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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매산을 오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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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용현 작성일08-05-04 08:41 조회9,662회 댓글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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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매산을 오르며....'
 
몇해전에 교직에 발을 들여놓은 지 꼭 30년여년 만에  고향의 학교에서 근무할 수 있는 행운이 주어져
지난 3월, 황매산 품안에 아담하게 자리잡은 차황초등학교로 발령을 받고
산청 교육청에서 발간하는 『목화향』이라는 잡지의
'서기어린 내고장 산책' 이란 코너에  올렸던 원고입니다...< 김용현>
 
황매산은 해발 1,108 미터로 뒤쪽으로는 합천호를 끼고 있고 해마다  철쭉이 온 산을 아름답게 뒤덮을
5월이 되면 철쭉제로 사람들의 발걸음이 절정을 이루는 산이다.
 
더욱이 올해에는 황매산 일대에 영화 '은행나무 침대'의 후속편인 '단적비연수'의 촬영 세트 장을 설치하여 촬영에 들어갔는데 영화 촬영이 끝나더라도 촬영 세트 장은 그대로 보존된다고 하니 앞으로 이 일대가 영화 박물관 화하여 산행을 겸한 관광지로써 뿐만 아니라  어린이들의 현장학습장으로도 각광을 받게 될 것 같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천혜의 철쭉 군락지를 파헤쳐 촬영장을 만들고, 편리함만 추구해 정상 가까이에
대형 주차장을 만든다고 자연을 훼손한 일은 답사를 하는 동안 내내 아쉬움으로 남았다.  
 
황매산의 옛 이름은 할미 산이라는 설이 있다. 일찍이 무학대사가 이 산에서 수도하고 있는데
그의 모친이 아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산에 오르다가 억새풀과 땅가시에 발등을 찍혀 피가 흘렀는데
이것을 본 대사가 황매산 산신령에게 빌어 이 산에는 억새풀과 땅가시가 더 자라지 못하게 하였다고 한다.
 
그 후에 황매산은 효의 상징으로 알려졌다고 한다.
또한 황매산은 불의의 접근을 거부하는 명산으로 남명 선생도 처음 산청에 들어오면서
이곳에 머물렀다고 한다.
 
황매산을 오르려고 할 때는 상법마을에서 출발하여 신촌이나 만암 마을로 내려오는 등산로를 택하는 것이 황매산의 바위들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고 비교적 사람들이 적게 다니는 코스라 무엇보다 조용해서 좋을 것 같다. 처음 들어서는 길은 평탄하지만 올라갈수록 가파른데 천천히 바위들을 구경하며 올라도 1시간 30분이면 정상에 오르게 된다.  바위 봉우리의 모양이 매화가 활짝 핀 듯해서 황매산이라고 불렀을 만큼 바위들이 아름다운 절경을 이루고 있다. 
  
황매산은 황매 봉을 중심으로 하여 많은 명소가 있는 데 박쥐굴, 노루바위, 국사봉, 효렴봉, 흔들바위,
장군바위, 촛대바위, 거북바위, 탕건바위 등 모두 이름 그대로 특징이 있고
적당한 전설이 있으니 자연의 신비로움에 새삼 탄복하게 된다.
 
이 산에는 천연적으로 된 석굴이 있는데 이곳 주민들은 베틀굴, 박쥐굴, 누운 굴이라 부르고 있다.
베틀 굴은 바위가 마치 베틀처럼 생겼고 그 아래에는 5-6명이 들어갈 수 있는 넓이 이고, 박쥐 굴은 절벽에 뚫어져 있는 데 사람이 오르기는 힘든 곳이고 누운 굴은 말 그대로 누운 듯이 나지막한 굴인데 50-60명이 들어갈 수 있는 굴이었다고 하나 지금은 굴이 주변 잡석으로 막혀 굴의 규모가 좀 작아진 듯 하였다. 이 마을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임진왜란 중에 효렴재 이경주, 동계 권도  두 분이 이곳에서 피난을 하였다고 전한다.
 
또 법평 마을 뒤편에는 장군목이라는데가 있는데 그것은 장군혈 명당이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전설에 의하면 어느 집에서 장군 혈에 묘를 썼는데 얼마 후에 사내아이를 낳았고 엄마는 그 아이를 방에 두고 디딜방아를 찧어 가지고 와 보니 아이가 안 보이더란다. 깜짝 놀란 부모가 아이를 찾아 두리번거리는데 뜻밖에도 아이가 날개를 달고 천장에 붙어 있어 그 아이가 범상한 아이가 아닌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옛날에는 사람이 뛰어나서 때를 잘 만나면 부귀영달할 수도 있지만 지위나 여건이 맞지 않을 때에는 집안이 화를 당하게 되므로 부모가 의논한 끝에 다듬잇돌로 눌러서 아이를 죽였는데 아이가 숨을 거두는 순간 앞산에서 용마 새끼가 울면서 뛰어내려서 차황 신기 마을 뒤쪽에 있는 논둑에 거꾸러져 죽고 말았는 데 그 때부터 그 논을 '용마뱀' 이라 불렀다고 한다. 그런 일이 있고 난 후에 왜적이 쳐들어와서 그 산세를 보고 그대로 두면 계속해서 장수가 날거라고 하여 그 목을 잘랐는데 그때 그 잘린 목에서 피가 흐르더라는 전설이 있고 아직도 잘려나간 흔적이 선명하게 남아있다.
  
황매산의 한 줄기가 서남으로 흘러서 내려가다가 우뚝 멈춘 봉우리가 바로 효렴봉이다. 그 용맹스런 모습이 단계 쪽에서 올려다보면 흡사 투구를 쓴 장수가 버티고 선 모습이다.
효렴봉 아래에는 효산 서원이 있는데 상촌 김자수, 퇴재 김영유 삼묵재 김상례를 향례한다고 한다.
필자가 얼마전에  차황 지서에서 1일 파출소 근무를 할 때 순찰차를 타고 이곳 서원을 순찰한 적이 있는 데 그때 동승했던 정 순경은 이 서원에 귀중한 고서가 많아 도난예방을 위해 지서에서는 순찰을 돌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곳이 고문서가 많은 서원임을 그 때 알았다.  
 
서원 아래는 용소가 있는데 널따란 바위가 절벽을 이룬 곳에 깊은 소가 생겨서 붙여진 이름인데  주변의 경치가 아름다워 여름철 피서지로 인기가 있는 곳인데 요즘은 장마철이라 수량이 충분하고  한여름의 녹색공간과 어울어져  운치가 한층 더 한 곳이다. 용소 아래쪽에 한창 건설중인 용수댐이 완공되면 또 하나의 자랑거리로 등장할 것이다. 
        
문화를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은 전통적 문화유산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데 그것은 선대의 숨결이 배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높은 산을 등지고 강줄기 따라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이루어진 우리고장의 문화 유산은
그 동안 수없이 유실되고 흩어져서 남아있는 것은 소수에 불과해
거기에 대한 애착심은 더욱 간절한 것이리라.
 
특히, 전설 같은 구비 문학은 오랜 세월 동안 구전으로만 전해 왔기 때문에
더욱 심하게 유실되고 남아있는 것마저도 시대의 급변과 개발 논리에 밀려
인멸될 위기에 처한 현실이 안타깝지만 이 작은 『서기 어린 내 고장 산책』코너라도
우리고장의 정신적 지주라는 긍지로 계속 명맥을 유지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   

댓글목록

이동락님의 댓글

이동락 작성일

좋은 곳에 근무하시네. 산악회 봄꽃놀이 등산장소로 황매산을 한번 생각해 본적도 있는데 그곳이 전국 동기들이 모이기도 좋고 다 좋은데  꽃피는 봄철에는 너무 복잡하여 차도 들어가기 힘들다는 소리가 있어서...

김용현님의 댓글

김용현 작성일

5월 5일부터 황매산 철쭉제가 열리긴 하는데 이때는 너무 붐벼서 피하는게 좋을 것입니다...어디나 마찬가겠지만행사때 산행은 짜증만 가득안고 돌아갈지도 모릅니다. 황매산은 숲이 없어서 여름철 산행지로는 적합하지 않으니 참고하시길......

김대규님의 댓글

김대규 작성일

황매산 남쪽 끝자락인
단계에 서성환 친구의
임야가 수만평 있다.

경관도 수려하니
전원 주택을 지어
친구들이 같이 지내면
어떨까?

김용현님의 댓글

김용현 작성일

서성환 친구의 임야가 단계에? 반가운 소식인데.... 허봉수 친구와 내가 단계초등학교 출신인데 땅이 그렇게 많이 있으면 단계 토박이에게 신고해야하는거 아닌가? ...ㅎㅎㅎ. 서성환 친구야! 단계 올 기회가 있으면 꼭 연락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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