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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천 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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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홍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09-11-28 03:44 조회5,637회 댓글1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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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천 나들이 

지난 주말엔  날씨가 제법 풀렸지요? 그래도 뭐가 못마땅한지 잔뜩 흐리고 좀 쌀쌀맞긴 했지만요.  꼭 그런 날 

      써 먹으라고 예부터 딱 들어맞는 표현 더러 남겨 두었군요. '잿빛' 하늘에 '소슬'한 바람에 분위기는 '을씨년'스럽

      다고...이웃 사는 작은 처남이 이런 땐 갈대 억새숲이 제격이니 양재천 한 바퀴 돌아보는 게 어떠냐길래 그냥 나서 

      봤네요. 얼마 걸린다기에...근데, 탄천까지 5km, 거기서 시민의 숲까지 6km남짓, 그 끝없는(?) 길을 돌고

      되돌아 오며 '아차!' 싶었지요. 단축마라톤이 취미인 그 친구와 거북이 걸음인 난, 벌써 거리 잣대부터가 다르다는

      걸 미처 생각 못했걸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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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록 길은 멀고 또 울긋불긋한 채색은 없어도, 쉬임 없이 이어지는 하얀 억새꽃과 연갈색 갈대꽃길이 지루하진
     않았지요.  새소리랑 징검다리사이로 조잘거리는 개울물소리도 정겹고, 맑디맑은 물거울에 비치는 그림자도 운치를
     더해 줍디다. 물위에 비치는 그림 보면 늘 흐믓하지요. 숲이나 꽃이 비치면 아름다운 경관을 따블로 볼 수 있어 기분
     좋고, 불청객인듯한 높은 빌딩이 비치면 저 큰 것도 작은 웅덩이에 녹아들만큼 별거아니구나 싶어져 웃음이 나구요.
 

Amsterdam Sur Eau (물위의 암스테르담)/Claude Ciari  
 

     ◆ 메타세콰이어 가로수 ◆ 

     ♣ 양재천 하면 우선 떠오르는 게 강둑 바깥 길을 따라 길게 늘어선, 잘 훈련된 메타세콰이어 가로수입디다. 

     연륜이나 수형으로 보면 저 유명한 담양 메타세콰이어 길만큼은 안되지만, 그래도 시내에서 이처럼 깔끔한

     가로수 보기 쉽지않데요. 이 가을에 담양 못 가본 나같은 처지에선 아직 잎새 지지 않고 멋진 폼으로 위안을

     주는 이 길이 그저 고마울 뿐이죠. 여기에도 차 없는 날이 있으면 얼마나 더 좋을까 하는 욕심도 한 번 내어 보며,

     해거름판에 다시 둘러 보았습니다. 어둑해지면 또 어떤 모습일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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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재천 둑길 ◆    

      ♣ 양재천 둑길을 따라 걸어도 수종이나 풍광이 시시각각으로 다양한 그림을 보여줘 심심하진 않습니다.

      

묘한 여운을 남기는 둑길이군요. 둑길 아래엔 어느 깊숙한 시골 같이 갈대 억새 무성한 개천에 철새들이 노닐고,

      그 너머엔 그 이름도 쟁쟁한 개포 대치 도곡 지역 아파트 군과 빌딩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고...꼭 학군 때문만이

      아니더라도 뜰앞 거닐듯 양재천변 산보하는 멋스러움에 더 찾는 건 아닐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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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탄천 하류 ◆

     ♣ 분당 성남 거쳐 내려온 물이 한강과 만나는 곳입니다. 유난히 검은 빛이라 찬찬히 살펴 보니 강물은 안 그런데

     강바닥이 검군요, 좀 찝질하긴 합니다만 그래도 작사들이 낙싯대를 드리우고 서 있고 쇠오리 떼들이 몰려다니며

     잠수를 즐기고 있는 걸로 봐 물고기는 많은 모양입니다. 가끔 물밖으로 고개 내미는 녀석도 보이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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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재천 하류(개포/대치 부근) ◆   

     ♣ 양재천이 탄천과 만나는 곳 여기서 부터 하류 기점인데, 물이 참 맑군요.

갈대 억새 버들 무성한 늪지도 많고 

     개울엔 백로 검둥오리 쇠오리 왜가리등이 미꾸라지 피라미 참붕어들을 쫓아 자맥질을 하고 있습니다.

     잠시 개울가 풀섶에 숨어 철새들을 보고 있노라면 들리는 건 살갑게 비벼대는 갈대잎 소리 뿐....한번쯤 세상

     만사를 잊을만도 한데, 그러고만 있을 순 없지요. 길도 먼데 빨리 돌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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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재천 중류 (도곡/양재 부근) ◆ 

    ♣ 가도 가도 끝이 없는 갈대 숲 억새 숲 개천 또 징검다리, 하지만 다리 아픈 줄 모릅니다. 주변 경관이 자꾸 달라

     보이니까...그루터기 남은 벼논도 있군요.자연 학습용인가 봅니다. 가끔 둑 너머 키높은 빌딩들이, 울타리 넘어

     기웃거리는 키다리 기린같이 멋적게 내려다 봅니다만, 그 것도 그냥 하나의 그림으로 봐 줘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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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 시민의 숲 ◆

    양재천 간 김에 시민의 숲을 빼놓을 순 없지요.  해마다 향우회는 도맡아 열리는 꽤 친숙한 곳이라서요.

      지금은 단풍도 다 지고 빛깔마저 흐릿한 숲속입니다만, 그래도 쌓인 낙엽 빛이나 마지막 남아 시들어 가는 단풍

      잎사귀를 보면 한창 땐 엄청 아름다웠을 거란 짐작이 갑니다. 어딜 가나 이맘 땐 메타세콰이어 단풍이 한몫하는

      군요. 좀 이국적인 느낌도 들면서.....잎새가 다 지지않아 그나마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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