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울린 메시지 / 미국을 감동시킨 아버지 > 노변정담

본문 바로가기


회원로그인

노변정담

나를 울린 메시지 / 미국을 감동시킨 아버지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이현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0-05-08 03:21 조회10,719회 댓글3건

본문

 

나를 울린 "문자 메시지" 내게는 핸드폰 두 대가 있다 한 대는 내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하늘나라에 계신 시어머님 것이다 내가 시부모님께 핸드폰을 사드린 건 2년 전 두 분의 결혼기념일에 커플 핸드폰을 사드렸다 문자기능을 알려 드리자 두 분은 며칠 동안 끙끙대시더니 서로 문자도 나누시게 되었다 그러던 올 3월 시어머님이 갑자기 암으로 돌아가셔서 유품 가운데 핸드폰을 내가 보관하게 되었다 그러고 한 달 정도 지날 무렵. 아버님이 아파트 경비 일을 보시러 나가신 후 '띵 동'하고 문자메시지가 들어왔다 어머님 것이었다 "여보, 오늘 ‘야간 조’니까 저녁 어멈이랑 맛있게 드시구려" 순간 난 너무 놀랐다. 혹시 어머니가 돌아가신 충격으로 치매증상이 오신 게 아닌가 하는 불길함이 몰려왔다 그날 밤 또 문자가 날아왔다 "여보, 날 추운데 이불 덮고 잘 자구려. 사랑하오" 남편과 나는 그 문자를 보며 눈물을 흘렸고 남편은 좀 더 지켜보자고 했다.아버님은 그 후 "김 여사 비 오는데 우산 가지고 마중 가려는데 몇 시에 갈까요? 아니지. 내가 미친 것 같소. 보고 싶네"라는 문자를 끝으로 한동안 메시지를 보내지 않으셨다 그 얼마 후 내 핸드폰으로 문자가 왔다 "어미야, 오늘 월급날인데 필요한 거 있니? 있으면 문자 보내거라."난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네. 아버님. 동태 2마리만 사오세요" 하고 답장을 보냈다 그날 저녁 우리 식구는 아버님이 사 오신 동태로 매운탕을 끊인 후 소주 한 잔과 함께 아버님이 하시는 이야기를 묵묵히 들었다 "아직도 네 시어미가 문을 열고 들어올 것만 같다 그냥 네 어머니랑 했던 대로 문자를 보낸 거란다 답장이 안 오더라 그제야 네 어머니가 돌아가신 걸 알았다 모두들 내가 이상해진 것 같아 내 눈치를 보며 아무 말도 못하고 있었던 것도 안다. 미안하다" 그날 이후 아버님은 다시 어머님 핸드폰으로 문자를 보내지 않으신다 하지만 요즘은 내게 문자를 보내신다 지금 나도 아버님께 문자를 보낸다. "아버님. 빨래하려고 하는데 아버님 속옷은 어디다 숨겨 두셨어요?"

정 철(鄭 澈) 시조 / 송강(松江)


어버이 살아신제 섬길일란 다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닯다 어이하리

평생에 고쳐못할일 이뿐인가 하노라.

 

어머니가 아들에게 / 랭스턴 휴스

 

아들아, 내 말 좀 들어보렴.

내 인생은 수정으로 만든 계단이 아니었다.

거기엔 압정도 널려 있고

나무가시들과 부러진 널반지 조각들.

카펫이 깔리지 않은 곳도 많은 맨바닥이었다.

그렇지만 쉬지않고 열심히 올라왔다.

 

층게참에 다다르며,

모퉁이 돌아가며

때로는 불도 없이 깜깜한

어둠 속을 갔다.

 

그러나 얘야, 절대 돌아서지 말아라.

 

사는게 좀 어렵다고

층계에 주저앉지 말아라

여기서 넘어지지 말아라

 

얘야, 난 지금도 가고 있단다.

아직도 올라가고 있단다.

내 인생은 수정으로 만든 계단이 아니었는데도..

  

  

어머니 / 서 정주

 

애기야......

해 넘어가, 길 잃은 애기를

어머니가 부르시면

머언 밤 수풀은

허리 굽혀서 앞으로 다가오며

그 가슴 속 켜지는 불로

애기의 발부리를 지키고

 

어머니가 두 팔 벌려

돌아온 애기를 껴안으시면

꽃 뒤에 꽃들

별 뒤에 별들

번개 위에 번개들

바다의 밀물 다가오듯

그 품으로 모조리 밀려들어오고

 

애기야

네가 까뮈의 이방인(異邦人)의 뫼르쏘오같이

어머니의 임종(臨終)을 내버려두고

벼락 속에 들어앉아 꿈을 꿀 때에도

네 꿈의 마지막 한 겹 홑이불은

영원(永遠)과 그리고 어머니뿐이다.

 

가정의달 추천영상- 어머니

 

 

댓글목록

이현판님의 댓글

이현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어쩌면 이 이야기는 우리를 두고 하는 말인지도....
괜스레 서글프고 울적한 마음이면 바람따라 여린 맘 달래려
잠시 팝콘튀김 한 소쿠리 갖다주는 주막에 머물러 우두커니
차오르는 맥주 거품만 恨없이 바라보다 조그만 삶의 恨을 토해내는 우리...

김삼교님의 댓글

김삼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현판씨 아침에 출근하여 이글을 읽으면서 부부의 사랑에 대하여 새로운 느낌을 받았어요
아직까지 많이 생각해보진 않았지만 누가 먼저가면 아마도 그립고 허전할 것 같군요.
인생은 영원한 것이 아니니까요. 그러나 살아생전에 항상 사랑하고 아껴주고 배려하는 마음이
더 중요할 것 같군요. 항상 좋은 글을 올려주어 고맙습니다. 김삼교

이현판님의 댓글

이현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누가 먼저가면 아마도 그립고 허전할 것 같군요' 삶의 길은 보이질 않는 것인데 어찌 알겠나요
내 친한 사람 중에 정말 서로를 아껴주고 배려하며 살아가는 친구가 있지요. 삼교 친구도 알겁니다.
이종현이라고 한해 선배되나요. 그 친구가 몇 년 전에 나에게 '나는 지금껏 열심히 살았으니 이제
쉬면서 하고싶은 것 마음 껏 즐기면서 살란다'했어요. 나는 속으로 이상한 생각이 들면서도 참으로
멋진 친구구나 하는 맘이였답니다. 서로의 길은 다를지라도 삼교 친구 역시 아름답고 멋진 자기만의
길을 걷는 친구라 여겨집니다. 이제는 자주 부인쪽도 돌아보면서 말이예요. 건강하시게...


copyright © 2017 http://61.105.75.163 All rights reserved.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