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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수권 작성일08-06-24 10:24 조회9,401회 댓글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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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소식 때문인지 대야산으로 향하는 버스안은 드문 드문 자리가 비어있다. 
출발한지 얼마 안되어 달리는 차창가엔 가벼운 빗방울이 떨구어 지고
차창으로 내다보이는 하늘엔 구름이 내려앉을듯이 무거워 보인다. 
 
하지만 비가 오면 또 어떠랴... 
비가 오면 오는 대로, 눈이 오면 오는대로  그 무엇도 산행 길을 막지 못할 것을.... 
 
지난 밤 모자랐던 잠을 토끼잠으로 잠시 보충하고, 선잠에서 깨어나 내렸던 주차장...
떠날 때의 무거웠던 하늘은 어느 새 하얀 뭉게구름과 함께 파란 하늘로 변해있었고
아침 9시의 햇살은 찌르듯이 따갑게 피부속으로 내리 꽂쳤다.
계곡을 거슬러 잠시 걸어 오른 용추 폭포...
초여름의 용추계곡은 물줄기에 힘을 더해가며 굽이치며 흘러내려 암반위로 쏟아져 내린다.
깊은 흔적이라도 더 남기려 하는듯이...  
끊임없는 물방울로도 충분하거늘  넘 급할 필요는 없지않은가?   
 
 
여기서 부터 정상으로 가는 길은 다래골과 피아골 둘로 갈라지며 피아골로 오른다
어느새 푸르기만 했던 하늘은 구름 사이로  또 푸르른 나뭇잎 사이로 숨어버렸고
계곡을 끼고 오르는 산행길은 지난 몇일의 알콜 흔적을 씻어내야만 한다는 듯 끊임없이
땀을 요구했다.   정상에 다다르기 전 3번씩이나 계곡물에 손을 담글 수 밖에 없었다. 
아~ 힘들다...  
 
마지막 된비알을 힘겹게 오르고 나서야 대야산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화강암반위에 소나무...  그리고 시원하게 불어주는 바람...
다소 따가운 햇살조차 싫기만 한 것은 아니다. 
힘겹게 오른 정상, 능선길을 쉬 내려서기가 싫었던가?  능선상에서 점심식사가 이어졌고...
전후좌우로 시원하게 열린 시야 만큼이나 상쾌한 바람도 간간히 불어왔다.
 
정상에서 밀재로 이어지는 대간길은 참으로 아름답다.
빼어난 암봉이 솟아있는 것은 아니지만 은근하게 어울어진 암봉과 소나무...  그 멋진 어울림...
수도권의 명산인 도봉산의 그 것과 닮아있다.
 
그리 길지않은 산행시간 멋진 정상의 풍광 때문이던가 유독 여름에 찾게 되는 곳...
그곳이 바로 대야산이다.  계곡의 아름다움이 한 몫을 하고 있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고~
식사를 마치니 점점 산객들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하산을 서둘러 보았지만 이 또한 말처럼 쉽게 되는 일은 아니다.
여유있는 산행시간도 그렇지만  1년이내에는 다시 찾을 일이 없다는 생각에 전망이 좋을 듯한 곳이면
다 오르고 느끼고 즐기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대문바위를 지나 밀재로 내려서기전 마지막 암봉에 올라 잠시의 여유를 만끽해본다.  
 
용추계곡으로 내려서려면 밀재가 하산기점이다.
또한 중대봉의 산행기점인 농바위골의 하산기점이기도 하다
삼삼오오 모여 점심을 즐기고 있는 산객들을 뒤로 하고 밀재를 지나쳐 다래골로 내렸섰다.
 
하산을 시작한지 30분 남짓 되었을까?
계곡의 작은 지류가 하나둘씩 합해지며 그 기운을 더해간다.
그리하여 만들어 놓은 곳이 바로 월영대이다.
상류의 계곡지류임에도 불구하고 그 흐름이 여유롭고 부드러워 달 그림자라도 비추었던가?
월영대라 그리 이름지어진 그 곳엔 화강암이 굵게 부서진 모래가 산객의 쉬어감을 강제한다. 
 
계곡의 좌우로 나란히 나있는 산행로를 따라 달빛 비추듯 잔잔한 물길이 마지막으로 산길과
마주치는 그 곳...   용추폭포는 바로 그 곳에 있다.
3단으로 이어져 내리는 물길에 암반은 염주처럼 깍이고 또 이어져 그렇게 흘러 내리고 있었다.
 
물장난, 미끄럼타기...
자연으로 들어와 자연과 함께 된 사람들은 그저 풍경화의 일부가 되어버릴 뿐이다. 
저기~ 물가에 앉아있는 저 아이의 눈길과 손길속에는 어떤 느낌이 담겨있을까?
그저 무념의 평화로움이 그것이고 산행도 그렇게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귀를 막고 살자... 
그리고 입을 닫고 살자꾸나...
그리하여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이 내 마음속에서 아름다워질 수 있도록 그렇게 살자꾸나...
 
잠시의 즐거움을 뒤로하고 돌아서는 하산길...
해맑은 어린 아이의 모습처럼 초여름 들꽃은 하산로 내내 지천으로 피어있었고
여름이란 계절은 벌써 이렇게 찾아와 있었다. 
 
오늘...
자연을 찾아와 자연과 하나가 되고자했던 수 많은 산객들은 또 떠나갈 뿐이고
결국 남겨지는 것은 자연 그 자체일뿐이다.
아직은 그저 잠시잠시 자연과 함께 되는 연습을 할 뿐...
언젠가는 바람처럼 다시 돌아와 자연의 일부가 될 그 날이 있겠지...
 
따사로운 햇살, 시원했던 그늘, 물놀이의 즐거움과 행복했던 웃음만을 기억하지 말고
그 속에 담겨있던 수많은 고통과 아픔도 함께 생각하고 느끼는 시간이 되기를 바랄뿐이다.
그것이 바로 자연이니까... 
 

댓글목록

김해영님의 댓글

김해영 작성일

"눈에 보이는 모든것들이 내 마음속에서
아름다워질 수 있도록 그렇게 살자꾸나"

" 언젠가는 바람처럼 다시 돌아와
자연의 일부가 될 그  날이 있겠지,,,,"

너와 내가 하나되지않고
어찌 그대의 마음이 열리겠는가?
오직 하나
그대는 그대삶의 주인이 되어
한없이 크고 넓은 무량의 바다로 가고 있네.

그대가 보내온
마음을 배워
고개 숙일 줄 아는 인간이 되려네.

정병옥님의 댓글

정병옥 작성일

수권아,대야산 구경 잘 했다.
우찌 그리 글도 잘 쓰노.
우리 동기들은 모두 작가보다 나은 것 같애.
22일 얼굴이 안 보이길래 궁금했는데 역시 비경 찾아 다른 곳에 있었구나.
건강한 얼굴로 다음에 보자.

서성환님의 댓글

서성환 작성일

정사장이 오랜만에 한 말씀하셨네
 그렇지
  choi 대감은 신선놀음 다니는 사람이다
  아무나 할 수없는 신선이다

이태현님의 댓글

이태현 작성일

계곡을 보고있으니까 여름철 등산에 시원한 알탕 생각이 난다.

김대규님의 댓글

김대규 작성일

산신령이 놀던 곳만 다녔네.
초여름의 계곡이 시원하고
멀리 조망한 산봉우리들은
마음을 탁 트이게 만드네.
친구들을 위해 멋진 영상을
만들어준 최대감 고맙다.

이동근님의 댓글

이동근 작성일

"고통과 아픔을 함께 느끼는 시간...." 참 멋있는 표현이다!!!!!!
고통을 통해서 인간은  환희,쾌락,희열, 행복,만족을 얻는다고 합니다.
 고대 그리스에서에서는 심지어 하인을 시켜 매질을 하게하여 고통을 통해 쾌락을 즐겼다고 하지요,
 짜증나는 마른 장마철에 시원한 자연 풍경 그리고 배경음악에 감동을 주는 글까지...
 친구야 참으로 고맙다. 두 시간 반 피서용 훌륭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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