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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시오 이글좀 보고 가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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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현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0-08-09 17:06 조회11,410회 댓글1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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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시오 이글좀 보고 가시오 / 관허
 
 
매일 같은 길을 걷고
같은 골목을 지나도
매일 같은 길은 아니었습니다.
 
어느 날은

햇빛이 가득차 눈이 부시고

어느 날엔
비가 내려 흐려도 투명하거나

어느 날엔
바람에 눈이 내려 바람 속을 걷는 것인지
길을 걷는 것인지 모를것 같던 날들도 있었습니다. 

 
 

골목 어귀 한그루 나무조차
어느 날은 꽃을 피우고
어느 날은 잎을 틔우고

  

무성한 나뭇잎에 바람을 달고 빗물을 담고
그렇게 계절을 지나고 빛이 바래고..

 
낙엽이 되고
자꾸 비워 가는 빈 가지가 되고
늘 같은 모습의 나무도 아니었습니다.

 

문밖의 세상도 그랬습니다.


매일 아침 집을 나서고
저녁이면 돌아오는 하루를 살아도
늘 어제 같은 오늘이 아니고
또 오늘 같은 내일은 아니었습니다.


  
슬프고 힘든 날 뒤에는
비 온 뒤 개인 하늘처럼 웃을 날이 있었고
행복하다 느끼는 순간 뒤에도
조금씩 비켜갈수없는 아픔도 있었습니다.


느려지면 서둘러야하는 이유가 생기고
주저앉고 싶어지면 일어서야 하는 이유가 생겼습니다.



매일 같은 날을 살아도
매일 같은 길을 지나도



하루하루 삶의 이유가 다른 것처럼
언제나 같은 하루가 아니고

계절마다 햇빛의 크기가 다른 것처럼
언제나 같은 길은 아니었습니다.



돌아보니 나는 그리
위험한 지류를 밟고 살아오진 않은 모양입니다. 
 

남들보다 빠르게 꿈에 다다르는 길은 알지 못하고 살았지만
내 삶을 겉돌 만큼 먼 길을 돌아오지는 않았으니 말입니다.


아직도 가끔씩
다른 문밖의 세상들이 유혹을 합니다.

조금 더 쉬운 길도 있다고
조금 더 즐기며 갈 수 있는 길도 있다고
조금 더 다른 세상도 있다고..

 
어쩌면 나라는 사람은
우둔하고 어리석어서

 

고집처럼 힘들고 험한 길을 걷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돌아보고 잘못된 길을 왔다고 후회한 적 없으니
그것으로도 족합니다.



이젠 내가 가지지 못한 많은 것들과
내가 가지 않은 길들에 대하여

욕심처럼 꿈꾸지 않기로 합니다.

이젠 더 가져야 할것보다
지키고 잃지 말아야 하는 것들이 더 많습니다.

 

어느새 내 나이...

한가지를 더 가지려다 보면
한가지를 손에서 놓아야하는 그런 나이가 되었으니까요.

내가 행복이라 여기는 세상의 모든 것들

 

이젠 더 오래 더 많이
지키고 잃지 않는 일이 남았습니다.

 

세상으로 발을 내디디는 하루하루

아직도 어딘가 엉뚱한 길로 이끄는 지류가
위험처럼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흘러가는 삶도 남아 있어서
 

아직도 세상 속으로 문을 나서는 일이
위험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나는 믿지요.

길은 결국 선택하는 사람의 것이라는 걸...
행복은 결국 지키는 사람의 것이라는 걸...

 


   


 

댓글목록

이현판님의 댓글

이현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유난히 더운 올 여름
별 탈없이 잘 보내시는지...
여름이 있기에 가을은 더욱
청명하고 아름답게 느껴지리라.

임천호님의 댓글

임천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소식 뜸하길레 어디 산사로 갔나 했지?
항시 조금은 엄해보이는 글들이 많이 생각하게 한다
댓글에 연연 하지말고 좋은 글 있으면 많이 올려주세
적어도 한사람은 보고있구나 생각하고.......

이여름 건강 조심하시게

이현판님의 댓글

이현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산사로 갈까하다
힘들어하는 사람 곁에 있기에
좀 미루기로했네
그때면 나이 더욱 늘어나
받아 줄런지....

천호야! 고마우이. 건강히시고..
높은 산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기분으로 살아 보세나.

이현판님의 댓글

이현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나이 많다고 하안거 접수도 안받네?
하안거 대신 며칠전에 중 14회 청계계곡 갔다 왔네
마음이 꽉차니 태초의 세상 멋이 들어설 곳이 없어
잠시 머물다 아쉬움을 남겨두고 내려왔단다.
그래 올 여름 잘 보냈나? 올해는 무엇을 하나 버릴 것인가?
우리 나이는 뭔가 하나씩 놓아야 할 때라던데...

임금윤님의 댓글

임금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 글 좀 보고 가래캐서 봤더니 역시
서 있는 자리 한번 돌아보게 하는 글이구나.
건강하게 여름 잘 지내고 있지 ?

이현판님의 댓글

이현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멋쟁이 황혼의 신사 임금님 잘 지냈소?
이 글 좀 보소가 글 재목이라 할 수 없잖소?
변치않는 멋쟁이 '황혼의 신사.로 남아보세나...

이현판님의 댓글

이현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세월이 흐르는 건지 멈추고 있는지 구분이 되질 않아
그런데 새벽이면 시원 싸늘해 얇은 이불을 끌어 당기는 게
세월이 흐르고 있음은 틀림이 없건마는.....

거울에 비친 모습은 영락없이 노년기에 접했건만
마음은 어찌 이렇게도 어릴 때와 변함없이 똑 같은가?

이원표님의 댓글

이원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밸일 엄제 ?
한분 간다  케놓코  더버서  잔차로
서울에서만  맴도네...ㅎ ㅎ ㅎ

존글 잘봤다
한분 가야할낀데....
가수나 가  시집 간다 케놓고  아 셋놓고  간다 카드니만
내가글내....ㅋ ㅋ ㅋ
근간에  한번보자구나
건강하시게

이현판님의 댓글

이현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의 댓글 작성일

여름에 잔차로 시내 돌면 온 몸이 흠뻑...
그래도 변함없이 바퀴를 돌릴 힘이 있으니 아직은 청춘같네..
언제나 반가운 듯 아쉬운 듯한 아름다운 마음을 가졌기에
건강한 몸과 마음을 여태까지 가지고 온 것 아니겠나

요즘은 간혹 밤이 지나고 저녁이 바로 왔으면 하는 생가도 한다네.
차 조심 사람 조심하고 건강하시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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