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 읽기

백결 선생은 거문고는 잘 켰지만 한자는 잘 몰랐던 터이지만 책에 대한 욕심은 남달랐다 그렇지만도 국역이 안 된 시절 삼국유사 진본을 입수하여 학생들에게 자랑하기를 이것이 삼국유사의 진본이라고 수업시간에 떠들어대었으나 순 한글시대에 자란 선생인지라 한문 실력이 없었으므로 그 내용을 알 수 없어 중간고사 시험문제로 삼국유사 진본을 누가 가졌느냐고 물으니 삼척동자가 아닌 다음에야 학생들 모두가 정답을 맞혔으므로 하는 수 없이 출석점수로 석차를 매길 수밖에 없었다

1994.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