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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차용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3-09-28 12:39 조회14,542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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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갑
 
수필/차용원
 
내일 조카가 온단다.하나 뿐인 조카다.
그런데 참 궁굼하다.
 
부산으로 이사 간지도 얼마 되지도 안았는데...
왜 오느냐고 조카에게 물었다.
 
“큰 아버지 내일이 아버지 환갑 이라예”하고 대답하였다.
“뭐 라했노 느그 아버지 환갑이라고”
“세상 떠난지가 얼만데 그게 무슨소리고”
“느그 아버지 저 세상에 있는데 환갑이 무슨 소용있노”
“그런거 다 필요 없다 .있을 때 잘 해야지..”하고 전화를 끊었다.
 
갑작 스럽게 세상을 떠난 동생이 세상을 떠난지
벌써 3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몇 달전 제수께서는 혼자살기가 참 외로워 친정 어머니가 사시는
부산으로 이사를 갔다.
그렇게도 아버지께서 이웃에 같이 살자고 애원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제수께서 정성껏 제물을 차린걸 보니 훌륭한 가문에서
예의 범절을 잘 배우 셨는가보다.
나는 한참을 멍하게 허공을 바라보며... 동생과의 어렸을 때
있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참 많이 도와 드리지 못한게 참 후회가 된다.
 
지금으로부터 50년전 일이다.
참 먹고 살기 어려운 보리 고개 시절 이야기다.
 
외할머니 댁에 갈려면 횡천에서 걸어서 2시간은 가야된다.
 
외할머니 외손자 왔다고 그 귀한 갈치 꾸워서 밥상에 계란 넣어 주시던 기억들 ...또 집에 올때가 되면 둘이 놔너 쓰라고 주시던 용돈을 서로 많이 가질려고 다투던일...등등이 참으로 엊그제 같은데 ...
이제 사랑하는 동생은 이세상에 없다.
 
정성스레 마련한 한복을 준비하여 안락공원에 제물을 차리고
제를 올리니 한없는 눈물이 앞을 가린다.
구순 아버지도 울고 나도 울고 제수도 운다.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아버지도
사랑하는 동생을 잃은 나도
사랑하는 남편을 잃은 제수씨도
사랑하는 아빠를 잃은 아들도
 
동생을 그리는 애끓는 심정이야
그어느 누구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그져 하늘만 바라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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