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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상철 쪽지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4-12-21 07:49 조회13,59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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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도 저물어 가고 있네요.
커졌다가 작아졌다가 하는 여의봉을 휘두르며 자유자재로 변신술을 부리며 천궁을
떠들썩하게 했던 서유기의 주인공인 손오공.  까불다가 부처에의해 오행산에 갇히게 되나 삼장법사 현장의 부하가 되죠.
저가 손오공이라면 오늘 동기들 모임에 참석할 수 있을텐데 하고 상상을 해봤읍니다.
‘단금지교’란 말이 있읍니다.
쇠를 자를 정도로 절친한 친구 사이를 뜻합니다.
좋은 만남 그리고 변치 않는 우정을 다시 확인하시는 시간 되시기를 바랍니다.

‘증지부경전’에서는 남에게 충고하기전 다섯 가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합니다.
첫째, 충고할 만한 때를 가려서 말하라
둘째, 진심에서 충고하고 거짓되게 하지 않는다
세째, 부드러운 말씨로 이야기하고 거친 말을 쓰지 않는다
네째, 의미있는 일에 대해서만 말한다
다섯째, 성나지 않는 인자한 마음으로 이야기 한다

미국에서 직장생활을 하면 좋은 점이 하나 있읍니다.
대부분의 사업상 만남이 주로 Lunch Meeting으로 이루어지므로 저녁에 술 마시는 기회가 많지 않아서 이에 따르는 스트레스가 없읍니다.
지난 주 많은 도움을 받고있는 한 회사 중역과 직원이 L.A를 방문했기에 성의껏
저녁을 하고 가라오케에서 노래로 즐기며 많이 마셨읍니다.

이분에 의하면 근무하는 회사는 투자를 한 주인인 회장과 총명하고 경영수완 좋은
회장의 매제되시는 부회장이 35년전 설립했는데 이분은 부회장을 오래 모셨다고 합니다.  문제는 최근에 회장의 아들이 경영일선에 서서히 등장하여 이분에게 자기의
편으로 오라고 은근히 압박을 가한다며 고민이라며 저의 Advise를 구한다 했읍니다.

저는 ‘증지부경전’을 생각하며 충고대신 모두가 잘  아는 이야기를 나누었읍니다.
태조 이성계의 5남으로 조선 3대왕이 되었던 이방원이 혁명 전날에 정몽주를 회유
하기 위해 만들었던 ‘하여가’를 꺼내었읍니다.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어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어져 백년까지 누리리라’

고려의 충신 정몽주는 회유되지 않았고 이방원에게 ‘단심가’로 고려왕에 대한 그의 굳은 충성심과 절개를 보여주었고 그 결과로 집에 돌아가는 도중 선죽교에서  이방원의 심복인 조영규에 의해 피살된다는 것을 역사시간에 배웠읍니다.
‘이몸이 죽고 죽어 일백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님 향한 일편 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하여가와 단심가를 부른 이방원과 정몽주 두 분은 오래전에 사셨던 역사의 인물이라
그당시 그들이 처한 시대상황과 철학이 상이했기에 누가 옳고 그르다고 이야기 할
수 없으리라 봅니다.
현실세계에 사는 여러분도 이회사의 중역처럼 비슷한 위치에 처한 경험이 있으리라
봅니다.  어느 편에 서야만 앞으로의 직장생활에 도움이 될까하고 하는 그런 고민을
말하죠.

그날 저녁 식사때 그분에게 충고는 아니고 저의 개인 생각으로는 오래전의 일이나
이방원의  ‘하여가’에는 융통성이 보이는것 같다고 말했읍니다.
추운 겨울 잘 지내시기를
재미나게 사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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