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도의용군의 편지(호국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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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현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17-06-05 13:17 조회13,27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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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도의용군의 편지
오랜 전쟁 끝에 정전협정을 맺은 지도 올해로 64주년을 맞습니다. 당시 6·25전쟁에 참전했던 이들은 대부분 아직은 앳된 얼굴의 젊은 청년들이었습니다. 앞으로 소개할 두 편의 글에는 한창 꿈을 펼칠 젊은 나이에 전쟁에 참여했던 이들이 감당해야 했던 막중한 전쟁의 무게가 담겨있습니다. 단 몇 주간의 훈련만을 받고 전쟁터에 나가야만 했던 그 시대의 청년들은 가족과 영원할지도 모르는 이별을 해야만 했습니다. 전쟁의 고통 속에서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전쟁터로 나갔던 그 시대의 대한민국 청년들, 그들의 희생을 가슴 깊이 기려봅니다.
어머니에게 쓴 부치지 못한 편지
지금 소개해드릴 편지는 6·25전쟁에 참여하여 목숨을 잃었던 한 소년병의 편지인데요. 이 글은 1950년 8월 포항 전투에서 전사한 소년병 이우근님의 일기로, 숨진 후 그의 주머니 속에서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그 중 일부분을 발췌한 내용을 소개 해드립니다.
1, 소년병 이우근님의 일기
(EBS 지식채널e ‘어머니께 보내는 편지(2007.6.8)’ 참조)
이 편지에는 젊은 나이에 겪었던 전쟁의 아픔과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이 진하게 나타나 있어 읽는 이들에게 전쟁의 참상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합니다. 포항시에 있는 학도의용군전승기념관에는 이 글귀가 적힌 기념비 ‘어머니께 드리는 편지비’가 있는데요. 포항시에 위치한 이 기념관에는 당시 학도의용군들이 사용했던 각종 무기류와 착용했던 복장을 비롯해 일기장, 사진자료 등 유물 200여 점이 전시되어 있고 6·25전쟁 관련 영상물을 상영하여 당시 학도병으로 참전했던 국가유공자의 생생한 체험담도 들을 수 있다고 합니다.
△ 학도의용군전승기념관 전시 모습(포항시 공원관리사업소 홈페이지)
이우근님이 6·25전쟁 중 어머니에게 썼지만 끝내 부치지 못했던 편지를 읽으면서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편지를 통해 전쟁터에서 사람을 죽일 수밖에 없었으며, 그로 인해 죄책감을 느꼈던 그 시대의 젊은이의 고통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2, 전우 시체가 떨어져 나를 내리 누른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글은 6·25전쟁에 참전했던 20대 청년이 전선에서 보낸 백일을 기록한 일기인데요. 전쟁 중 포로로 잡힌 적이 있던 임상재님의 일기로, 당시의 일들을 자세히 기록했습니다. 이제는 돌아가셨기에 그의 아들인 임기정님이 2009년 전쟁 일기를 공개하였습니다.
1) 1950년 10월 15일 – 부상자 60여 명 총살형
아, 이제는 죽이려나 보다 하고 생각을 하니 아니나 다를까. 우리 전우들을 전부 구덩이 파 놓은 곳에 가둬 놓는다. 아~ 이제는 우리들이 총살을 당하는구나 하는 생각이나 어찌할 도리가 없다. 오후 5시경, 이놈들은 우리에게 총을 쏜다. 할 수 없다. 나는 네놈에 총알에 먼저 쓰러진다 하고 구덩이로 쓰러졌다. 내 몸에 자꾸 전우시체가 떨어져 나를 내리 누른다. 산더미처럼 쌓인다. 전우들의 뜨거운 피는 나의 눈으로, 나의 코로, 나의 입으로 흘러 들어온다.
2) 1950년 10월 16일 – 시체 속에 갇히다
16일 상오 12시경 우리 국군이 전진한 모양이다. 나는 없는 힘을 다하여 고함을 질렀다. 나를 구해낸 사람은 26년대 수색대중대.. 전쟁 당시 24살의 청년이었던 임상재가 쓴 일기는 국군에 입대하기 하루 전인 1950년 7월 6일부터 약 백일 동안의 기록을 담고 있습니다. 그는 입대 후 힘들었던 신병 생활과 치열했던 전투상황을 일기에 남겼습니다.
그는 전쟁이 진행되는 중 북한군에 포로로 끌려가게 되었고 갖은 고초를 겪게 됩니다. 그의 일기를 보면, 동료 60여 명이 처형되었던 살육의 현장에서 극적으로 살아난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이 대목은 전쟁의 참혹함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6·25전쟁에 직접 참전하였던 젊은이들이 남긴 편지와 일기를 함께 살펴보았습니다.
전쟁의 참상이 고스란히 담긴 그들의 기록을 읽어 내려가면서 참혹했던 전쟁의 상황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64년을 맞는 2017년엔 그 분들의 희생에 더욱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야겠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전후 세대가 그 분들을 위해 할 수 있는 일도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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