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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변정담

늙는다는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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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규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4-10-18 07:03 조회11,721회 댓글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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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새치가 하나 둘 늘어가고, 이것이 신경 쓰여 아들녀석에게 흰 머리카락 하나에 백원 씩 주기로하고 뽑아 달라고 하였는데, 아들에게 줄돈이 3000원이 넘고, 여름날 모자를 안쓰고 외출 하였는데 정수리에 뭔가 따끈 따끈한 기운이 느껴지면 당신은 이미 늙음의 문턱에 들어 섰음 입니다.
 
신문을 읽는데 들고있는 손이 점점 멀어지고, 바늘귀에 실을 꿰는데 헛방치는 횟수가 많아지고, 오후가 되면 눈이 침침하여 눈에 손이 자주가고, b와 d가 헷갈리고, mobile phone에 온 전화번호가 식별이 안되면 당신은 이미 늙음이 상당히 진행 되었음 입니다.
 
 거실에서 TV를 보는데 안방에 있는 마누라가 볼륨 낮추라고 핀잔을 주고, 당신이 하는 말의 톤이 점점 높아지고, 회의를 할때 부하직원의 소리가 작다고 호통을치고, 당신의 mobile phone 소리를 다른사람이 들을수 있을정도이고, home shopping 채널에서 보청기 광고에 관심이 있으면 당신은 지나온 세월이 남은세월보다 훨씬 많다는 뜻입니다.
 
 찬물 한잔에 시원함을 느꼈는데 어느날 부터인가 이가 시려 미지근한 물로 바뀌고, 칫솔질 하는데도 잇몸이 부은듯해서 신경이 쓰이고, 입에 냄새가 날 것 같아 칫솔질 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당신이 아니래도 옆에있는 친구들이 implant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이빨이 오복중에 하나라는 말을 실감하게 되면 당신이 탄 인생이라는 기차는 종착역이 멀지 않았음을 예고함 입니다.
 
 나는 항상 젊다고 생각하였는데, 어쩌다 동창회에서 만난 친구의 주름진 얼굴과 독두(대머리)를 보고는, 새삼 내 나이를 가늠하게 되고, 경치좋은곳에 여행을 가서도 사진찍는게 썩-달갑지 않고, 어쩌다 거울을 보면 그속에 있는사람이 "누군가?"하고 타인처럼 느껴지면, 당신이 타고 주유하던 유람선은 곧 목적지 항구에 도착 할 것입니다.
 
 길을 가다가 잘생긴 젊은이를 보고, 질투심이나 부러움대신, 집에있는 딸을 생각하고, 예쁜 아가씨를 보면, 내가 어떻게 해봤으면 하는 생각보다는, 며느리감으로 생각하게 되면, 머지않은 장래에 당신은 손주를 보게 될 것이며, 이미 당신은 마음까지 늙어 가고 있음 입니다.
 
어쩌다 야한 장면을 보고도 무덤덤해지고, 혹시나 하는 생각에 아랫도리에 힘을 불끈 줘봐도, 아무런 소식이 없고, 마누라가 애써 세워 놓은 물건도, 터널 안에서 피식 시동이 꺼져버리고,"잠이나 자자"하는 마누리의 자조적인 목소리에, 자격지심으로 잠못들어 뒤척이다 ,정력에 좋다하면 혐오 식품도 마다않고, 그래도 의무감에서, 정말 어쩌다 년중행사 일지라도, 거사를 할려면 비아그라를 찾게되고, 괜히 밤이 무서워 밖에서 어설렁 거리다, 마누라 샤워하는 물소리에 가슴이 두근거리고 점점 쫄아들면, 당신은 이미 내자식 갖기에는 그 능력이 부족하다는 증거 입니다.
 
 달리기를 하면 발보다 몸이 먼져 나가 앞으로 넘어지기 일쑤이고, 50 미터도 가지못해 숨이차고, 등산을 하면, 도가니가 좋지않아, 오르막보다 내리막이 더 힘이들고, "건강이 제일이다"라고 말만하다, 막상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시작하였는데, 마음같지 않고, 지나가는 젊은이들 보고 "건강은 건강할 때 챙기라" 고 괜한 잔소리나 하게되고, 당뇨나 고혈압등 성인병에 관심이 많아지면 당신의 건강은 이미 내리막길에 들어섰음 입니다.
 
 주위의 친구들이, 계급정년이나 호봉 정년에 걸려, 하나, 둘 직장에서 물러나고, 동병상련 이라고 마주앉아 소주잔 기울이며, 괜스레 잘 돌아가고 있는 세상 탓이나하고, 국민연금이 어떻고, 노후가 어떻고, 실버가 어떻고 하며 목청을 높이고, 하루가 48시간이래도 모자랄 것 처럼 바쁘게 돌아 가던 생활이, 갑자기 주체할수 없을 만큼 시간이 남아돌고, 잘~ 차례입고 집을 나왔는데 ,막상 갈곳이 없어, 양복입고 구두신은 채로 등산이나 할까 하고 ,신문지 말아쥐고 등산로 입구에서 어슬렁 거리면, 당신은 이미 인생의 하산길에 들어섰음 입니다.
 
10월에 들어서면,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나 년말 년시의 부푼기대 보다는, 한해가 간다는 마음에 가슴이 "쿵" 소리가 날 정도로 내려앉고, 곧 다가올 추위와 김장 걱정을 하게되고, 노랗게 피어있는 국화꽃을 보고도, 그 아름다움 보다는 애써 서글픔이나, 쓸쓸함을 찾아내고,굴러가는 낙엽을 보면 괜히 우울해져, 마음 한구석이 짠-해오며, 눈물 한방울 떨어지고, 흘러가는 한강물을 보고는, 세월의 덧없음과, 지나온 시간들을 회상하게 되면, 당신은 이미 인생의 황혼에 접어 들었음 입니다.
 
친구들의 자녀 청첩을 받고, 또 내 자녀들 혼사 걱정을 하며, 정말 가끔씩 친구의 부고를 받으면, 세월의 "矢"같음을 새삼 실감하며, 이제는 조금씩 버릴건 버리고, 챙길건 챙기면서, 우리의 인생도 조금씩 정리를 해 가야 하는 ,시점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여러분은 어떴습니까? 늙는다는 건 내가 살아온 세월의 흔적이려니 생각하고, 마지막 순간까지우리모두 건강하게 행복한 삶을 영위 할수 있도록 화이팅!

댓글목록

정광화님의 댓글

정광화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참말로 잘쓴다

너는 섬유과 보다는 국문과기 더 잘 어울린다

아무튼 고마우이/

이명상님의 댓글

이명상 이름으로 검색 작성일

* 장사장님 !!1

  마음에 오랫동안 여운을 남기는 아주 좋은글 잘보고있습니다
  우리 동기회 게시판이 더욱 UP GRADE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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