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는 <관상론>에서 사람의 성격과 진실은 첫인상에서 가장 잘 볼 수가 있다. 두세 번 보는 얼굴에서는 이미 그것을 알아내기가 어렵다. 첫인상의 기억을 잊지 말고 대하면 대개 정확하다. 그러므로 첫인상의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서 기록이라도 해 둘 필요가 있다. 사람은 입으로 거짓말을 하지만 얼굴은 거짓말을 모른다고 하였다.
사람의 인상에 관한 저서를 남긴 니콜라스 부스만은 첫 대화에서 상대방에게 영향을 미치는 것 중 말의 내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7%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관상이란 단순하게 말해서 외모를 통해 마음을 보는 기술이다. 사람의 마음, 즉 심상은 형상이 없으므로 볼 수가 없다. 하지만 심상은 외모에 반영된다. 그러므로 형상이 있는 외모를 통해 형상이 없는 심상을 파악한다는 것이 상법의 기본원칙이다.
사람에게는 누구나 고유한 ‘콘셉트’가 있다. 이 콘셉트가 외부로 발산되는 것이 곧 인상이다. 박경리의 에세이 <조화(調和)>를 읽어 보자.
“내가 작품을 구상할 때 등장인물을 설정하는 데 있어서 먼저 포착하는 것은 인물의 분위기이다. 그 분위기에 따라 얼굴이나 몸짓이나 성격을 옮겨보는 것이다. 작품에 대한 인스피레이션은 어디까지나 분위기를 잡는 것이며 하나하나를 옮겨 놓을 때는 벌써 나는 설계사처럼 미의식에 앞서 거의 사무적이다. 대인관계에서도 거의 그러하다. 남녀를 막론하고 용모나 성격에 앞서 오는 것은 그들이 지닌 분위기다.”
여기에서 작가가 가장 중시하는 ‘분위기’라는 것이 곧 그 사람의 ‘콘셉트’고 이것이 타인에게 전달될 때 '첫인상'이 되는 것이다.
사람의 얼굴 윤곽은 대충 세 가지로 분류된다. ‘말상’과 ‘범상’과 ‘쥐상’이 그것이다. 예를 들어 김영삼과 이승만은 말상이고, 김구와 김대중은 범상이며, 김종필과 박정희는 쥐상으로 분류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