되었다는 설화가 있읍니다.

두개의 설화가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요.
이 세상에는 비밀이란 존재할 수 없다는 이야기 일 수 있고,  인간사의 진실은
절대로 은폐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현실을 사는 우리 각자에게 자신만이 아는 남들이 알지 못하는 비밀을 알고 있을때에
말하고 싶어서 환장 하고픈 심정을 내지는 심리상태를 잘 묘사한 이야기 이기도
합니다.

좋은 주말 잘 지내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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