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상식2(오직 진실성만이 남을 감동시킨다 )---조선일보에서 퍼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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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구자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0-01-30 15:11 조회9,104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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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진실성만이 남을 감동시킨다
류우익 신임 주중 한국대사가 지난 1월 22일부터 24일까지 2박3일간 2008년 대지진 피해를 입었던 쓰촨(四川)성을 방문했다. 대사 부임 후 첫 지방 방문이다. 2008년 5월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외국 국가 원수로는 처음으로 쓰촨 대지진 피해 현장을 찾았었다. 류 대사는 류치바오(劉奇�l) 쓰촨성 당서기와 면담을 갖고 이 대통령이 방문했던 두장옌(都江堰)시를 둘러봤다.
두장옌에서는 지진으로 부모가 숨지거나 중상을 입은 어린이, 불구의 몸이 된 피해 주민 등 10여명이 류 대사 일행을 맞았다. 그중 초등학교 5학년생 웨이웨하오(魏月濠)군은 이 대통령이 직접 안고 위로해줬던 어린이다. 이 어린이는 지난해 청와대의 초청을 받아 한국을 방문했었다. 류 대사는 이들에게 구호품을 전달하고 위로했다. 류 대사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이번 방문에 대해 "양국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마음의 교류(心的交流)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류 대사가 첫 지방 방문지로 쓰촨을 택한 것은 이곳과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이 방중(訪中) 도중 예정에 없이 쓰촨성을 방문한 것은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던 류 대사가 직접 기획한 일이었다. 그 때문에 이 대통령도 중국으로 떠나는 류 대사에게 "부임하면 쓰촨 지진 피해 현장을 챙겨보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류 대사는 이런 곳을 양국 친선 교류의 상징으로 삼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우리의 뜻과 달리 이 대통령의 쓰촨 방문 사실을 아는 중국인은 그리 많지 않다. 류 대사의 쓰촨 방문만 해도 현지 언론을 제외하고는 보도한 곳이 거의 없었다. 대지진 당시 외국의 도움과 관련해 상당수 중국인이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은 일본 구조대의 활약이다.
지진 발생 6일째인 2008년 5월 17일 오전 7시 30분, 일본 구조대원 31명은 쓰촨성 최북부에 있는 칭촨(靑川)현 관좡(關莊)진의 한 병원에서 16시간 이상 계속된 밤샘 작업 끝에 모녀의 시신을 찾아냈다. 이 병원 기숙사에서 산후 휴가를 보내다 지진으로 건물이 붕괴되면서 숨진 쑹쉐메이(宋雪梅)와 강보에 싸인 그의 75일 된 어린 딸이었다.
시신을 수습한 일본 구조대원들은 시신을 가운데에 두고 2열로 정렬한 뒤 추도의 묵념을 올렸다. "최선을 다했지만…"이라며 고개를 떨어뜨린 구조팀장에게 쑹쉐메이의 어머니는 "수고했다. 정말 수고했다"며 연방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 이후도 마찬가지였다. 베이촨(北川)현 등지에서 잠을 잊고 구조에 매달린 일본 구조대원들은 시신을 발굴할 때마다 경건한 묵념 의식으로 숨진 이들을 애도했다. 그들이 보여준 헌신과 생명에 대한 외경(畏敬)은 중국인들에게 머리 위로 찬물을 끼얹은 듯한 신선한 충격을 던져줬다.
5월 19일 밤, 3박4일의 구조작업을 마치고 쓰촨성 청두(成都)로 돌아온 일본 구조대원들은 연도에 늘어선 시민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중국인들의 일본에 대한 시각이 바뀌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외국 국가 원수의 첫 지진 피해 현장 방문'이라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중국인들이 이 대통령의 방문보다 일본 구조대의 활동을 더 기억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중국은 역사적으로 일본에 의해 큰 피해를 입은 나라인데도 그렇다. 중국인들이 일본 구조대에게서 진정(眞情)을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류 대사가 말한 '마음의 교류'가 어떤 외교 이벤트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일본 구조대가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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