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산(富士山) 등반 이야기 1 - 퍼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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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구자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1-07-12 22:39 조회11,146회 댓글1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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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富士山) 등반 이야기 1 - 오영식 - 조선닷컴 블로그뉴스(2011.07.10.)
후지산은 예로부터
일본의 심벌로 자랑하는 성스러운 산이다.
그래서 일본은 언제나 국가의 상징적 존재로 후지산을 자랑스럽게 내세운다.
그래서 세계인들은 일본하면 떠오르는 것 중의 하나로
아름다운 후지산을 생각하게 되었다.
마치 프랑스 하면 에펠탑을 연상하듯이 말이다.
백두산보다 1,000m나 높고 한라산보다 2배나 높은 후지산
그런데 대한민국 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일까?
백두산? 한라산? 금강산? 남대문? 동대문? 경복궁? 김치? 태권도? .......그러나 불행하게도 세계인들의 뇌리에 선명하게 각인된 대한민국의 상징이 아직은 없다.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는 그동안 정치판 싸움만 하느라 국가적 이미지 관리에는 너무 소홀했다.
후지산은 일본의 최고봉으로
높이가 3,776m 둘레가 125km 원추형으로 된 산이다. 우리나라 백두산이 2774m 이고, 남쪽에서 제일 높은 한라산은 1952m다. 그러므로 후지산은 백두산보다 1000m 나 높고 한라산 보다는 거의 2배나 높은 산이다.
우리는 하나도 없는 3000m 넘는 山이
일본에는 무려 21개나 있다.
- 일본의 상징 높이 3776m 둘레 125km 원추형의 후지산 -
멀리서 보면 너무 아름다운 후지산
그러나 가까이 가 보면 볼품없는 산
일본에서 평지만 걸어 다니던 어느 날
먼발치에서 후지 산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그 산에 올라가 보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사실 내가 아는 일본인은 한국에 와서 설악산에도 다녀오고 난 여태껏 가본적도 없는 북한의 개성까지 다녀오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그렇다면 나도 그들이 성스럽게 여기는 후지 산을 한번 가보고 싶었다. 후지산 등반은 전혀 계획에 없었던 즉흥적인 발상이었다.
그날로 나는 후지산 가는 방법을 모색했다.
그런데 후지산 등반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후지산 등반에는 엄청난 장비와 준비가 필요한 것도 아니었고,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쉽게 하루나 이틀 일정으로 바로 다녀올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후지산 가는 고속버스
도쿄 신주쿠역 출발...2시간 소요
- 해발 2300m 후지산 중턱 고고메 버스 정류장 -
후지산을 등반하는 길은 여러 방법이 있었다.
그 중에서도 내가 머물고 있는 신주쿠에서 후지산행 버스를 타고 가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침 일찍 도쿄 신주쿠에서 2,600앤을 주고 후지산 가는 고속버스를 탔다.
도쿄 시내를 벗어난 고속 버스는 구불구불한 후지산 중턱을 돌고 돌아 2시간 정도를 달린 끝에 후지산 등반이 시작되는 고고메 버스 종점에 닿았다.
후지산 등산이 시작되는 고고메는 해발 약 2,300m 쯤 되는 곳이다.
후지산 등반객을 태운 모든 차량은 이곳에서 승객들을 내려놓고 다시 도쿄로 돌아가게 된다. 그것은 마치 한라산을 등반할 때 제주시나 서귀포 시외버스 정류장에서 5.16 횡단도로를 지나는 시외버스를 타고가다 성판악에서 내려 한라산을 올라가는것과같다.
난 아침 일찍 서둘러 왔다고 생각했는데도
고고메 버스 정류장에 내리고 보니 광장에는 후지산을 오르기 위해 각지에서 몰려온 등반객들로 광장은 재래시장처럼 붐비고 있었다. 때마침 7월의 여름 날씨치곤 가을 날씨처럼 화창했다. 여행에서 아니, 산행에서 중요한 것은 여러 가지 준비 못지않게 기후조건도 그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정말 날씨가 도와주고 있었다.
너무 간소한 그들의 산행 복장
그런데 나는 광장에서 후지 산 등반객들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4천 m 가까운 후지산을 가는 등반객이라고는 도무지 믿어지지 않을 정도의 간편 복장들을 하고 있었다. 대부분 사람들이 마치 동네 뒷산 약수터나 가는 정도의 아주 가벼운 복장을 하고 있었다. 물론 나 역시 갑작스런 충동으로 출발한지라 이들과 별 다름없는 평범한 복장이다.
우린 서울 근교 가까운 도봉산엘 가는데도
유명메이커의 고가 등산복을 입고 나서는 사람들이 참 많다. 마치 에베레스트 원정대 같은 완벽한 고가의 복장으로 산행한다. 뭐, 바지 하나가 얼마고, 파카가 얼마고...입이 벌어지는 놀라운 액수다. 하긴 고가품은 그만한 기능성을 보장하고 있으니까 나쁠 건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레저 등산 붐을 타고 뭐든지 고가 장비로 무장해야 체면이 서는 것처럼 여기는 유교적 관념이 저변에 심각히 깔려있는 건 아닐까?
체면과 과시욕이 유난히 강한 우리나라....거기다 메이커의 교묘한 상술에 감염되어 우린 그들의 상술에 병들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나는 후지산 등반길에서 신기하게도 한국인들을 금방 알아낼 수 있었다.
일본인과 한국인은 얼굴 외형으로는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그러나 등반객의 경우는 복장으로 확연히 구분된다. 후지산에서 멋진 등산복으로 완전 무장되어 있으면 그건 반드시 한국인이고, 가벼운 옷차림이면 거의 일본 사람들이다. 공수부대 아니 특수부대원처럼 블랙 톤으로 무장되어 있는 사람을 산에서 만났다면 한국의 등반대들이다.
물론 일본인들도 전문 산악인일 경우에는 완벽한 등산복장과 장비를 갖춘다.
후지산 등반은 일본인들이 주를 이루지만, 그런데 생각보다 외국인들도 참 많다. 그러나 한국인들을 제외하곤 나머지 사람들의 복장은 대개 검소하고 아주 간편한 차림새였다.
애국심인가, 국수주의(國粹主義)인가?
- 해발 2300m 후지산 고고메 등산용품 판매점 -
후지산 등반의 출발점인 이곳 고고메 광장 가게에는
일장기를 단 스틱을 많이 볼 수가 있다. 많은 일본인들은 일장기가 달린 이 스틱들을 사가지고 올라간다. 일본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도 가끔 일장기 스틱을 산다. 그러나 한국인들이 일장기 스틱을 사는 경우는 아직 보지 못했다. 일본에 대한 워낙 강한 우리네 민족적 정서 때문일까?
후지 산은 작은 돌모래 알갱이 같은 것으로 뒤덮여 있는 산이므로 오르내릴 때 조금 미끄럽다. 그래서 이 일장기 스틱을 짚고 가면 등하 산을 할 때 좀 수월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저 스틱은 후지산을 오를 때 중간에서 후지산 등반 기념 스탬프를 찍어두는데 사용하기도 한다. 이 스틱은 우리 돈으로 만 원 정도다.
후지산은 일본인 마음의 고향
- 눈 덮인 후지 산 스쳐가는 일본의 자존심 신간센 열차 -
내 경험으로 미루어 볼 때
3800 여m나 되는 후지산을 도쿄에서 출발해서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하루 만에 다시 도쿄로 돌아오는 것은 조금 무리라고 생각되었다. 다행이 오늘같이 이렇게 날씨가 좋다면 신주쿠에서 아침 7시쯤 출발해서 좀 서두르면 정상까지 갔다 올 수는 있겠다.
하지만 이곳에서 도쿄 신주쿠까지 되돌아가는 고속버스가 오후 4시가 막차이기 때문에 시간 조절을 잘하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볼 수도 있다. 아무튼 아무리 부지런해도 하루에 정상까지 다녀오는 계획은 권하고 싶지 않다.
일반인들에게 후지산 등반이 허락되는 7, 8월에도 능선 계곡에는 하얀 잔설이 더러 남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 고고메의 후지산 출발 지점 -
발 2300m 지점인 고고메 광장을 벗어나면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후지산 등반이 시작 된다. 출발점의 이 길은 신행길 같지 않고 시골 비포장도로처럼 느껴진다. 산행길이라고 해야 무슨 거친 돌멩이나 바위들이 널려 있는 것도 아니고 처음에는 경사도도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다. 그러기에 사람들은 우리나라처럼 완전한 등산복으로 무장하지 않고 저렇게 나들이 복장으로 떠나는 지도 모른다.
일반 등산객들에게 후지산은 7월과 8월에만 개방될 뿐이다. 그것은 아마도 후지산이 3800m나 되는 워낙 높은 산인데다 변화불측한 일기 관계로 인한 안전상의 이유로 일 년에 두 달만 허락하는 것 같았다.
이곳 해발 2300m 정도 지점에서는 푸른 소나무나 잡목들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조금 더 올라가게 되면 키 큰 나무들은 보이지 않는다. 지그재그로 등산로를 만들어 놓은 후지산은 대부분 경사도가 심하지 않아 어느 일정 거리는 거의 평지를 산책하는 느낌이 들 정도다.
초등학생들도 도전하는 후지산
- 후지산 등반길에 나선 아이들 -
초등학생들이 후지산을 오르고 있다.
올라가다 보면 가끔 부모랑 함께 올라가는 어린 초등학생들을 만나곤 했다. 일본인들은 우리보다 아이들 교육을 철저히 시키는 것 같았다. 그들은 지식적인 교육에 앞서 인성교육을 어릴 때부터 철저히 길들인다. 그리고 강인한 체력을 길러주기 위해, 또 그들의 성스러운 영산이라는 일본의 혼을 심어주기 위해 자녀들을 데리고 이렇게 후지산을 찾는다고 했다.
후지산 관광객이라고 할까 아니면 등반객을 태운 말들은
이곳까지 와서 내려주고 되돌아간다. 여기까지 말을 타고 오는데 는 얼마인지 모르겠다. 이곳 후지산에는 케이블카가 없기 때문에 체력이 안 되어도 꼭 후지 산 보고 싶은 이들은 여기까지 말을 타고 오면 된다.
이곳에 내려 지나온 산 아래쪽을 바라보면 발아래 저 멀리에 온천 휴양지로 유명한 하꼬네가 보이기도 한다.
저기 대전차 방어뚝처럼 둘러있는 것은
위에서 굴러오는 위험한 암석을 막아주기 위해 설치해 놓은 방책들이다. 전체적인 산세로는 경사도가 매우 심해서 위에서 돌이 굴어 떨어질 위험이 매우 높다.
1만전 전에는 외로운 섬
불(火)이라는 뜻을 가진 후지산(富士山)
- 후지산의 신비스런 여명의 순간 -
후지산은 약 1만 년 전엔 섬이었다.
그러던 것이 이즈반도가 지각변동에 의해서 혼슈에 부딪히면서 생겨난 활화산으로 십여 차례나 분화되었다고 한다. '불(火)'이라는 뜻을 가진 후지산은 일본에서 가장 높은 산이라서 '비교할 수 없는 높은 봉우리'...(후지노따까네) 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아마 오랫동안 활화산으로 불길이 솟아오르던 산이었기에 불(火)이라는 뜻을 가진 산이 되었으리라. 지금도 후지 산 보는 각도와 시각에 따라 여명이거나 일몰에는 불타오르는 듯 한 신비스런 모습으로 떠오르기도 한다.
- 돌담길을 따라 걸어가는 후지산 등반길 -
후지산은 커다란 원추형의 산이다.
그래서 옆에서 보면 그 경사도가 무척 가파르게 보인다. 하지만 등산로는 지그재그로 길을 잘 터놓았기 때문에 등반로가 생각보다는 전혀 험하지 않다. 그러기에 초등학생들도 오르는 것이다.
더구나 후지산 거의 모든 언저리가 큰 바위나 돌로 형성된 골짜기가 많거나 산세가 험한 지형으로 되어 있지 않아서 지극히 부드러운 여성적인 느낌을 준다. 따라서 그런 험준한 지형이 없다보니까 산세는 순하지만 우리나라 한라산이나 설악산처럼 산세가 주는 아름다운 풍광은 별로 찾아 볼 수가 없다.
아름다운 풍광 전혀 없는 후지산(富士山)
원추형의 후지산을 한 동안 지그재그로 서서히 오르다가
때로는 이렇게 곧바로 후지산을 위쪽을 향해 오르는 길도 있다. 이 사진의 중앙 맨 위 봉우리가 후지산 정상이 된다. 사진으로 보면 가깝게 보일지 몰라도 여기서도 쉬지 않고 한참을 올라가야 한다. 후지산 등반로는 대체적으로 온순하지만 늘 평탄한 길만 있는 게 아니라 때로는 이런 척박한 돌밭길도 있다.
등반객이 다니는 산기슭 언저리 등반로는 경사도가 겨우 2-3도 정도로 너무 완만해서 어쩌면 등산기분이 안 날지 모른다. 그러나 정상 쪽 맨 위에 올라가면 경사도가 좀 가파른 곳도 있다. 어떤 산이든 대개 정상 쪽은 산세가 험하고 가파르기 마련이다.
해발 2700m쯤 되는 쉼터에 도착하니
어떤 초등학생이 먼저 와서 쉬고 있었다. 후지산은 높이에 따라 10등분을 해 놓고 있다. 저 아래 후지산 고속버스 종점은 후지산의 중간에 해당되는 곳이라서 고고메(五合目)라고 한다. 그리고 이곳은 해발 2700m 정도 되는 곳으로 나나고메(七合目))라고 부른다.
한 발 한 발 점점 산위로 올라올수록 조금씩 숨이 차오른다.
산세가 험하지 않아서 등반하기에 큰 어려움은 없지만 그래도 워낙 높은 곳이기 때문에 산소가 희박해지면 숨쉬기가 곤란해진다. 그래서 후지산 등반 계획을 세울 때 여러 가지 준비물 가운데 산소 캔도 챙기면 좋다. 난 그냥 나의 체력만 믿고 무모하게 올라왔지만, 혹 높은 산에 올랐을 때 호흡이 곤란해지는 분은 산소 캔을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 그러나 보통 체력을 가진 사람이라면 구태여 산소 캔을 사지 않아도 될 것 같기도 하다.
후지 산 등반로의 특징은
등반하다가 힘들어질 만한 곳에는 어김없이 이렇게 쉼터가 있어서 후지산 등반객들을 편안하게 해 준다. 고고메 후지산 등반로 입구 광장에 모였던 그 많은 사람들은 어느 길로 다 사라졌는지 3천m쯤 올라와 보니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7고메의 쉼터도 사람들이 붐비지 않아서 좋았다. 이렇게 높은 곳 쉼터에서 파는 음료수는 매우 비쌀 거라는 예상을 깨고 스낵과 음료수들도 비싸지 않았다. 주변을 둘러보니 슬리퍼 같은 것을 신고 올라온 사람이 있어서 놀랐다. 잠시 발이 아프니까 슬리퍼로 갈아 신은 건 아니었을까?
- 7고메 쉼터에서 잠시 숨고르는 등반객들 -
후지산 고고메 버스정류장에서
여기까지 오는데 거리로는 약 4km정도 걸어 온 셈이다. 비록 등산로는 지그재그로 되어 있어 등반이 수월할지 몰라도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후지 산의 측면 경사각은 매우 가파르다. 그러기 때문에 수직 능선으로 올라가는 것은 등산로도 없을 뿐더러 힘들어서 못 올라갈 것 같았다.
비록 낡은 의자들이긴 하지만 힘겹게 올라온 등반객들을 위해 가는 곳마다 쉼터에는 잠시 쉴 수 있는 의자들이 꼭 마련되어 있었다.
당일치기 후지산 정상 등반은 무리
후지산 등산은 보통 건강한 사람 기준으로
해발 2300m 고고메 출발점에서 시작해서 오르는데 6시간 이상, 내려가는데 4시간 이상 총 왕복 10시간 이상이 소요된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보통 사람의 수준이고 사람마다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여건은 다를 수 있다.
꼭 후지산 정상을 밟고 싶다면
후지산 정상까지 올라가 근처 대피소에서 하룻밤을 보낼 생각을 하고 준비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아무리 여름철일지라도 정상의 밤 기온은 차기 때문에 두꺼운 옷도 가지고 가야하고 먹을거리도 좀 준비해야 한다. 만약 하루 코스로 다녀오고 싶다면 3300m 정도까지만 갔다가 고고메에서 막차가 끝나는 오후 4시 이전에 하산해야 한다. 그 이상 정상까지 가봐야 분화구는 볼품도 없고 특별한 것도 없다. 다만 정상에서의 여명의 일출 광경만은 오랜 기억 속에 남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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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규님의 댓글
김대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덕분에 후지산 잘 다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