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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구자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2-02-12 07:52 조회11,150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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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지 않는 스마트세상
- 황숙경 - 조선닷컴 블로그뉴스(2012.02.11.)
3G휴대폰을 4년째 들고 다니면서 스마트폰으로 바꿔야하나 망설이다가 친구가 휴대폰이 완전히 망가져서 주소록도 날아가 버렸다는 말을 듣고 나도 그럴까봐 급하게 바꾸게 되었다.
요즘 속도가 빠르다는 LTE스마트폰을 구입해서 사용해보니 영상이나 인터넷을 들고 다니면서까지 하고 싶지 않은 나 같은 사람은 쓸모가 문자보내기를 주로 하던 그전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저 콘텐츠는 많아져서 이리 저리 돌리다보니 눈만 피곤하고 귀찮을 뿐이었다.
휴대폰 개통을 기다리느라 대리점에 있는 동안 70대 어르신이 동작하는 방법을 몰라서 한 시간 내내 직원을 옆에 앉혀놓고 설명을 들었으나 반복해서 들어도 자꾸 잊어버린다고 미안해하시면서 집으로 돌아가시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내가 원래 바꾸고 싶었던 것은 스마트폰이 아닌 일반폰으로 바꾸고 싶었는데 그 이유는 갤럭시탭을 갖고 있으니까 전화하고 문자하는 것만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알아본 바로는, 다른 통신사로 이동을 할 수없는 이유가 있는 나 같은 사람이 일반폰을 사용하려면 지원금이 하나도 없어서 기기값을 전부 지불해야한다고 했다.
그 때문에 대리점에서는 스마트폰을 적극 권하면서 최근엔 더 빨라진 LTE폰이 조건도 좋으니까 빨리 바꾸는 게 낫지 나중엔 스마트폰밖에는 없을 날이 어차피 올 텐데 뭐 하러 일반폰을 고집 하냐는 것이었다.
이럴 때 드는 생각은, 일반폰을 고집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지 않을 것을 알기에 합리적인 소비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스마트폰만 팔려고 하는 것이 적절한 요구인가 하는 것이었다.
사용용도는 똑같은데 요금은 두 배나 더 내야하고 그것에 대한 선택권은 아예 없다는 것이다.
내돈주고 내가 사용하려고 구입하는 것인데 강매당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필요하지 않으니까 쓰지 않을 권리도 있는 거 아닐까.
일러스트 by 노란부엉이
휴대폰제조업체와 통신사는 소비자에게 똑같은 제품을 구입하기를 강요도 하지만 일반인들도 이상한 불안심리가 있어서 스마트폰 구입에 부응하고 있는데 그것은 디지털이 너무 빨리 바뀌고 앞으로 엄청나게 변화할 것인데 나이가 들었다고 안하고 있으면 시대에 아예 뒤처져서 소외당할 수 있다는 불안심리 이다.
정보화시대에 정보를 얻지 못하니 친구들 사이에서 뒤처질 것이고 회사에서는 나이가 젊은 후배에게 뒤처질 것이고 집에서는 커가는 아이들과 대화가 안 되서 뒤처질 것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나이별로 세대차가 있다는 것은 인정하면서 세대마다 다른 저마다의 문화와 환경이 있는 것은 왜 인정하지 못하는 것일까.
우리는 왜 항상 남과 비교해서 뒤처지면 안 된다고 생각할까.
10대부터 60대, 아니 70대까지 똑같은 형식의 휴대폰을 들고 다녀야한다는 것이 납득이 되는 걸까.
나에게는 컴퓨터가 있고 스마트 TV가 있고 갤럭시탭이 있는데 왜 또 스마트폰을 구입할 수밖에 없는 걸까.
별로 알고 싶지도 않고 알아도 도움 안 되는 정보들이 대부분인 인터넷세상을 피하고 싶어서 휴대폰도 남들보다 가장 늦게 쓰고 뭐든 문명의 이기를 버틸 수 있는 순간까지 버티다가 구입하는 나 같은 사람한테는 지금의 강요된 원하지 않는 스마트폰 세상이 참으로 스마트하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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